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어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어느날'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날'이 되기도 한다. 벚꽃잎이 흩날리는 '어느 봄날', 누군가를 떠나보낸 '강수'는 누군가로부터 버림받은 '미소'와 한 공간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하지만 '미소'의 모습을 오로지 볼 수 있는 사람은 '강수' 외에는 없다.

'미소'와 가장 친했던 사람들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강수'만이 '미소'를 볼 수 있었던 것일까? 가까운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하는,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상처에 공감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영혼이 보인다는 판타지적 설정이 들어간 것이다. 그동안 도시 남녀 사이의 복잡미묘한 감성을 주로 다뤄왔던 이윤기 감독의 기존 멜로영화들과는 완전히 비켜 나간 두 남녀의 설정이기에 그동안 이윤기 감독의 작품을 접한 이들에게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한편, '어느날'을 보고 있으면 카메라가 보여주는 배경은 두 남녀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는 듯했다. 떨어지는 벚꽃잎으로 두 사람의 교감을 상징하는 반면, 노을이 지는 바닷가를 배경 삼아 덩그러니 남겨진 두 사람을 담아낸 카메라 렌즈는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공허함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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