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효진 기자] 최근 개봉한 영화 '더킹'을 보면 정우성이 차기 대권을 점치고 줄을 서기 위해 점집을 찾고 무당에게 돈을 주며 굿을 한다. 웃으면서 그 장면을 보았지만, 그 장면에서 문득 떠오르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지난 2016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비선실세' 스캔들. 최초의 탄핵 대통령을 만들어낸 사건. 이 사건에 대해 '제정일치 사회', '샤머니즘 정권'이라는 비판은 우리가 느꼈던 실망감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이에 수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저렇게나 심각한 사이비 종교의 신도가 되었는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한 개인이 저렇게나 심각하게 특정 종교나 사상에 심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세뇌의 대상이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세뇌는 주술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 또한, 이러한 주술적 사고는 진화의 과정에서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러므로 세뇌는 남녀노소는 물론이고, 지적 능력의 높고 낮음과도 관계없이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컬트 집단이었던 오움 진리교의 신도 중에는 일본 최고 학부인 교토대, 도쿄대 등의 졸업자는 물론이고 전직 국립병원 외과 과장 등의 엘리트들이 다수였으며, 신도의 대다수가 20~30대 젊은이였다. 이러한 모습을 보아도 세뇌라는 것이 우리에게서 멀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주술이나 세뇌는 생각보다 우리 일상과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주술과 세뇌에 대한 기준을 너무 높게 잡기 때문에 그것이 주술과 세뇌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주술적 사고란 초자연적, 주술적 현상과 개념에 대한 믿음을 전재로 전개되는 사고를 말한다. 복싱 선수가 최초로 챔피언이 되었을 때 꼈던 글러브를 자신이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끼면서 챔피언이었던 당시의 자신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 것. 일반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과는 달리 저자의 사인책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또한, 흔히 말하는 징크스. 이 모든 것들이 다 주술적 사고에 해당한다.

합리적인 사유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나도 모르게 행하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주술적 사고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지적능력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그런 상황이 주어지면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나 주술과 세뇌에 쉽게 빠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인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술과 세뇌에 빠져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갇혀 살아야 하는것일까? 주술과 세뇌의 핵심에는 주술적 사고가 자리 잡고 있는만큼, 이 주술적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면 주술과 세뇌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된다. 바꿔 말한다면 주술적 사고를 이해한다면 주술과 세뇌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주술과 세뇌'(박한진·손인균 지음, 다크아트 펴냄)는 사회에 만연한 주술적 사고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어째서 한 사람이 사이비 종교의 신도가 되어가는지 그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주술적 사고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다.

j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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