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1994년 개봉했던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가 23일 20여 년 만에 재개봉한다. 영화의 제목 '일 포스티노'는 이태리어로 '집배원'이라는 의미이며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실화이자 칠레 작가 안토니오 스타르메타의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원작으로 담는다.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던 시(詩)의 영화이자 다수상한 명화로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아버지와 함께 고기잡이 일로 근근이 먹고 살아가던 청년 '마리오'는 뱃멀미를 핑계로 다른 일을 찾는다. 마침 우편배달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는 우체국에 취직하는데 그가 해야 하는 일은 단 한 가지, 나폴리 작은 섬에 사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고향 칠레에서 온 팬레터와 소포를 배달해주는 일이다. 유명 시인과 친하다는 명분으로 여자들의 환심을 사고 싶었던 마리오는 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왜 그렇게 기둥처럼 서 있는가?"라는 네루다의 물음에 "깊이 꽂힌 창처럼요?"라고 답한다. 그렇게 마리오는 처음으로 '메타포레(Metaphore: 은유법)'를 알게 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은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세상은 점점 다르게 보이고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베아트리체 루소'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유명 시인 '파블로 네루다', 한낮 집배원이 그와 친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했지만 '시'라는 존재 하나로 그들은 친구가 된다. 쓸쓸한 듯 정적인 이탈리아의 배경은 시를 통해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도 지루한 일상으로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던 마리오에게 자연, 사랑, 가난한 민중의 아픔과 슬픔, 일상의 아름다움, 고독 등 다양한 시경을 개척했던 시인 네루다는 세상을 가르쳐줌과 다름없다. 어쩌면 우리에겐 늘 마리오처럼 살며 네루다를 꿈꾸는 것 같다.

여자의 마음과도 같다는 봄 날씨, 영화 '일 포스티노' 관람 후 파블로 네루다 시인의 시집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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