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르제 오즈볼트 ⓒ 양미르 기자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권혜림 인턴기자] [문화 人] 조르제 오즈볼트, "작품을 통해 질문을 던져야…해석은 관람객 몫" ①에서 이어집니다.

한국에선 영감을 많이 얻으셨나요?
ㄴ 당연하죠. 많은 영감을 얻고 있어요. 런던이랑 매우 다르거든요.

지난 며칠 동안 한국에서 뭘 하면서 지내셨나요?
ㄴ 미술관을 몇 군데 갔어요. 현대 미술관에 갔었는데 거기서 본 한국작가의 작품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작품들이었거든요. 이름을 까먹었어요. 아마 73살이었던 같은데.. 그가 했던 모든 작업들이 무척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다른 곳은 삼성에서 운영하는 리움 미술관이었는데, 거기서 본 오래된 도자기들이 인상 깊더군요.

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을 봤어요. 그 중에서 인도 라다크를 여행한 사진이 무척 인상 깊더군요. 동양적인 것들이나 고대문화에 관심이 많아 보이시는데 그런 것들이 작품에도 반영 됐나요?
ㄴ 맞아요 분명히 그렇다고 생각해요. 제가 젊었을 때 인도를 처음 갔는데 그 때 제 작품들을 보면 훨씬 인도적인 색감을 많이 드러냈던 것 같아요. 2년정도 인도에서 살기도 했는데요, 당시의 페인팅 작품들을 보면 그래요. 그림 속의 색감이나 풍경이 신화, 힌도교, 불교와 많이 맞닿아있다고 생각해요. 당시에는 그런 색깔이 확실히 드러났어요. 하지만 지금은 좀 더 간접적으로 드러나죠.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건 아니지만 제 작품에서 지금도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오즈볼트씨의 작품을 보면서 달리나 피카소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연상됐는데요 혹시 의식을 하고 표현하신 건가요?
ㄴ 전혀 아니에요. 10년동안 예술 교육을 받고 젊은 시절을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보냈다고 생각해봐요. 그러면 필연적으로 그들을 피할 수 없어요. 영향은 많이 받았죠. 달리 같은 경우엔 좋아했다가 지금은 시들해졌는데… 저에 대해서 쓴 책이 있는데 거기서 달리도 언급을 했더군요.

그럼 전에는 달리를 좋아하셨군요?
ㄴ 네 예전엔 무척 좋아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반면에 피카소는 계속 좋아하고 있어요.인스타그램에서 어떤 그림을 봤는데 '와 이 작가 누구지?'라고 감탄해서 찾아보면 피카소 그림이에요. 작품마다 매우 새롭죠. 그의 작품들은 항상 놀라워요. 혁신적이고 변화가 많고 에너지가 있어요. 그게 피카소를 좋아하는 이유에요.

그럼 달리를 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던 이유는 뭘까요?
ㄴ 뭐랄까, 갑자기 식상해졌어요. 그림 안에 너무 많은 요소들이 포함돼서요. 물론 제 작품을 봐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요. 하지만 저는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서 제 작품을 새롭게 만들고 싶어요. 제 자신도 식상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 있나요?
ㄴ 네 있긴 한데 대답하기가 어렵네요. 살면서 항상 바뀌었거든요. 하지만 항상 좋아했던 작가는 '키리코'(Giorgio de Chirico)라고 이탈리아 작가에요. 자화상을 봤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제 그림에서도 그 작가의 스타일이 나타나더라구요.

이 분의 그림도 달리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요?
ㄴ 저에 관한 책을 쓴 작가가 아마도 그렇게 본 것 같긴 해요. 제 그림이랑 '키리코'와 '달리'를 함께 비교해 놓았더라구요. 어떤 '유사성'을 발견했나봐요. 하지만 제 그림은 달리보다 좀 더 유머러스하죠. 제 작품엔 여러가지가 섞여있어요. 달리만 있는 게 아니라, 한 작품 안에 50가지의 그림이 있는 거나 마찬가지죠.

 

당신의 작품들 중에 자화상이 많던데 특정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반복적으로 그린건가요, 아니면 모르는 사람들인가요?
ㄴ 좋은 질문이네요. 제 생각엔 아닌 것 같아요. 음... 사실 잘 모르겠어요. 처음에 그릴 때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그리는 건 아니지만 다 그릴 때 쯤엔 어떤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러면 그 얼굴들은 당신이 아는 사람들인가요?
ㄴ 아니요. 당연히 아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기도 하는데요 정해놓고 그리는 건 아니에요. 자화상 중에는 개나 낯선 사람들도 있어요. 창조된 캐릭터를 그리기도 하구요. 아마도 제가 만난 사람들의 이미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당신 작품 중에 맥도날드 세트가 숲 속의 꽃 들 사이에 그려져 있는 걸 봤는데요, 이름이 뭐죠?
ㄴ 해피밀이었을 거에요.(웃음)

네. 그 작품이 굉장히 재미있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ㄴ 처음엔 그냥 유럽 거장들이 그렸던 명화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려고 했거든요? 근데 보니까 누가 쓰레기를 놓고 간 거에요(웃음)

제가 왜 여쭤봤냐면 언뜻 볼 때 자연과 해피밀(맥도날드)은 전혀 조화스럽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ㄴ 글쎄요. 그것도 직접적으로 뭔가를 표현할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환경오염이라든지 소비자와 사회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이 그림에서 보면 빅맥이 자연의 침입자같이 느껴지잖아요. 속하지 않은 부조화스러움이 주는 느낌이요.

오즈볼트씨는 이런 스타일(의 작업)을 좋아하시나요?
ㄴ 맥도날드말인가요?(웃음) 서구에서 맥도날드는 '좋지 않은 것'을 상징하죠. 특히 질이 높지 않은 음식과 관련한 소비주의요. 그래서 사실은 좋지 않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물론 대중적인 음식이긴 하지만요.

제가 만약 사회학자라면 이 작품을 봤을 때 '오, 이 작가는 서구의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있는데?'라고 해석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ㄴ 맞아요, 완전 맞아요. 제 말은 직접적인 비판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비판했다고 볼 수 있죠. (서구의 자본주의가 가져오는 문제는) 현대사회의 안 좋은 여러 가지 점 중 하나죠. 아까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환경오염 문제도요. 사람들이 자신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할 때가 많아요. 영국도 마찬가지고요. 인도도 그래요. 산으로 올라가면 괜찮은데 도시로 내려오면 대기오염이 무척 심각해요.

 

[문화 人] 조르제 오즈볼트, "달리는 이제 시들…피카소는 계속 좋아" ③ 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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