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구약 시대에는 인간이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어린 양을 하느님에게 제물로 바쳤고, 제사가 끝나면 제사장과 신자들은 양고기를 뜯어 먹었다. 여기서 기원된 단어가 바로 '아뉴스 데이'인데, 신약에선 '예수 그리스도'를 대변하는 의미가 되었다.

'코코 샤넬', '클로이' 등 여성 영화를 만들어왔던 안느 퐁텐은 '아뉴스 데이'를 자신의 성향에 맞춰 만들었다. 폴란드 어느 폐쇄적 수녀원에 사는 수녀들은 말 못 할 상처를 지니고 있다.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그녀들은 스스로 순결서약을 어긴 중죄인으로 여겼다. 원장 수녀는 구약 시대에 양을 바쳐 속죄하듯이, 수녀들이 낳은 아이를 제물로 바쳐 죗값을 치렀다.

하지만 프랑스 여의사 '마틸드'의 등장으로 수녀원은 변해갔다. 수녀들에게 '마틸드'는 '예수 그리스도' 같은 존재였다. '마틸드'는 임신한 수녀들의 출산을 도와주면서, 의사 대 수녀가 아닌 여자 대 여자로 다가가 그녀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보듬어주었다. '마틸드'의 행동이 나비효과처럼 퍼져, 하나같이 몰개성하고 어둠 속에 숨어 지내던 수녀들은 하나둘씩 햇빛 아래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안느 퐁텐의 섬세한 연출은 잔잔하면서도 크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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