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 人] '어느날' 천우희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에 대해…" ② 에서 이어집니다.

그래도 '한공주'를 기점으로 점점 밝은 역할은 하는 것 같다.
ㄴ예전보다 많이 밝아졌다. 캐릭터도 예전보다 더 다채롭게 들어와서 감사하다. 나도 이런 걸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점점 자리에 오를수록 제작이나 시나리오 등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들을 보게 되면서 선택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이 문제를 나 혼자 풀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밝은 역할 중 웹드라마 '출중한 여자' 보고 팬 되시거나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 필자도 '출중한 여자'에서 보여준 천우희를 가장 좋아한다.
ㄴ감사하다. '출중한 여자'를 좋다고 대답해주신 분들이 많더라. 다만, 여러 사람의 반응을 보면서 정답이 없다는 것과 모두 다 안고 갈 수 없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할 것 같다고 깨달았다. 물론 내가 피해 볼 수도 있고, 소모될 순 있겠지만, 요즘에는 작품 선택에 조금 더 과감해지려고 한다. 더 극적인 캐릭터를 맡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려 한다.

▲ 출중한 여자 한 장면

TV에 나와야 사람들에게 더 친근해질 수 있는데, TV 드라마는 관심 없는지?
ㄴ항상 관심이 있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관심 가져주는 분들이 있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춰지고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TV에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니, 아직도 사람들이 나를 너무 멀게 느끼고 계신다. 그래서 조금은 더 편해지고자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는데, 아직은 미비한 것 같다. (웃음)

얼마 전에 배우 김지수가 '나혼자산다'를 통해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천우희의 사생활도 한 번쯤 공개해볼 만하지 않나?
ㄴ예능도 해보고 싶은데 겁나는 부분도 없잖아 있다. 사실 '한공주' 이후에 곧바로 '출중한 여자'를 했을 당시에도 의견이 상당히 엇갈렸다.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쟤 왜 저래?" 하셨던 분들도 있었다. 둘 다 내 모습이고 하나의 연기인데, 어쩌면 '출중한 여자'가 나와 더 가까울 수 있는데, 보는 분들에 따라 의견이 다른 것 같다. 그런 면을 보았을 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직접 보여줄 일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최근 '미녀와 야수', '히든 피겨스', '미스 슬로운' 등 여성영화가 요즘 박스오피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 중심의 영화에는 관심 없는지?
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제작과정 등 현실적인 문제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인식들도 아직은 변화하기 쉽지 않다. 가령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현실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인물이 생각하면 생각이나 문화 등이 다 다를 것이고, 무엇이든 자기 일에 관련된 게 조금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의견을 피력하고 싶지만, 그것들이 현실적인 문제에서 부딪칠 때가 많다. 그래서 의견 피력이나 순응하느냐 고민도 있다.

배우 김윤진 또한 여성 중심의 영화가 국내에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이 의견에 공감하는건가?
ㄴ공감한다. 요즘 영화에서 여자배우들을 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다기보단, 하나의 소모적인 캐릭터나 서브 역할 등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안타까움이 있는데 그렇다면 계속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활동하면서 변화시켜야 하는지 고민되기도 했다. 앞으로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해어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좀 수동적으로 나와서 아쉽기도 했다.
ㄴ솔직하게 인정한다. '해어화'가 물론 1940년대를 그리고 있지만 2000년대가 지난 지금 현실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니 요즘 사람들의 생각들을 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느꼈다. 그 당시에도 신여성이나 진취적인 생각을 하는 여성들도 그때 많았기에 사랑에 대해서나 남녀관계나 자기의 재능에 대한 갈망에 대해서도 조금 더 욕망을 드러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극 중에서 두 여성이 사랑 때문에 우정이 파괴된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에 요즘 사람들의 생각을 담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현재 천우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동나이대 트렌디한 배우들과 달리 충무로에서 인정받는 '실력파 배우'로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앞으로 자신이 걸어가고 싶은 길은?
ㄴ예전에는 거창하게 세우면서 어떤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배우가 어떠한 길을 가야지한다고 해서 그대로 되진 않는다. 상황이 주어졌을 때 본인이 선택한 만큼, 그거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배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이상이나 목표지점은 언제나 바라보고 가지만, 그게 이뤄질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항상 연기로는 완벽 하고자 하는데, 그게 항상 어렵다는 건 깨닫는다. 언젠가는 되지 않을까 죽기 전에는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웃음) 그래서 도달하기 위해 더 노력할 수 있는 것 같다. 좋은 배우로 기억되면 좋겠고, 기본적으로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관객들이 '어느날'을 어떻게 봐주시길 바라는지?
ㄴ이 부분은 관객들이 판단할 몫인 것 같다. 요즘 드는 생각인데 재개봉 영화도 많이 한다. 이는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옛날 그 감성의 영화를 찾고 있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한국영화에선 재개봉될 만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영화도 좋다"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천우희의 필모그래피에서 '어느날'은 어떤 의미로 남을지?
ㄴ어떤 의미를 담기보단 그 작품이 좋아서, 캐릭터가 좋아서 선택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에는 그때그때 새로운 도전이거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부여를 하고 있지 않다. "천우희가 저런 모습도 있었네!" 같은 평가나 혹은 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 유연해졌으면 좋겠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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