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그리스' 세 가지 관람 포인트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MHN 강해인 아띠에터] 이번 시간에 미리 읽어드릴 영화는 J.K 시몬스 주연의 '나의 사랑, 그리스'입니다. 제목부터 솔로들의 심장을 폭격하는 영화네요. '위플래쉬'를 재미있게 봤던 분이라면, J.K 시몬스를 보기 위해서라도 관람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이 '위플래쉬'를 보고 J.K 시몬스를 캐스팅했다고 하는데, 그는 어떤 로맨스를 보여줄까요?

이번에도 세 가지 포인트를 이야기 해볼까합니다. 허남웅 평론가님의 GV를 들어서인지 이번 프리뷰에 언급되는 내용이 있을 것 같네요. 영화를 보신 뒤에 허남웅 평론가님의 글을 찾아 읽으시면, 이 영화를 더 제대로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인트 1. 영화의 세 가지 제목

첫 번째 포인트는 영화의 제목입니다. '나의 사랑, 그리스'는 원제와 영어 제목, 그리고 한국 제목이 모두 다릅니다. 그리스어로는 'Enas Allos Kosmos'인데, 똑똑한 구글 번역기에 따르면, '또 다른 세계'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Worlds Apart'이고, '떨어진 세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네요. 두 제목 모두 떨어진 존재 간의 간격을 느끼게 합니다. 이건 영화에 등장하는 커플들의 국적이 다르다는 걸 말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언어, 문화 등이 다른 두 남녀의 환경과 조건에 초점을 맞춘 거죠.

이에 비해 한국 제목은 '나의 사랑, 그리스'로 생뚱맞아 보입니다. 앞의 두 개의 제목이 철학적인 느낌을 주는 것과 좀 다르죠. 하지만 이 제목은 영화의 본질과 주제를 가장 잘 관통하는 직관적인 제목입니다. '나의 사랑, 그리스'는 떨어진 세계들의 간극을 '사랑'으로 채울 수 있다고 믿는 긍정적인 영화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영화이기도 하죠. 제목의 서로 다른 뉘앙스는 결국, 다양한 재미를 발견하게 해줄 열쇠처럼 보입니다.

 

 

 

포인트 2. 세 커플

이 영화는 옴니버스 적 구성을 가지고 있고, 세 개의 다른 상황에 처한 커플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각 커플은 그리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창이 됩니다. 첫 번째 커플은 그리스 여성과 이민자 남성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사랑을 통해 그리스가 마주한 난민 문제를 보여줍니다. 두 번째 커플은 그리스 남성과 스웨덴 여성이 등장하고, 이들을 통해서는 경제 위기에 빠진 그리스인들의 처절한 초상을 보여주죠. 세 번째 이야기는 그리스 여성과 독일 남성을 통해 등장해 그리스 가정에 내리 앉은 불안과 불행을 이야기합니다.

세 커플은 지금 그리스의 세 가지 슬픈 얼굴을 보여준다는 데서 씁쓸한 느낌을 줍니다. 정치‧문화‧사회‧경제 등 다양한 모습을 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모든 게 경제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의 사랑, 그리스'는 환상적인 관광지로만 생각하던 그리스의 신화를 해체하고, 그렉시트라는 위험에 노출된 그리스의 초상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같네요.

 

 

 

포인트 3. 영화의 숨겨진 의미들

이 영화엔 많은 떡밥이 있다고 합니다. 허남웅 평론가님의 GV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인데, 영화에 등장하는 '오즈의 마법사', '메트로폴리스' 등의 고전 영화는 '나의 사랑, 그리스'의 주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네요. 그보다 더 흥미로운 건 '신화'를 인용하는 부분입니다.

'나의 사랑, 그리스'는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고, 이 사랑 이야기에서 해답을 찾습니다. 철자가 일치하는지 모르겠으나, 첫 번째 에피소드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파리스입니다.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남자이며, 에로스의 어머니 아프로디테와 관련이 있죠. 여자 주인공의 이름 다프네도 에로스와 관련이 있습니다.

신화를 자세히 소개하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네요. 대신, GV에서 들었던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Worlds Apart라고 했죠. 그런데 J.K 시몬스는 사랑에 관한 영화이기에, '에로스'라는 제목을 쓰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 영화의 홈페이지를 만들 때 문제가 되어 쓸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eros.com 왜 쓰지 못했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이번 프리뷰도 이렇게 마무리되었네요. '나의 사랑, 그리스'는 내용, 형식, 주제, 그리고 제목까지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딱하나, 단점이 있다면 그리스로 떠나고 싶어진다는 게 있겠네요. 영화 재미있게 관람하세요!

starskyligh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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