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리그 포항경기, '물고 물리는 접전'

▲ 경기 직후 응원단에 예를 표하는 경북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야구의 시즌을 알리는 3월, 전국의 고교야구돌(야구+아이돌) 역시 3월 25일 주말리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순위 경쟁 레이스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미 IB SPORTS는 케이블 TV와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통하여 주요 주말리그를 생중계를 결정했고, 문화뉴스 역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주말리그의 주요 장면을 담기로 했다. 금주에는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경상지역 주말리그 다섯 경기에 '문화뉴스 스포테인먼트팀'도 함께 했다.

4월 1일 제2경기 : 대구 상원고등학교 4-1 경북 경주고등학교

제1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된 가운데, 12시 30분부터 열린 제2경기에서는 상원고가 전반기 2패의 부진을 뒤로 하고 경주고에 완승했다. 2회 초 공격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올린 상원고는 5회 초에 4번 김상휘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1학년생 최민규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중전 적시타를 기록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반면 경주고는 6회 말 반격서 5번 김영훈의 1타점 2루타로 영봉패를 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상원고 에이스 김현이 7이닝 1실점 5탈삼진 역투를 선보이며, 신임 이종두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했다. 뒤이어 등판한 2학년 배민서가 2이닝 무실점투로 팀 승리를 지켰다.

4월 1일 제3경기 :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8-1 대구 경북고등학교(7회 콜드)

경상리그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포철고가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경북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내심 조1위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기선제압부터 포철고의 몫이었다. 포철고는 1회 초 공격서 홍진혁, 김정현의 연속 적시타로 단숨에 3점을 선취한 데 이어 4회 초 공격에서도 또 다시 홍진혁이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또 다시 3점을 추가했다. 7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상대 에러로 두 점을 추가하면서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반면 경북고는 3회 말 반격서 강민성의 1타점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안타 숫자는 11-5로 오히려 경북고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사사구를 11개나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반면 포철고는 단 한 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마운드에서는 포철고 에이스 최경태가 91개의 효과적인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7이닝 6탈삼진 1실점 무사사구 완투승을 거두며,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4월 2일 제1경기 :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7-0 경북 글로벌 선진학교(7회 콜드)

전날 경기서 경북고를 상대로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포철고가 바로 다음 날 열린 첫 경기 역시 콜드게임으로 마감했다. 1회 말 공격서 4번 권영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포철고는 2회와 5회에 각각 3점을 추가하며 1시간 36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경북고전에서 에이스 최경태를 쓰면서 "던질 투수가 없다."던 김영직 감독이었지만, 3학년 듀오 김태현과 노승민이 선진학교의 타선을 산발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스승의 걱정을 덜어줬다. 특히, 4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한 권영준은 4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 투수는 선발로 나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인 김태현에게 돌아갔다.

4월 2일 제2경기 : 대구 경북고등학교 5-4 대구고등학교(11회 연장)

대구 지역 라이벌전으로 주목을 받은 경북고와 대구고의 결전은 정규이닝에서 종료되지 않았다. 연장 승부치기를 두 번이나 펼친 끝에 경북고가 상대 에러로 결승점을 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팽팽한 열전 답게 시원한 적시타로 나온 점수 자체가 드물었다. 1회 초 대구고가 낸 선취점부터 선발 배창현의 와일드 피치에 의한 것이었다. 이어진 2회 말 경북고 반격에서는 1번 배지환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에 맞서 대구고도 3회 초 공격서 4번 이동희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기록했다. 이후 양 팀은 9회까지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한 채 연장 승부치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10회 승부치기에서도 양 팀은 한 점씩만 주고 받으면서 11회를 맞이하게 됐다. 11회 공격서 대구고가 신준우의 절묘한 안타로 다시 한 점 앞서나가는 듯 싶었지만, 곧바로 맞이한 11회 말 경북고 공격에서는 1사 2, 3루서 8번 강민성의 땅볼 타구를 야수진들이 놓치면서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았다. 양 팀이 낸 9점 중 무려 다섯 점이 비자책점이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배창현을 구원 등판한 2학년 우완 특급 원태인이 최고 구속 147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앞세워 8이닝 4피안타 2실점(무자책) 7탈삼진 호투를 선보이며 리그전 첫 승을 신고햇다.

4월 2일 제3경기 : 대구 상원고등학교 3-1 경북 영문고등학교

상원고가 신생팀 영문고에 진땀승을 거두었다. 1, 2회를 무득점으로 마친 양 교는 3회에서야 첫 득점이 나왔다. 상원고가 상대 투구 서상준의 와일드 피치를 틈타 선취점을 올린 데 이어 땅볼과 김민현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3점째를 올렸다. 이 점수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영문고는 6회 초 공격서 6번 박수용의 적시타로 영봉패를 면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영문고는 상원고보다 많은 9개의 안타를 기록했지만, 무려 11개의 사사구를 허용한 것이 패인이 됐다. 부산공고에서 영문고로 전학을 온 2학년 에이스 서상준은 기대를 모았던 등판에서 145km의 빠른 볼을 기록했지만, 사사구 8개를 헌납하면서 패전을 기록해야 했다. 상원고는 서형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영하가 2와 2/3이닝 1실점투를 선보이며 승리를 챙겼다.

※ 주말리그 주요 히어로(MVP)

▲ 포철고 에이스 최경태. 잘 잡힌 제구력에 힘까지 붙으면 대단한 원석이 될 전망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포철고 투수 최경태(3학년) : 지난해까지 야수로 뛰었다. 그러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본인의 의지와 코칭 스태프의 권유가 합치되어 투수로 전향했다. 경북고 시절, 주로 타자로 나섰던 KIA의 김윤동과 비슷한 케이스. 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포철고의 전력이 달라진다. 롤 모델은 '컨트롤의 아티스트' 삼성의 윤성환이다. 구속은 아직 140km를 넘지 않고 있지만, 날이 풀리면 충분히 그 이상의 구속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고전에서 무사사구 완투승을 거둔 만큼, 제구력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상원고 투수 김현(3학년) : 주로 재활에 매달렸던 지난해에는 후반기 막판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시에도 140km 중반대 공을 던졌다. 동계 훈련 이후 팀의 에이스로 등극, 투수이면서도 주장 완장까지 찼다. 상원고 이종두 감독은 "아직 100%가 아니다. 빠른 볼 구속이 130km 중/후반대에 머문다."라고 했지만, 엄살이었다. 경주고와의 경기에서 최고 구속 143km를 마크했다. 경기 후반 페이스가 떨어지는 점만 보완하면, 더 좋은 재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 경기 직후 서로 치하하는 대구고 3학년 에이스 유정연(사진 좌)과 경북고 에이스 원태인(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경북고 투수 원태인(2학년) : 경북고의 끝판왕. 박상길 감독이 믿는 '최후의 보루'다. 현재 경북고 투수들 가운데 가장 볼이 빠르고, 가장 페이스가 좋다. 1승이 급했던 대구고와의 경기에서는 4회부터 구원 투수로 등판하여 8이닝을 던졌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7km에 이르렀으며,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력도 상당히 수준급이다. 경복중학교 원민구 감독의 아들로, 원 감독 역시 연고팀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던 프로 선수 출신이다. 내년 삼성 1차 지명 0순위다. 이미 이종범-이정후 부자가 프로팀 1차 지명을 받은 첫 사례를 만들었지만, '동일 팀 동일 방법 프로 입단' 사례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내년 원태인이 그 진귀한 기록의 주인이 될지 지켜볼 만하다.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