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2NE1' 그룹이 해체되고, 할 거 없으니 연기하는 게 아니냐는 말씀을 한다. 예전에 필리핀에서 활동할 때도 드라마를 찍으며,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꿨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2NE1' 멤버 산다라박이라고 말을 했을 텐데, 이제 산다라박 앞엔 '배우'라는 호칭을 쓰게 됐다. '배우 산다라박'의 첫 주연 작품, 영화 '원스텝'(감독 전재홍)이 6일 개봉한다.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산다라박)과 슬럼프로 인해 자기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만나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시연'은 음에 의해서 본래의 청각 외에 특정한 색채 감각이 일어난다는 '색청' 증상을 앓고 있다. 색청이라는 요소를 극복하려는 '시연'의 모습은 산다라박의 희망찬 모습과 일맥상통한데,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걸음으로 나아가는 산다라박의 도전과 오버랩됐다. 개봉을 앞두고 산다라박을 만나 작품과 앞으로 계획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봉을 앞둔 소감을 들려 달라.

ㄴ 내가 봤을 때는 항상 아쉽고,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미 지나간 일이니 앞으로 더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현장에서 배운 것도 있을 것이고, 그걸 다음 영화에서 열심히 표현하려 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주연인데, 어떻게 준비했는가?

ㄴ 사실 큰 역할과 작은 역할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카메오도 그랬고, 주연이 아니더라도 즐겁게 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고, 주연이어서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보다 항상 평소 하듯이 했다. 영화는 처음이어도 드라마나 뮤직비디오를 찍어봐서 카메라는 낯설지 않았다. 현장에선 괜찮았으나. 오히려 개봉을 앞둔 지금은 떨리고 부담도 된다.

작품을 보니 입에서 김이 나올 정도로 추워 보였다.

ㄴ 작년 1월 무렵인데, 입김이 장난 아니었다. 한파가 왔을 때였고 야외 장면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연기는 주로 어떻게 배우게 됐나?

ㄴ 연기 레슨보다 현장에서 배웠다. 그래서 캐릭터들은 다르겠지만, 분명히 작품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배운 것이 있겠다. 감독님도 연기는 하면 늘어나니까, 많이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다음 작품도 캐릭터도 다르겠지만, 현장에 가서 즐기면서 임할 것 같다.

 

   
▲ 산다라박이 지난 3월 21일 열린 '원스텝'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포토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스텝'은 어떻게 출연을 하게 됐는가?

ㄴ 벌써 2년 전이다.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인데, 대본 수정도 많이 됐다. 첫 버전이 뭔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받을 땐 음악 영화였는데, 상상만 해도 좋았고 끌렸다. 노래하고, 기타 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설렜다. 색청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걱정이 많아졌다. 워낙 희귀병이기도 하고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연구를 해보려고 해도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막막함과 설렘과 여러 감정이 뒤섞인 것 같다.

색청이라는 병을 소재로 한 작품도 드물었다.

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상상했다. 색청을 경험한 사람이 주변에도 없었다. 오롯이 내 상상력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어떤 색이고, 모양일 것 같다고 하면서 현장에서 엄청 집중하면서 촬영했다.

색청 증상이 스크린으로 옮겨진 것을 봤을 텐데, 어떤 느낌이었나?

ㄴ 생각보다 아름답게 표현됐다. 겪는 사람 입장에서 어지럽고, 두통도 있고, 쓰러지기도 한다. 아름다운 색을 '시연'의 입장에서 괴롭게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 하면서도 정말 힘들었다. 감정을 계속 이어가야 해서 중간중간 식사하기도 힘들었다. 처음 느껴본 감정이랄까? 대학생 역할은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엔 차에서 대기할 때 신나는 음악도 듣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촬영 들어가서 연기를 못할 것 같았다.

 

색청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들어있지만, 슬럼프를 치유하는 과정이나 일반적인 이야기는 개인적 경험이 들어간 것 같다.

ㄴ 여러 가지 아픔을 겪어 온 상태였고, 그것을 음악으로 치유하는 것도 맞다. '시연'이한테 공감이 갔고, 한재석 선배 캐릭터 '지일'에게도 공감이 갔다. 우리 모두 슬럼프가 있는데, 색청을 겪지 못한 관객분들이 봤을 때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 영화 '원스텝'의 한 장면

'시연'은 색청으로 슬럼프를 겪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큰 슬럼프를 경험한 게 언제였나?

ㄴ 언제일지 모르겠는데, 지금부터 겪어나갈 수도 있다. 나쁜 의미의 슬럼프라기보다, 그룹활동 하면서 안정적으로, 너무나 익숙하게 활동을 했는데, 개인 활동을 하므로, 결과물도 모르는 모험을 하고 있다. 그건 슬럼프라기보다 의미가 다른 것 같다.

'원스'나 '비긴 어게인'처럼 음악영화 하면 떠오르는 정서가 있다. 한국에선 그런 영화들이 보편적으로 나오지 않다 보니 비교가 될 것이다. 영화의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면?

ㄴ 몇 년이 지난 후에 음악영화는 잊히더라도 노래는 남는다. 이번에도 유명한 음악감독님이 작업을 해주셔서 공을 들였고, 노래가 잘 나왔다. 노래 부르기 시작할 때, 되게 뭔가 뭉클하면서도 더 집중된 것 같다. 그게 음악의 힘이다. 관객분들이 보시면 되게 많이 공감하고,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지인분들이 VIP 시사회 끝나고 멜로디가 기분이 좋았다는 문자가 많이 왔다. 음악이 포인트다.

VIP 시사회는 잘 마쳤나?

ㄴ 좋아하는 지인분들은 어제(3월 29일) 다 초대해서 보여드렸다. 음악을 좋아하고, 만드시는 분들이 보시면 좋아할 것 같은데, 공감할 것 같다. 어제 너무 떨어서 시작 전부터 긴장하고, 영화 보는 내내 긴장하고 정신이 없었다. 집에 와서 카톡 메시지들이 좋은 반응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개봉 전 여론의 반응을 보면, '원스'와 많은 비교를 했다.

ㄴ '원스' 같은 경우는 영화의 내용은 잊히고 노래만 남았다.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노래를 많이 했다. (평소 음악 영화는 많이 보는 편인가?) 한 번 매니저랑 '위플래쉬'를 보다가 매니저가 잠이 들었다. 감동해서 보는데, 매니저랑 보면 재미가 없다. 극장에 갈 친구가 없는데, 해외출장을 1주일에 2~3번 왔다 갔다 하니 비행기에서 많이 봤다.

 

   
▲ 영화 '원스텝'의 한 장면

'원스텝'을 촬영하기 전에 참고했던 영화가 있다면?

ㄴ 일본 영화 중 '태양의 노래'가 있다. 그 영화를 처음 보고 나서 기타를 샀다. OST도 되게 많이 불렀다. 20대 초반 연습생으로 왔고, 힙합회사에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쿠스틱에 빠졌다. (웃음) 이번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서 다시 생각이 많이 났다. 참고라기보단 보면서 기분 좋게 즐기고, 힐링도 됐다.

배우와 가수로 여러 일을 하다 보니 정체성 고민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ㄴ 내가 속상했던 이유가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2NE1' 그룹이 해체되고, 할 거 없으니 연기하는 게 아니냐는 말씀을 한다. 예전에 필리핀에서 활동할 때도 드라마를 찍으며,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꿨다. 개인 활동 없이 그룹에 집중하자고 하다 보니, 너무 늦게 드라마를 시작한 것이었다. 다른 그룹들 보면 병행을 많이 하는 편이다. 원래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고, 한국에서 정식으로 많이 하지 못했지만, 짧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은 타이밍에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

마음가짐은 똑같은 것 같다.'2NE1'이라는 걸 잊고, 다른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 나는 똑같으니 자연스럽게 이어갔으면 좋겠다. 내 이름이 극장에 산다라박, 혹은 박산다라로 나가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게 본명이다. 둘 다 나니까 똑같은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

예전엔 팀 다른 멤버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서 한때는 속상하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이제는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걸 생각하고 있다. 이번 곡도 처음 시도한 건데,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내 목소리와 음악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한때는 많이 속상하고,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하고 있다.

[문화 人] 산다라박 "옥주현·바다 보며 뮤지컬 매력↑…출연 가능성은?" ②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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