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강해인]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더 보여줄 게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할 정도로 많은 시리즈가 제작된 <분노의 질주>. 폴 워커가 팬들 곁을 떠나면서, 이 시리즈도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지만,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와 그의 팀의 질주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분노의 질주'는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더 화려하고, 멋진 카 체이싱 장면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영화다.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고민이라 할 수 있는 '이전 시리즈보다 더 큰 볼거리'라는 숙제를 차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덕분에 이 시리즈에서 관객이 기대하는 것도 명확하다. 심플한 이야기 아래, 더 빠르고 더 다채로운 질주의 이미지를 기대한다.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에서는 예고편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 좀비처럼 몰려다니고, 비처럼 쏟아지는 차들이 만드는 스펙터클이 강렬한 쾌감을 준다.

여덟 편을 이어오면서 구축한 캐릭터들의 조화도 이 시리즈의 매력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서로 치고받으며 재미있는 장면을 만든다. 서로 섞이지 못할 것 같은 이들이 카 체이싱 장면에서 보이는 팀워크는 신나고, 유쾌해 보는 재미가 있다. 그들의 질주는 각자의 개성을 반영한 차량만큼이나 다채로우며, 덕분에 질리지 않는다. 여기에 제이슨 스타뎀과 드웨인 존슨은 육체로 보이는 액션을 통해, 차가 없는 도로 밖의 공백을 채우며 풍성한 볼거리를 끌어낸다.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에서 질주 외에도 신경을 쓴 건, 더 강력한 적이다. 최초의 여성 악당으로 화제가 된 사이퍼(샤를리즈 테론)는 디지털 시대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해킹'을 통해 치밀한 전략과 엄청난 물량 공세를 보여주는 악당이다. 어디에도 있을 수 있고, 어떤 것도 통제할 수 있기에,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력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녀와 짝을 이루는 적은 이 시리즈의 주인공 도미닉 토레토다. '배신'한 주인공이 보여주는 위력은, 시리즈 내내 패배하지 않았던 그의 강렬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특별하다. 끈끈한 팀원 간의 대결은 낯선 구도를 만들고, 신선한 갈등 양상을 보여준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그랬듯, 오래된 시리즈물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도는, 결국 패배하지 않았던 주인공들 간의 대결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영화가 폴 워커의 브라이언을 어떻게 기억하려 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팬들에겐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폴 워커는 없지만, 브라이언은 여전히 '분노의 질주'에서 달리는 중이다.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팬들이 이 시리즈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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