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환 연출가 ⓒ 문화뉴스 DB

[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급변하는 정세만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던 연극계.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되자, '나는 블랙리스트다' 등의 자발적 블랙리스트 서명에 다수의 연극인이 참여했고, 현재는 최근 대통령 탄핵 및 대선정국과 맞물려서는 문화예술계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검열백서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있다.

그러나 연극계 한편에서 '연극계 이슈들은 세대 간의 차이를 드러내'며, '젊은 예술가들의 주체적인 입장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 30대 젊은 연극인들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첫 목소리를 낸 정진새, 송경화, 전윤환은 "최근 국립극단 작가의 방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젊은 예술가들은 연극계의 한축을 담당하는 일원이 아니라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물론 '젊은-우리'라고 해서 모두를 같은 입장으로 여기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안에서도 시작하는 20대 연극인과 진행 중인 30대 연극인의 처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고로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른지, 그 안에서 어떤 이슈들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지를 같이 대화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전윤환 연출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젊음의 시절을 지내온 기존 연극인들이 현재 2,30대 젊은 연극인들의 존재를 인식하지 않고 있다"며 "세대 간 대화가 없기 때문에 연극계 이슈 내에서 생기는 세대 간 차이가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조차 인식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모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송경화 연출가 ⓒ 세종문화회관

 

또 다른 주최자 정진새 작가는 "이전 시대 젊음의 의미와 지금 시대 젊음의 의미가 다른데도, 어떤 보편적인 젊은이 상을 강요하는 것이 있다. 강요가 곧 무관심과 몰이해라고 읽힌다"며 '젊음'의 의미와 맥락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함을 주장했다.

연극인 '2030' 모임은 대의나 명분을 위해 모두의 목소리를 하나의 말로 번역해내는 연극계 집단주의 언어, 또한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한 이슈를 위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버거운 개개인들이 느끼는 문제와 부조리를 '나의 언어'로 말하는 자리를 추구한다.

정진새 작가는 이 모임에 대해 "자기 불평불만, 자기 문제제기, 자기 존재증명을 하는 자리다. 의제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단계보다는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또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앞으로 모일 수 있을지, 우리라는 호칭이 가능할지, 연대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지를 천천히 고민해보고자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2030' 연극인 모임은 오는 3일 저녁 6시 30분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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