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효상 playticket@mhns.co.kr 플레이티켓 대표·공연전문프로그램 마포FM 김효상의 '플레이투스테이지'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김효상]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플레이투스테이지의 56회 출연자는 와이즈발레단 김길용 단장이다. 김 단장은 계원예고 한양대 무용과를 거쳐 국립발레단과 조승미발레단에서 활동하였고 와이즈발레단을 창단하여 11년째 이끌고 있다.

 

Q. 와이즈발레단의 창단배경이 궁금하다.

ㄴ 조승미 발레단을 나온 뒤 강단에서 활동하다가 보니 다시 무대가 그리워졌다. 친하게 지내던 3명의 발레리노와 함께 남성 4인조 '즐거운 녀석들'이라는 팀을 만들었다. '우리가 사는 진솔한 이야기를 무대에서 풀어보자'라고 말하였고 소극장공연을 했다. 그때 우리 공연을 본 어떤 분께서 정식으로 단체 만드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했고 연습실과 의상 등 초반에 여러 가지 지원을 해줬다. 이후에 12명의 무용수를 오디션을 통해 뽑아서 정식으로 발레단을 만들게 됐다.

 

[▶]을 누르면 이번 인터뷰가 실린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56회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클릭) 

 

Q. 현재 운영은 어떻게 되고 있다.

ㄴ 현재 29명의 무용수가 있다. 단장인 나와 부단장, 예술감독, 지도위원 2명에 기획행정인력이 3명까지 더해지면 총 37명의 식구가 활동하고 있다. 우리 발레단이 11년을 활동하면서 이정도의 인원을 갖추게 된 것이고 그간에 실력 있는 무용수들도 많이 영입하였다. 현재 고정급여를 받는 단원은 15명이고 나머지는 공연수당을 받고 있다. 창단할 때부터 모두가 월급을 가져갈 수 있는 단체를 마련해보자는 것이 목표였고 이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플스 56회 게스트. 와이즈발레단 김길용 단장

 

Q. 마포아트센터 상주단체로 오랫동안 활동하였는데...

ㄴ 4년간 마포아트센터 상주단체로 활동하였고 올해부터는 연고 단체로 전환하여 활동하고 있다. 마포아트센터로부터는 연습실이나 사무실 공연장 대관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상주단체였을 때는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지만 사실 올해는 지원사업에서 탈락하였다. 다행히 이창기 대표님 이하 마포문화재단 직원들과의 유대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계속 마포아트센터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Q. 상주단체 지원사업에 탈락하여 많이 서운했을 것 같은데...

ㄴ발레단 11년 동안 연습실을 9번 이사를 했다. 거의 1년에 한 번꼴이다. 그런 점에서 마포에 4년간 있었으니 상주단체 지원프로그램은 상당히 좋은 사업이다. 그 지원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예술단체가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체가 자립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만큼인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전부터 상주단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상황에 대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지만, 아직 자립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시점이 조금 빨리 찾아온 것 같아 다소 어려운 점은 있다. 그래도 마포아트센터에서 계속 같이하자고 제안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원스 공연사진

Q. 와이즈발레단의 주요레퍼토리와 그것을 하나씩 만들어간 과정을 듣고 싶다.

ㄴ 관객들이 찾을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많은 사람이 아직은 발레에 대해 어색해한다. 그래서 발레를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분들이 와서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발레뿐만 아니라 다양한 춤과의 콜라보를 시도하여 비보잉, 탭댄스, 힙합, 탱고 등을 공연에 넣었다. 연출적으로는 영화나 연극, 뮤지컬적인 요소 등을 작품에 반영하여 대중적인 확산을 시도하였다. 2012년에 '외계에서 온 발레리노'라는 댄스컬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발레'가 그것을 반영한 레퍼토리다. 클래식 발레는 '신데렐라'와 '호두까기인형' '지젤' 전막을 제작했다.

해설이 있는 발레 시리즈로는 '발레야 놀자' '헬로우 발레' '차이콥스키 발레 환타지' 라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 했다. 또 다른 욕심을 부린 것이 컨템포러리 발레다. 클래식발레가 보여주는 표현방법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시도였다. '춤추는 베토벤' '라스트 엑시트' 같은 작품이 그런 종류다. 또 하나 독특한 시도는 2011년에 홍대 앞 횡단보도에서 발레를 보여준 것인데 파란불이 켜져 있는 약 45초 사이에 횡단보도에서 발레를 하고 빠지는 것이었다. 같은 장소에서 20회 정도 레퍼토리를 바꿔서 했다. 한 번 보고 지나 가버리지 않고 몇 번을 계속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후에 대학로와 수원에서도 하였다. 발레가 극장 안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우리에게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Q. 작품에 대해 홍보를 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는가?

ㄴ 급여를 주는 단체다 보니 한 달에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꽤 많다. 게다가 기업이나 기관의 후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단체 재정의 90% 이상을 공연수입에 의존한다. 그래서 연간 80~100회가량의 크고 작은 공연을 소화한다. 하지만 이것은 누군가가 기획공연으로 초청해주어야 가능하다.

초반에는 지역문화회관에 이메일로 공연홍보 영상이나 소개 자료를 보냈다. 그러나 별 반응이 없어 6년 전부터 매년 한 달 반가량의 시간을 지역문예회관을 돌아다니면서 공연장 담당자들을 만나는데 할애하고 있다. 그러니까 조금씩 알아주고 초청해주기 시작했고 그분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발레단의 공연은 티켓파워가 있다고 자신한다. 앞서 말한 공연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꾸린 것도 초청받는 주요 원인이다. 처음에 문예회관 담당자를 만나러 다닐 때는 미리 약속을 잡고 가도 잡상인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과 아주 친해졌고 한국 무용계에 대한 담론을 나누기도 하는 관계가 돼서 마음이 뿌듯하다. 꼭 와이즈발레단을 초청하지 않더라도 다른 무용 단체들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문예회관의 담당자들도 발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게 된 것이다.

 

   
호두까기 인형 공연사진

 

Q. 발레나 무용공연을 보면 관객들이 지인이나 전공자인 경우가 많다고 느껴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은?

ㄴ 처음 창단할 때 결심한 것이 초대권을 없애는 것과 무용계에 먼저 우리 단체를 어필하기보단 일반 관객들에 대한 홍보를 주력하는 것이었다. 좋은 발레공연에 일반관객들보다 전공생들이 많은 것이 개인적으로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연홍보에 최대한 많은 채널을 동원한다. 블로거들의 리뷰도 홍보에 많은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 공연은 전공생들보다 일반관객들이 많다.

 

Q. 발레STP협동조합 활동에 대해서 와이즈발레단 입장의 득과 실이라고 한다면?

ㄴ발레 STP협동조합이 결성된 것은 5년이지만 처음 5개 발레단이 모여서 함께한 것은 7년이다. 발레단의 규모와 활동영역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국에서 민간발레단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다. 이것이 처음 5개 발레단을 뭉치게 한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서로서로 도우면서 공연 때 무용수를 지원하기도 하고 무대장치나 의상을 빌려주기도 하면서 자연스레 합동공연까지 이어졌다.

처음엔 합동공연의 티켓 가격이 싸고 공공지원금을 받지도 못했기 때문에 수익이 남지 않았지만, 그것을 '실'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특히 예술 분야의 수익성은 초반부터 기대하기 어렵다. 조합의 모든 단체와 단장님들이 투자라고 생각하였고 그 노력과 기다림이 이제 막 꽃피기 직전이다. 한 달에 한 번씩 회의하는데 회의가 무척 재밌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수를 쓰는 골치 아픈 대화가 아니라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Q.발레를 하는 사람들은 협동심과 끈기가 크다고 들었는데...

ㄴ클래식발레는 군무가 있으므로 시선이나 손끝의 방향 등 세밀한 것까지 다 맞춰야 한다. 개인이 부각되기보단 단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춤추는 가운데 몸에 밴 것이다. 이런 습성이 조합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춤추는 팬더 공연사진

Q. 스완스발레단의 창단배경과 주요활동에 대해서 말해 달라.

ㄴ 스완스발레단은 아마추어 취미발레단이다. 한국의 발레계가 바뀌고 있다. 많은 분이 좋아하고 있으며 전공을 안 했더라도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 중에는 하루에 2~3 클래스 연습을 하는 사람도 있고 공연도 열심히 보러 다닌다. 그리고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의 가슴 한편에는 역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취미활동가 몇 명이 공연을 기획해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무대장치며 의상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점은 우리 발레단이 도와줄 수 있고 그것이 발레를 발전시키기 위한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스완스발레단의 창단은 뜻하지 않게 이루어졌다. 작년에 우리가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앞두고 초반 파티장면엔 일반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취미 활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했다. 한데 이 사람들의 열정이 너무 대단해서 한 번 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추어들의 열정을 보면서 나 자신 또한 처음 발레를 배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호두까기 공연 후 11월에 다시 창단을 위한 오디션을 보았고 올 1월에 창단하였다. 3월의 공연과 7월에 창단공연을 필두로 올해만 5편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발레단을 창단하고 나서 와이즈발레단이 더 풍성해졌다. 와이즈의 공연이 있을 때면 스완스 단원들이 SNS를 통해서 홍보도 해주고 공연도 보러 온다. 우리도 이들을 지원하며 서로 힘이 되고 있다.

 

Q. 공연을 앞둔 동화 발레 '춤추는 팬더'에 대해서...

ㄴ 5월 19일과 2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춤추는 팬더'라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며 기존에 있던 동화스토리가 아닌 새롭게 창작한 이야기로 발레를 만들었다. 처음엔 어린이 발레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동화책을 검토하였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다. 그래서 영화시나리오 작가 한 분을 섭외하여 함께 대본을 썼다. 와이즈만의 독창적인 공연이다.

 

Q. 향후 계획은?

ㄴ 올해의 기획공연으로 '춤추는 팬더'와 더불어 9월엔 '지젤' 전막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컬럼비아 클래식 발레단의 파블로비치 단장이 직접 안무를 맡았고 워싱턴 발레단의 브루클린 맥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지젤역에는 콜롬비아 클래식 발레단의 한국무용수인 진세현씨가 맡을 것이고 와이즈의 주역들이 더블로 참여하여 공연을 올릴 계획이다. 또 11월에는 매년 선보이는 '호두까기 인형'을 할 계획이다. 그 외에서 발레 STP의 5월, 7월 공연이 남아있고, 수원 발레축제와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플스 56회 방송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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