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피트니스·푸드·토크쇼 등 채널 다각화 예정

[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는 사람도 '임요환'은 알았다. 인터넷 방송계 독보적 일인자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흡사 임요환 같은 존재다. 마이너였던 인터넷 방송 영역을 양지로 끌어왔고 지금도 1인 미디어 시장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별풍선은 쏘지 마세요. 기업 광고로 먹고살 예정입니다"라고 공언한 대도서관. 그는 이제 게임 방송 크리에이터를 넘어 대도서관TV의 새로운 미래를 기획 중이다.

▲ ⓒ CJ E&M MCN DIA TV

33살, 재미만으로 회사를 그만둘 순 없었다
대도서관은 33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당시 SK컴즈는 싸이월드를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했다. 30대, 인터넷 방송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둘 순 없었다. 대도서관에게는 비전이 있었다. 본인을 브랜드화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존재했다. 고졸이라는 약점을 보완해줄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에 몰두했고 '인터넷 방송'에서 답을 찾았다. IT 업계에서 근무하며 향후 소셜 미디어 시장이 지금보다 더 많이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다. 예감은 적중했다.

▲ ⓒ 유튜브

쓸모없는 경험 모아 '기획력'으로 재탄생
대도서관의 성공 포인트는 '기획력'이다. 대도서관 자신도 "인터넷 방송에서는 스타성보다 기획력이 중요하다"며 기획의 힘을 강조한다. 대도서관은 교육 관련 IT 업체에서 아르바이트하며 기획자 직군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똑같은 먹방을 찍더라도 '어떤 음식'을 '어떻게 소통하며' 먹느냐에 따라 시청자 반응이 달라진다. 대도서관 방송도 그러하다. 표면적으로는 게임 방송이지만 결국 시청자와의 소통이 포인트다. 대도서관이 기획자로서의 강점을 발견한 것은 백수 시절이었다.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빈둥거리던 시기, 영화·애니메이션·게임에 탐닉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제작자라면?"이라는 질문을 몇 번이고 던졌다. 쓸모없다고 여겼던 그 시절의 경험은 현재 대도서관이 방송 스토리텔링을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 CJ E&M MCN DIA TV

"별풍선 쏘지 마세요. 기업 광고로 먹고살게요."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할 때, 대도서관은 타 방송들과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욕하지 않는 대중적인 방송, 그리고 별풍선 없이 운영되는 방송이다. 별풍선에 의지하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방송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자극적 콘텐츠를 준비해야 하는 약점이 생긴다. 대도서관은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광고'라는 수익 구조를 연구했다. "사행성·음란 광고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말하는 대도서관. 그는 지금 대기업 광고 수입만으로 어마무시한 연봉을 기록 중이다.

▲ ⓒ 유튜브

대도서관·윰댕이 기획한 키즈 방송?
대도서관이 주목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키즈 채널'이다. 국내 크리에이터 시장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고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때다. 하지만 언어가 걸린다. 한국에서처럼 수다 썰을 펼치기에 영어·중국어는 높은 장벽이다. 언어가 필요 없는 영유아 콘텐츠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를 위해 대도서관은 '엉클대도'라는 법인도 설립했다. 빠르면 올해, 대도서관·윰댕이 기획한 키즈 방송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 EBS

대도서관이 꿈꾸는 미디어 유토피아
EBS '대도서관 잡쇼' 등 공중파에 출연한 대도서관을 보고, 이제는 연예인이 되려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는 단언한다. "이미 몇억의 연봉을 받고 있다. 제약 많은 연예인 자리가 탐나진 않는다. 다만 1인 미디어 시장을 더 넓힐 수 있다면 기존 미디어와 상생하며 발전하고 싶다." 현재 대도서관은 키즈 콘텐츠를 비롯해 푸드·피트니스·정치 풍자 토크쇼 등 다양한 채널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한국 예능에서 사라진 미국식 토크쇼를 부활시키거나, 사회 공익 차원에서 피트니스 채널을 만들어 운동 중요성을 강조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것이 대도서관의 의견. 대도서관TV는 이미 게임 방송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리모컨을 돌려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듯, 대도서관 유튜브에만 접속해도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대도서관은 명실상부한 업계 일인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지금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그는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 그를 일인자에 머무르게 한 이유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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