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대표가 소개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동시대 미술 작가 7인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문희선 heesun.moon2015@mhns.co.kr 르네상스의 요람 피렌체에서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이탈리아의 비밀을 '서바이벌 이탈리아'를 통해 공유하고 싶은, 이탈리아 통신원 문희선입니다. Buon giorno

[문화뉴스 MHN 피렌체(이탈리아), 문희선 아띠에터] 르네상스의 후손들이자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고 즐길 줄 아는 피렌체 시민들에게 '플랫폼 에이'가 처음으로 한국 동시대 미술을 소개했다.

플랫폼 에이의 이지영 대표는 한국 작가들의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전시회 추진에 기여한 르 무라떼의 관장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과 전시 기획 의도를 전했다. 지난달 30일 르 무라떼 관장과 피렌체 한국 영화제 위원장, 이꼬까 큐레이터가 자리한 전시회 오프닝에서였다.

현재 피렌체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와 예술 공간으로 핫하게 자리 잡은 르 무라테 예술관은, 지금까지 이탈리아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는 한국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에 많은 관객이 호기심을 가지고 첫날 전시회장을 가득 채웠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방식의 예술적 표현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배찬효 작가의 작품을 와인을 마시며 감상중인 재미있는 이탈리아 관람객들

 

 

아르노 강 근처에 자리 잡은 구 수용소이자 수도원 사용됐던 성벽이라는 뜻의 레 무라떼(Le Murate) 동시대 예술관에 7명의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낯설지만 익숙한'이라는 테마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피렌체 관람객들을 찾게 된다.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며 전 세계의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갤러리들과 미술관들로 가득한 이탈리아. 올해 피렌체의 봄은 피렌체 한국 영화제의 성공적인 폐막식과 함께, 한국의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7명의 작가들(강이연, 금민정, 김종구, 배찬효, 염지혜, 원성원, 한성필)의 전시회 오프닝과 함께 특별하게 피렌체 시민들을 찾았다.

 

 

이미 3월 초부터 영상 20도를 웃돌며 이미 봄맞이에 들어선 피렌체 시민들은 지중해성 특유의 맑고 화창한 날씨를 즐기기 위해 저녁 6시도 채 안 된 시간에 봄 날씨 만큼이나 다양한 색을 띠는 칵테일을 즐기곤 한다. 또한 전시회 오프닝을 기다리며 여유롭게 즐기는 관람객 사이에서, 작품 설치를 꼼꼼히 체크하며 전시 오프닝 준비로 분주했던 이지영 대표에게 전시회 기획 배경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지영 대표는 "처음에는 너무 외지고, 전시공간으로 거친 건물이라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으로 시작한 전시회인데, 전시를 준비하면서 매일 방문하게 된 르 무라뜨 공간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버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피렌체 젊은이들의 예술의 주공간으로 자리 잡은 르 무라떼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한국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된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운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김종구 작가

특히, 오프닝 첫날에는 조각의 개념을 무시하며 차가운 쇳덩어리를 따뜻한 산수화로 표현해내는 인상적인 예술가 김종구 교수의 특별한 퍼포먼스로 피렌체 관람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미 이탈리아 여러 도시에서 주요 전시회를 통해 작품 세계를 선보인 적 있는 김종구 교수는 이날 특히 일반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시적인 표현의 이탈리아어인 'nitore del cielo' ('티 없이 맑은 하늘'이라는 의미)를 오프닝 퍼포먼스 단어로 사용하며 현지 관람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 

이지영 대표는 "낯선 것을 더 낯설게 해 관람객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작품에 몰입하게 하여, 낯선 작품 속에서 오히려 보편적인 공감, 보편적인 감수성과 마주치게 하는 전시를 만들어 보자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전시명 '낯선 듯 익숙한'을 소개했다.

 

르 무라떼에 전시된 한국의 현대 미술 작품들

덧붙여 "그 전시 주제에 어울리면서 기존에 저와 동료 이꼬까씨가 해외에 소개하고 싶었던 작가들을 고른 것이 바로 이번 전시에 소개된 7분이 작가들이다"며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은 인과관계가 없는 이미지와 움직임의 병치, 비논리적인 사건의 배열, 가짜와 진짜의 혼돈, 서양적 이미지에 입혀진 동양적 사고, 착시효과, 원근법을 무시한 이미지, 누구에게는 일상의 풍경, 사물, 사건이지만 누구에는 생소하게 인식되는 풍경, 사물, 사건들로 구성된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르 무라트를 찾은 관람객들은 익숙한 공간에서 낯선 풍경, 이미지, 어휘 그리고 에너지를 접하면서 자신만의 주체적인 바라보기로, 이질적이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한국문화에서 인류의 보편적인 감수성과 코드를 읽어내는 새로운 재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는 전시 의도까지도 밝혔다.

 

한성필 작가. 감은사지 삼층석탑의 사진이 르 무라떼 오래된 벽에 걸린 모습은 낯설지만 익숙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르네상스의 후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흡족하게 살아온 콧대 높은 피렌체 시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한 의미 있는 전시회를 기획한 이지영 대표. 그의 용기와 이번 전시회를 후원한 문화예술위원회에 박수를 보내며, 이번 전시회의 성공과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작품과 작가들의 소개를 통해 피렌체 관람객들과 수준 높은 문화적인 교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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