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영희'의 대사도, 영화의 흐름 속에서 영희가 그 감독 앞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촬영 당일 아침에 떠오른 거고 쓰게 된 것이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롯데시네마의 건대입구에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23일 개봉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영희'를 맡은 배우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극중 '영희'에게 "아까운 배우다"라는 대사가 등장하는데, 배우 김민희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그런 대사를 담은 것인지 묻자 홍상수 감독은 "소설가들 중 그런 식으로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능한 개인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디테일들을 사용한다"며 "나는 그걸 모아서 전체를 꾸미려는 의도가 있지만, 내 삶을 담으려는 자전적인 건 아니다. 그런 디테일을 개인적으로 쓰는 이유는 그런 디테일을 써야 내 속에서 또다른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고 입을 열었다.
 
홍상수 감독은 "나와 관계없고, 거리가 멀고, 어떤 예를 들어, 상업적인 필요에 의해서 디테일을 쓸 수도 있지만 그럼으로써 일어나는 작용이 있고, 개인적인 걸 건드릴 때 일어나는 작용이 또 다르다"며 "나는 개인적인 디테일을 많이 쓰는 편이다. 배열해서 전체를 만들 때, 재현하겠다는 자전적인 의도는 없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든다는 그 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본다. 어차피 관객의 해석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마 끝까지 자전적인 이야긴 안 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 감독은 "다른 영화에 비해 개인적인 이야기로 비춰지는 것은 디테일의 그런 부분 때문에 그렇지만, 물론 오해할 수도 있고 자전적 이야기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사실 그래도 상관은 없다. 개인적 디테일을 통해 개인적 것을 재현하거나 선언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내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는 가까운 디테일이 주는, 저로 하여금 진실해야한다는 그런 무게감을 준다. 하지만 배열할 땐 또 자유롭게 한다. '영희'의 대사도, 영화의 흐름 속에서 영희가 그 감독 앞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촬영 당일 아침에 떠오른 거고 쓰게 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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