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석재현 기자] ▶ [문화 人] "웹무비 '특근' 韓 SF 확장 위해 만들었다"…'문와쳐' 윤창업 대표 ② 에서 이어집니다.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을 하게 된 계기도 들려 달라.
ㄴ 2008년에 로봇 관련 작품을 하나 준비하려고 했는데, 할리우드에서 비슷한 프로젝트인 '리얼 스틸'을 한다는 것을 2009년에 알게 됐다. 거기는 기술력이 되니까 빨리 만들었다. CG 특수효과의 제반적 인프라도 있고, 투자도 빨리 들어간다. 한국에서는 투자가 되지 않을 내용일 텐데, 그 점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누군가는 시도해야 한다. 같이 기획을 시작해도 할리우드는 2년 만에 만들지만, 우리는 10년 정도 걸린다. 8년, 5년, 3~4년 안에 기획해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동참해야 한다.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은 가족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ㄴ 앞서 언급한 '4가지 비전'을 한 번에 실천하기 위해 한 것이다.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은 SF 판타지 장르이고, 가족 콘텐츠이며, 중국과 합작했다. 특히 '특촬물(특수촬영물)' 콘텐츠는 일본이 종주국이지만, 역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남미, 북미, 심지어 미국도 특촬물을 선호한다. '삼국지'도 다 알고 있어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 '레전드히어로 삼국전'
 
마지막으로 다양한 매체와 시너지를 내는 것인데,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로 'OSMU'(원 소스 멀티 유즈, One Source Multi Use) 장르에 적합한 게 특촬물이다. 예를 들어, 일본 같은 경우 '반다이'는 초기에 작품에 잘 되어서 완구를 팔았지만, 이제는 완구를 만들기 위해 작품을 만들고 있다. '손오공'도 '터닝메카드' 완구를 만들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영상과 완구의 결합이 많아지면, 출판도 할 수 있고, 라이브액션 공연이나, 극장판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이 사업이 잘되는 것이 '특촬물'이다. 애니메이션도 그런 구조다. 특촬물은 애니메이션과 같은 사업구조로 가지만, 기본적으로 '실사'를 가져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다른 장점이 있다. 현재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은 방송, 완구, 출판, 뮤지컬이 만들어졌고 향후 극장용 영화와 시즌2 등이 계획중이다. 중국에선 모바일 게임 테스트 버전도 나와 있다.
 
실사 영화는 미국의 마블, DC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작품처럼 'PG-13' 등급에 맞춰볼 계획은 없는가?
ㄴ 방영 중이었던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은 전체관람가로 만들려 했는데, 아무래도 EBS에서 방영하다 보니 액션이 많이 들어가 편성할 때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12세를 받게 됐다. '삼국지' 이야기라서 미취학 아동만 즐길 내용은 아니었고, 어른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파워레인저'와 '가면라이더'를 놓고 보면, 이 작품은 '가면라이더'에 가깝다.
 
미취학 아동, 초등학교 저학년이 오려면, 아쉽게도 극장판은 전체관람가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가 유지가 되어서, 5~10년 정도 쌓아간다면 궁극적으로 '어벤져스'나 '엑스맨'처럼 만들어지면 좋겠다. 특촬물이 아니라 영화 형식에 가깝게 가려한다.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은 일부러 로봇 CG가 아니라 옷을 입고 하는 '특촬물'의 매력을 담았다. '특촬물'의 대사는 아무래도 유치하고 웃긴 부분이 있는데, 영화로 간다면 리얼리티와 진지함을 넣어보고 싶다.
 
   
▲ 가족뮤지컬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의 한 장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인해 드라마, 모바일 게임 등의 수출이 중단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문화계 위기 상황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들려 달라.
ㄴ 현재 실질적으로 같이 비즈니스를 하기가 어렵다. 중국 친구들도 지금 힘들어한다.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한국과 일을 하고 싶어도 중국 친구들이 하기가 어렵다. 나중에 상황이 좋아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서, 그래도 준비하고 싶어 하는 미래지향적인 중국인 파트너가 있다. 우리끼리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하는 것이고 현재는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교류를 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비즈니스를 당장 하지 못하더라도 좀 더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연락하고 지낸다고 생각하고, 계속 교류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양국의 문화발전을 위해 해야 한다. 역으로 이참에 중국 영화를 우리가 많이 봐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에 보낼 생각만 하는데, 이참에 가만있지만 말고 중국 콘텐츠들도 우리가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 그쪽 입장에선 역으로 보내니까 감정이 쌓이기만 한다. 중국 콘텐츠를 많이 보는 것이 나중을 위해 좋을 수 있다. 그렇게 우리가 계속 관심 있게 봐줘야지 감을 잊지 않고 많이 알게 된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해 그쪽에서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지금 이 시기에 중국 콘텐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 개봉한 한·중합작 영화 대부분이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ㄴ 작품이 재미가 없었다. 그뿐이다. 예를 들어, 한국영화를 100편 본다고 했을 때 재밌게 본 영화가 몇 편이 되는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확률을 보면 재미난 영화는 한 30% 정도 이내다. 한·중합작 영화를 1년에 100편이 만들어지진 않을 텐데, 10편만 놓고 확률로 계산하면 7편은 원래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 해가 운이 좋으면 1편만 재미가 없을 수도, 그 해가 운이 나쁘면 모두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 윤창업 문와쳐 대표가 '영화 온라인 제작·배급 전략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 문화뉴스 DB
 
한국에서도 100편 정도의 영화가 만들어져서 비슷한 반응이 나오는데, 잘 만든 영화의 수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중국에 가서 이야기한다. 한·중합작 영화가 100% 모두 성공하고,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하니 이런 문제가 나온다. 7작품이 실패하더라도 3작품 정도는 성공해야 하지만, 작년엔 거의 95%가 망했다. 이건 문제가 있긴 하다. 왜 재미가 없는지에 대한 여러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다.

폭스, 워너, 디즈니 등 다양한 할리우드 자본이 들어오고 있다.
ㄴ 어느 콘텐츠 업계이건 간에 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다 환영한다. 영화는 기술과 자본이 집약적인데, 대중문화예술 중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 그래서 자본 유입에 환영한다. 그러나 그것이 다양한 장르를 만드는 데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할리우드 자본이라고 해서 한국에서 다양한 장르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뭔가 집중해서 투자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비전과는 다른 것 같다. 좋은 감독을 키우거나, 성공한 로컬 영화를 외국 직배사가 가져가려는 전략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SF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선도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의 포부를 들려 달라.
ㄴ 원래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면 늘 수상 소감으로 해야지 하는 게 있다. 영화인들이라면 한 번은 꼭 같이 일해보고 싶은 좋은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지금 하나를 덧붙이면 네 가지 비전을 잘하려고 만든 전초 기지로 '문와쳐'를 만들었다. 방금 말한 비전을 같이 공유하고, 그런 비전을 선택해준 많은 분이 있으면 좋겠고, 그 비전을 잘 이뤄내는 제작자가 됐으면 좋겠다.
 
양미르·석재현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