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처음엔 걱정했다. "2012년 18대 대선의 개표 과정에서 나온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해서, 이 다큐멘터리가 그저 '음모론'만 제기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들려왔다.

그래서일까? '더 플랜'의 최진성 감독은 "진보와 보수의 이야기도, 특정 정파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고 입을 열었다.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언론인 김어준도 "2012년 대선 당시 전국 13,000여개 투표소와 251개 개표소의 모든 개표 관련 문서와 수치를 2년여에 걸친 정보공개를 통해 전수 조사했다. 2012년 사용된 투표지 분류기와 같은 라인의 기기를 직접 확보해 국내외 통계 전문가, 컴퓨터 전문가, 해커들을 통해 분석하고, 분해하고, 실험하고, 해킹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본 '더 플랜'은 차분하게 가상으로 만들어진 개표소 풍경을 보여주면서 출발한다. 안무가 차진엽이 만들어낸 현대무용 군무에 검표는 빠르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하나하나 키워드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최대한 사실만을 말하고자 노력했다. 독일, 미국 등에서 활약하는 수학자, 컴퓨터공학자, 통계학자들의 설명을 통해 전자 장비의 투표·개표 위험성을 경고했다. 외국의 사례도 잊지 않았다. 2009년 독일은 전자투표기 사용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선거의 모든 과정이 공개적으로 심사되어야 하지만, 전자 장비는 조작이나 개입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해킹 실험을 통해 2012년의 상황을 재현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언론인 김어준의 뚝심이 드러나는 장면인데, 그는 "지금 부정 선거 의혹을 줄이려면 전자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먼저 사람이 표를 검수한 후 보조 역할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5월 대선을 앞두고 이 다큐멘터리가 주고자 한 메시지는 탁월했다. 6/10

 

   
 

* 영화 리뷰
- 제목 : 더 플랜 (The Plan, 2017)
- 개봉일 : 2017. 4. 20.
- 제작국 : 한국
- 장르 : 다큐멘터리
- 감독 : 최진성
- 출연 : 김어준 등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 [양기자의 씨네픽업] '미녀와 야수'에 관한 10가지 잡지식 ⓒ 시네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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