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문화 人] 김성철 "어디든 연기할 수 있는 곳이 내 무대"…뮤지컬 '미스터마우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4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배우 김성철과 나눈 '미스터마우스', '연기', '김성철' 이야기.

앳된 외모와 어울리는 맑은 목소리, 그 안에 어딘지 모르게 묘한 섹시함이 이중으로 존재하는 '김성철'은 불과 1991년생. 27세의 나이로 공연계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신인이 됐다.

뮤지컬 '미스터마우스'는 국내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뮤지컬 배우 '홍광호'의 2017년 첫 작품으로 32살의 나이에 7살의 지능을 지닌 '인후'가 뇌 활동 증진 프로젝트를 거쳐 천재가 되고, 전에는 몰랐던 세상의 어두운 면을 알게 되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홍광호 외에도 인후와 대립하는 '강박사' 역의 서범석, 문종원과 함께 조연으로 강연정, 권홍석, 원종환, 심재현, 정목화, 진상현, 이유진이 출연해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그런 작품에서 홍광호와 함께 '인후' 역에 더블 캐스팅된 김성철은 2016년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순수한 '토비아스', '팬레터'에서 김해진을 흠모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역을 맡으며 뮤지컬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핫'한 자리에 계속 있었다. '스위니토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남녀 뮤지컬 배우인 옥주현과 조승우의 첫 만남으로 주목받은 작품이었고, '팬레터'는 최초로 뮤지컬 전막 인터넷 생중계 시대를 연 작품이었다. 문근영과 박정민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장난스럽고 시끄러운 '벤볼리오' 역을 훌륭히 맡아 끝없는 연기력을 뽐내기도 했다.

2016년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는 '조승우가 뽑은 눈길이 가는 신인'으로 거론됐고, 뒤이은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선 남우신인상을 받으며 데뷔 3년 만에 자기 이름을 당당히 알렸다.

나비를 설명하는 '인후'처럼 순간의 번뜩임이 느껴지는, 아직도 더 성장할 김성철의 '김성철' 이야기.

그렇다면 연기 외의 것이 궁금하네요. 쉬는 날엔 뭘 하나요.

ㄴ 걷는 걸 좋아해서 보통 쉴 때는 무작정 나와요. 정말 두 달 만에 쉬는 거라던가 그런 게 아니라면요. 그런 날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있어요. 천장을 바라보다 자고, 다시 일어나서 천장을 보다 자고(웃음). 그게 아니라면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카페에 가요. 책도 보고, 어디 갈까 고민하고 혼자 걸어 다니면서 생각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아침에 일어난다면 술도 잘 안 마시나 봐요. 다른 취미는 있나요.

ㄴ 술 잘 안 마셔요.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 건데, 굳이 안 취해도 잘 사니까요(웃음). 특별한 날이 아니라면 잘 안 마십니다. 목도 붓고요. 맛있는 거 먹는 건 좋아해요. 먹고 싶은 메뉴를 모두 시켜놓고 먹을 때도 있고요. 예를 들면 쌀국수집에 가면 쌀국수만 시키는 게 아니라 사이드 메뉴도 시키고, 볶음밥도 시키고요(웃음). 남는 건 포장해서 오거나 그냥 남기고 와요. 별다른 취미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콘서트도 많이 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ㄴ 제가 데뷔 초 계획이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무대에 서는 거였어요. 무대에 서지 않는 날이 한 달이 넘지 않도록 하려고 공연이 없으면 콘서트를 하곤 했죠. 부르고 싶은 노래도 많았고, 그걸 들려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많이 해서…(웃음). 모니터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노래를 못하더라고요. 이젠 정말 많은 준비를 한 뒤 콘서트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잘 안 해요. 완벽한 준비를 한 뒤 관객을 만나고 싶어요.

부르고 싶은 노래가 많았다고 했는데 맡고 싶은 배역이나 작품이 있을 것 같아요.

ㄴ 요즘에는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나 '레미제라블'의 '마리우스'가 하고 싶어요. '마리우스'를 무색무취라고 하는 분들도 많지만, 제가 보기엔 진정성 있게 부르는 넘버를 가지고 있거든요. 제 연령대에 할 수 있는 배역이기도 하고요.

본인의 연령대에 맞는 배역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군요.

ㄴ 전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번 배역이 부담스러웠어요. 서른두 살이잖아요. 그래서 (홍)광호 형 연기도 많이 봤어요.

개인적으로도 서른두 살이라고 하기에는 좀 앳된 느낌을 받긴 했어요.

ㄴ 제가 딱히 어려 보이는 외모는 아닌데 어려 보이는 배역을 많이 했죠. 저도 가만히 있으면 제 나이로 보이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 나이보다 네다섯 살 정도 어린 게 소화하기 좋은 것 같아요. 스무 살은 이미 경험해봤지만, 서른두 살은 아직이잖아요. 물론 나이가 있는 멋진 역할도 하고 싶긴 한데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싶어요. 물론 (조)승우 형이나 (홍)광호 형은 이십 대에 이미 다양한 역을 다 했지만요. 결국, 내공이 중요한데 전 아직 그런 내공은 없으니까요.

2017년의 목표와 2027년의 미래를 상상한다면요?

ㄴ 올해는 우선… 이렇게 하면 금방 서른이 될 것 같아요. 지난 3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제 이십 대 후반을 잘 느끼고 잘 보면서 살고 싶어요. 그동안 열심히 달렸다면 이젠 내가 어떻게 달렸고, 달려온 길이 어디고, 지금 어디쯤이고 갈 곳은 어딘지. 그런 걸 보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무슨 작품을 더 하고 이런 것보단 사람으로서 내 위치가 어디쯤인지 보고 싶어요. 서른일곱 살에도… 제가 좋은 사람으로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 때 저를 안 써주실 수도 있으니까(웃음) 만약 배우의 꿈을 접더라도 경험이나 그런 게 잘 쌓여서 좋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나요.

ㄴ 팬분들이요? 이건 처음인데… 언제나 감사하고 제게 정말 소중한 분들이에요. 데뷔 때부터, 혹은 그 이후부터 아직도 신인인 제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고 성장할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제가 배우를 언제까지 할진 모르겠지만(웃음) 끝날 때까지 다들 건강히 계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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