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문화 生] 이삼우 "최수종 TV만큼 바른 이미지 아냐"…연극 '선녀씨이야기'①에서 이어집니다.

2013년에도 임호 배우가 첫 연극 도전을 했는데 이번에도 윤해영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ㄴ 이삼우 연출: 윤해영 씨나 임호 선배님처럼 처음 연극에 서는 배우를 만나게 된 건 회사에서 캐스팅을 해줬다(웃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거제도에서 배우, 연출로 작업하고 있는데 한국의 수많은 훌륭한 배우 중 이삼우란 제 이름을 보고 작업하시겠다는 분은 많지 않을 거다. 그런데 (임)호형도 그렇고 메인 배우들은 흥행과 직접 연계가 있기에 최(민선)대표에게 일임을 했다. 회사에서 섭외가 가능한 배우들을 모셔달라. 앙상블 하모니. 그분들을 배우로 만드는 건 내 역할이니 내가 할 테니 모시는 건 회사에서 해달라 해서 이렇게 호형도 만나고 해영 씨도 만나게 됐다.

초연 후 줄곧 호평받은 작품이었는데 자주 올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ㄴ 최민선 프로듀서: 왜 이 작품을 기억의 창고에 넣어뒀는지 질문인 거 같은데 제 본업은 원래 콘서트 기획자, 제작자다. 그동안 가수들 콘서트를 열심히 해왔다. 작년에 나라가 혼란스럽고 정신없을 때 지금 국민들, 사람들이 원하는 힐링 컨텐츠가 '선녀씨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서 11월쯤 부산에 다른 공연을 갔다 이삼우 연출을 급하게 만나 뵙고 시동을 걸자고 해서 이 공연이 다시 시작되게 됐다. 그 시기에 맞춰 제가 처음 상상한 것보다 너무 좋은 배우들을 모시고 공연할 수 있게 돼서 더더욱 영광이다.

2013년 공연 때도 배우들이 연습하며 매일 눈물을 훔쳤다고 했다. 이번 배우들은 연습 기간에 어떤 느낌 받았는지.

ㄴ 선우용녀: 현장 분위기는 정말 눈물이 많이 나는데 연출님이 실컷 우시고 무대에서 울지 말라고 하셔서(웃음) 무대에선 울지 않을 작정이다. 근데 저도 모르겠다. 눈물 나면 나는 거니까. 정말 정말 좋은 작품이다.

몸이 안 좋았었는데 연습에는 문제가 없는지.

ㄴ 선우용녀: 뇌경색이 잠깐 왔었는데 사람이 한번 병이 오면 쉽지 않다. 완쾌는 아니지만, 열심히 할 수 있는 몸은 됐고 더 단련된 거 같아서 즐겁다.

   
▲ '종우' 역 최수종과 '선녀씨' 역 선우용녀 ⓒ쇼온컴퍼니

'선녀씨이야기'를 8년 만의 복귀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고 아침 라디오를 병행 중인데 연습에 지장은 없는지.

ㄴ 최수종: 저는 요즘은 종교를 갖고 있다. 어머니는 불교. 저는 기독교. 그런데 상관없이 저는 또 요즘 고난주간이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새벽기도 갔다 아침 생방송 하러 갔다 마치면 이쪽 와서 연습하고 끝나면 다른 일들 처리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 아주 즐겁게 하고 있고 '선녀씨이야기'는 사실 제가 4년 전에 직접 가서 공연을 봤다. 참 감동이었고, 제가 만난 배우들에게 참 글 잘 쓰고 연출 좋다. 연극을 한다면 이런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제가 초등학교를 부산에서 나왔다. 어떤 연출자분이 그러시더라. 배우가 아무리 드라마가 끝나고 새로운 변신을 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모습과 목소린데 그냥 껄렁한 역 했다 착한 역 한다고 최고의 변신, 최고의 배우라는 평가를 과연 할 수 있냐는 말씀을 하시는데 아마도 이번 제2의 고향인 경상도 사투리를 하면서 제가 이런 면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 가족사와 내면의 세계에 있는 것을 '종우'가 아닌 관객의 입장과 시선으로 대변해주는 그런 역할로도 볼 수 있다. 저는 무대에서 등, 퇴장이 없다. 등장하면 끝까지 앉아 있다. 그래서 같이 관객과 호흡하면서 새로운 것을 하나하나 배워간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 모든 분이 정말 열심히 한다. 이전에 했던 후배들에게 저번엔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며 익히고 한다. 선우용녀 선배님도 후배들에게 모르는 경상도 사투리를 녹음해 달라 해서 듣고 있고, 예전의 저를 보는 거 같다. 제가 사극을 잘 못 할 때 선배님들 졸라서 집에 가서 사극 대사 알려달라 해서 듣고 다녔는데 그런 상황이다. 완벽한 것이 돼서 무대에 올랐을 때 예전과는 좀 다른 맛,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

아까 대사를 차마 못 한다고 했는데 기존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다른 것 같다. 캐릭터 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재미에 대해 말해달라.

ㄴ 최수종: 집안의 불편한 관계로 집을 나가게 되고 사랑하는 형도 죽고, 밖에서의 험한 생활을 하다 보니 왠지 그런 모습을 감추기 위해 괜히 껄렁한 말투나 그런 것이 있을 수 있다. 아버지가 엄마를 대하는 잘못된 모습에 반항적인 대사들이 좀 있다. 그런 부분을 보면 지고지순하고 착한 그런 아들이 아니라 방황했다가 돌아오는. 결국엔 한 집안의 둘째 아들. 그런 아들이었구나 하는 것을… 조금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늙은 선녀 젊은 선녀로 나뉘는데 배역과 배우 실제 연령대가 비슷하다. 연기하며 공감하는 것도 많을 거 같다. 아까도 울먹이며 소감을 말하기도 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는지 궁금하다.

ㄴ 선우용녀: 저는 늙은 어머니 역이 제게 적합한 거 같다. 제가 저희 남편이랑 48년을 살았는데 그 시절의 남편은 이 '선녀씨이야기'의 남편과 비슷해서 저도 꼼짝 못 하고 말대꾸도 못 하고 살았다. 저보다 젊은 분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저희 때는 남편이 뭐라 소리 지르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서 그런 부분은 신경 안 쓴다. 단지 제가 생각하기엔 그렇다. 옛날 어머니들이 정말 대단하고 담담하시고 강한 엄마였구나. 저도 그렇게 살았지만 정말 진짜 어머니를 보시려면 '선녀씨이야기'에 오셔서 보시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을 느끼실 것 같다. 정말 저는 좋은 배역을 맡은 거 같아서 행복하다.

ㄴ 윤해영: 제 엄마가 늘 당신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러면서 지나온 세월을 책으로 쓰면 몇 권이 될 거라 말씀하면서 살아오신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연출님이 한 번씩 제게 물어본다. 이런 어려운 환경을 경험해본 적 있는지. 표현할 수 있는지를.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사람이라면, 여자라면 누구나 자기 몫의 고난이나 인생 역정은 다 겪는 거 같다. 그걸 어떤 거라고 굳이 일일이 설명해 드릴 수 없을 만큼 자기에게 주어진 역경과 고난들을 잘 헤쳐나갔을 때 비로소 배우로서 보이는 부분들이 생기고 좀 더 보시는 분들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저 역시도 '고난을 겪어 봤냐. 알기는 하냐'고 많이들 물으시는데 감히 저 역시도 이런 사는 과정에 있어 당연히 이런 연극에 대한 공감이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걸 헤쳐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싶고 그것들을 여러분께 온전히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엄마 살아온 이야기인 거 같아서 공감이 많이 된다.

'종우'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소 최수종의 이미지와 다르다. 모범, 성실, 국민배우, 애처가 그런 이미지인데 정반대의 이미지다. 캐릭터를 잡아감에 있어서 욕도 그렇고 어려웠을 거 같은데 지금은 '종우'랑 친해졌는지.

ㄴ 최수종: '종우'를 많이 닮아가려고 하고 반 이상은 닮은 거 같다. '종우'를 보려면 늘 와서 연출자를 보고 있다. 이게 연출의 이야기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고 혹여 나쁜 짓을 하고 정말 나쁜 사람이래도 엄마, 아버지의 눈물 앞에선 무릎 꿇고 같이 고개 숙이는 그런 아들의 모습. 그런 종우를 지금 많이 닮아가고 노력하고 연습하고 있다. 어머니(선우용녀) 이야기 하나만 드리자면, 자랑 같은 이야긴데(웃음) 선생님이 오셔서 연습하시면서 2년 전에 좀 아프셨는데도 지금 저보다 대사량이 훨씬 많다. 저는 관객의 입장에서 푸는 대사가 많다면 엄마 역은 젊을 때부터 노년의 시절까지 이야기를 모두 하는데 대사가 정말 많다. 초등학생이 글자를 처음 배운다는 입장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모르는 거 하나하나 물어보며 하신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대사를 거의 다 외우셔서 책을 놓으셨다. 깜짝 놀랐다. 이런 마음으로 하는 분이 계셔서 우리 후배들은 저 행동, 몸짓, 말 하나하나에 또다시 배우게 됐고 모든 후배가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어머님(선우용녀)과 같이 하는 게 오히려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젊은 선녀씨 윤해영씨 또한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경상도 사투리나 그런 하나하나 배우는 거에 대해서 열심히 하셔서 참 요즘은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에 모든 일을 하고 와도 오히려 이 시간이 가장 즐겁고 많이 배우는 시간인 거 같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 '젊은 선녀씨' 역 윤해영과 '선녀씨' 역 선우용녀 ⓒ쇼온컴퍼니

한편, 이삼우 연출은 제작발표회 마지막에 "이 이야기는 절대 슬프고 눈물만 있는 건 아니다. 키워드가 자꾸 눈물, 감동, 희생으로 가고 있는데 이 작품은 분명 코미디가 엄청 많다. 이야기 자체가 워낙 무겁기에 끊임없이 가볍게 가려고 많은 장치를 해놨다"라며 작품이 가진 유머의 힘을 강조했다.

이어서 "최수종 선배가 한 달 가까이 연습을 진행 중인데 TV 등에 알려진 대로 뼛속까지 바른 사람은 아닌 거 같다(웃음). 전 그래서 우리 형님의 내면에 있는 야성미나 거친 면을 끄집어내고 있다. 전혀 이분이 완전히 변신하거나 새로 태어난 건 아니다"라며 '국민배우' 최수종의 이미지 변신을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선배님들이 모범이 돼서 귀감이 된다. 연습 한번 늦은 적 없이 가장 먼저 오셔서 연습하고 계셔서 좋은 앙상블로 웃음, 눈물, 작품성을 잡겠다. 이전 공연 리뷰, 후기를 보면 아실 거다. 이 작품이 가진 힘이 분명 있고 좋은 배우들이 더 큰 시너지를 낼 거라고 믿는다"며 연극 '선녀씨이야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극 '선녀씨이야기'는 5월 6일부터 2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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