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정성열 아띠에터] 보스턴 마라톤 테러 발생 후 다음 폭탄이 터지기 전, 우리가 알지 못했던 100시간의 진실을 다룬 숨막히는 추격 실화 '패트리어트 데이'의 명장면을 살펴봅니다.

먼저 바로 테러범에게 인질로 붙잡힌 뒤,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는 '던 맹'의 도주 장면입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 직후 뉴욕을 향해 2차 테러를 계획하고 있던 테러범들은 '던 맹'의 자동차를 강탈하고 그를 인질로 잡아 협박하며 관객의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던 맹'은 주유를 하기 위해 멈춘 차량에서 테러범들이 방심한 순간을 이용해 필살의 도주를 택하고 따돌리는 데 성공합니다. 피터 버그 감독은 해당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사건 당사자들이 실제 찍힌 CCTV 장면을 그대로 사용해 사실감을 더하고 관객이 마치 실제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집중하게 했습니다.
  
두 번째 명장면은 수사망을 좁혀오던 경찰과 도주 중이던 테러범이 워터타운의 막다른 골목길에서 만나 총격 대치전을 이루는 장면입니다. 시민들의 제보로 테러범의 꼬리를 밟은 경찰이 폭발물로 무장한 테러범들을 상대로 장시간 대치하며 치열한 접전을 벌여 관객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죠.

이 장면에서 '제프 퍼글리스' 경사(J.K. 시몬스)는 순찰 도중 경찰의 지원 무전을 듣고 곧장 방향을 틀어 총격전인 벌어지는 장소로 향합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찰과 테러범 두 무리의 총격전에서 '제프 퍼글리스'는 테러범들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적진에 침투해 테러범을 향해 일격을 가하고 두 명의 테러범 중 한 명을 체포하는 데 성공하죠. 이 장면은 더는 추가적인 시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바라는 관객의 간절한 마음과 안도의 마음이 교차하며 명장면으로 등극했습니다.

 

세 번째 명장면은 테러범의 아내와 그를 조사하는 심문관이 설전을 벌이는 순간입니다. 뉴욕으로 도주한 테러범들이 가진 폭탄의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테러범의 아내가 체포되고 전문심문관 또한 때마침 보스턴에 도착합니다. 테러범의 아내에 대한 일거수일투족 조사를 마친 심문관은 처음엔 아내가 알아듣는 모국어로 대화를 시도하다가 취조에 진전이 없자 죽은 그의 남편 사진까지 들이밀며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죠.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는 테러범 아내의 요구를 묵살하고 "폭탄이 더 있나요?"라고 재차 묻는 심문관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간담까지 서늘하게 합니다.

보스턴 테러 사건 당시와 그 이후 범인 추적 과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패트리어트 데이'는 범인 추적과정에서 빚어지는 긴장감만큼이나 시민들이 테러에 대한 두려움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감동을 주는 장면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테러가 발생한 직후 끔찍한 주변의 환경 속에서 홀로 버려진 어린아이의 사채 곁은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이름도 알 수 없는 한 경찰관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듭니다.

지난 1일 방송인 김제동, 영화평론가 오동진이 관객과 함께 '패트리어트 데이'를 보고 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메가토크에서도 해당 장면이 언급돼 눈길을 끌었죠. 당시 오동진 평론가는 "이 장면이 나의 가슴을 치더라. 이런 모습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이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고 얘기해 극장 안에 있는 모든 관객의 공감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되는 '패트리어트 데이'의 명장면은 보스턴을 대표하는 야구 선수 데이비드 오티스가 테러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홈 경기에서 시민들 앞에 마이크를 들고 "스테이 스트롱(STAY STRONG)"이라고 연설하는 모습입니다. 이 장면은 메가토크 당시 방송인 김제동이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았던 장면으로 야구 선수 데이비드 오티스가 홈 경기를 진행하기에 앞서 관중 앞에서 연설했던 실제 영상을 그대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는 "여긴 우리들의 도시입니다. 그 누구도 우리의 자유를 빼앗지 못합니다"라고 말해 테러 이후 실의에 빠진 시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며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홈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에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잡는데 일조한 주역들이 모두 모여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그곳에 참석한 시민과 경찰 모두가 함께 테러범을 잡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관객에게 상기시키며 긴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지점에서 흘러나온 보스턴 마라톤 테러 생존자들의 인터뷰 영상은 '패트리어트 데이'가 가진 또 다른 베스트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테러로 인해 다리를 잃고도 절망에 빠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보내준 사랑과 응원에 더욱 힘을 얻어 삶을 지탱하는 실존 인물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을 고무시킵니다. 특히, 사건이 벌어지고 3년 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다시 참가해 결승선을 통과하는 패트릭 다운스의 모습은 기적 같은 인간승리를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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