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석재현 기자] [문화 人] 우주비행사 꿈꾼 소년, 영화인 되다…'문와쳐' 윤창업 대표 ① 에서 이어집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인식이 변화됐다고 콘퍼런스 당시 이야기했다. 대중이 느끼는 인식과 현장에서 느끼는 인식은 분명 다를 것 같다.
ㄴ 아직 현장에서 영화를 찍는 동료 선·후배 대부분의 반 이상은 극장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가 극장을 빼고 생각하기에 모호하기 때문이다. 극장이 없어져 버리면, '영화는 무엇인가?'가 된다.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도 묻게 된다. 옛날은 차이가 크게 났다. 만드는 구조, 촬영 장비, 공정, 심지어 출연하는 배우도 달랐다.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이 합쳐졌고, 교차가 된다. 드라마도 길고, 영화도 짧아지고 있다. 드라마는 집에서 보고,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으로만 정체성이 설명된다.  
 
그런 개념조차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니,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하지만 그러기엔 영화라는 매체의 입지가 좁아지게 되고, '우물 안 개구리'만 되고 만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영화가 점점 올드 미디어로, 힘없는 매체가 되길 바라진 않았다. 나는 거꾸로 영화를 확장하려는 노력했다. TV 영화도 영화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게 방송이지, 무슨 영화냐"고 하는데, "이것도 영화야"라고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영화 영역이 더 넓어지고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기존 영화 시스템이 생존할 수 있다고 본다.
 
영화뿐 아니라 다른 매체와 시너지를 내서 윈윈하면 된다. '다른 매체가 괜히 내 영역을 뺏는다'거나, '영화가 잘난 체 해서, 내 영역을 뺏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영화의 정의를 한정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가 들어와서 오히려 다른 매체가 받아주는 시선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주목받지 않는 매체로 100원밖에 받지 못할 플랫폼을 영화라는 개념으로 1,000원 이상으로 올려주는 것이다.
 
   
▲ 윤창업 문와쳐 대표가 '영화 온라인 제작·배급 전략 콘퍼런스'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 문화뉴스 DB
 
이처럼 다행스럽게 콘텐츠를 하는 사람이 영화를 부러워하거나, 영화에서 많은 호감을 느끼고 있다. 궁극적으로 영화를 하고 싶거나,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건 감사한 일이다. 서로 윈윈하는 입장에서 해야 하는 관점이고, 거꾸로 이 플랫폼에서 좋은 경쟁력을 보여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극장 상영'의 미래는 저물어간다는 이야기인가?
ㄴ 이번 콘퍼런스를 앞두고 저희끼리 사전회의를 할 때, 그 이야기를 먼저 했었다. 극장이라는 자체의 소비 행태가 모바일과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영화가 살아남더라도 블록버스터만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큰 화면, 좋은 사운드는 홈시어터가 구축되면서, 좋은 헤드폰이 등장하면서 극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3D나 4D 영화도 만들고 있지만, 눈도 아프고, 어지러워서 장기적으론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영화관이라는 장소가 가지고 있는 효용성이 있다. 한국인의 극장 영화 관람 소비패턴은 '끼리끼리의 이벤트'가 주요하다. 특히 데이트가 1순위다. 여기에 주부들이 아이들과 남편을 보내고 나서 모인 후에 문화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조조라든지 오전 11시가 그렇다. 그리고 10대들도 수능이 끝나든, 시험이 끝나든 우르르 놀러 가서 영화를 보는 경우가 있다. 가족이 명절에 모여서, 대화하기에 서먹서먹하고 고스톱을 하기엔 그렇고 해서 영화를 보러 가는 경우도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끼리끼리 같이 웃고, 울고, 팝콘을 먹어가면서 즐기는 전체가 하나의 데이트다. 이것이 한국에서 영화관 소비가 많은 이유다. 극장 문화가 이렇게 존재한다면, 그 문화 아래에서 영화 콘텐츠는 살아남는다. 블록버스터는 이런 모든 예시에 들어가지 않는다. 돈이 많이 들어간 영화가 아니더라도, 관람하는 관객의 수요에 맞춰 영화는 상영될 것이다.
 
   
▲ 윤창업 문와쳐 대표가 '영화 온라인 제작·배급 전략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 문화뉴스 DB
 
영화의 큰 위기는 극장 매출이 영화 전체 수입의 80%인 상황에서, 극장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 '데이트 문화'를 무너뜨리는 것은 흔히 이야기하는 모바일 게임이나 온라인 플랫폼뿐 만이 아니다. 이 '데이트 문화'의 패턴을 대치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극장은 힘을 잃고, 영화는 무너지게 된다. 물론 온라인 매체가 잘 된다고, 영화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으로 접속한 후에 채팅하면서 보는 서비스가 있다. 그것을 잘 봐야 한다. 극장의 효용 가치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 점이 고민스럽다.

지난해 웹무비 '특근'이 만들어졌다. 작품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ㄴ 먼저 '문와쳐'를 만든 4가지 비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가족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보면 대부분이 가족 콘텐츠다. 가족 콘텐츠는 만들고 나서 그 의미도 크다. 두 번째는 영화의 확장을 위해 다른 다양한 매체인 웹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세 번째는 한국 시장만이 아니라 외국 시장, 한국 관객뿐 아니라 여러 관객 지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블라인드'를 예로 들면, 중국판을 만들었고, 일본판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네 번째가 장르의 확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하지 않는 장르가 SF, 판타지다. 그걸 확장하려고 했다. 그 장르의 작품을 외국 영화로만 보는데, 한국도 판타지 장르를 해야 한다. 기술력이 많이 들어가는 장르다. 그러나 앞으로 디지털 시대에서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의 입지가 좁아진다면, 그나마 살아남는 것이 기술의 영화다. 할리우드를 시작으로, 일본, 중국도 발전 중인데 한국은 너무 안 한다 싶었다.
 
우리 회사 '문와쳐'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원숭이 이름이다. 다른 원숭이들은 추워서 동굴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달을 보던 한 원숭이가 등장한다. 달을 보면 떡이 나오나, 밥이 나오나 생각하겠지만, 그 원숭이는 뼈다귀로 도구를 사용하고, 인류 발전의 시작을 알렸다. 나는 천문 동아리를 오래 해서, 우리나라 최초로 달을 밟는 사람이 꿈인 소년이었다. 지금은 달을 가는 우주 비행선을 담는 중년 영화인이 되어간다. (웃음)
 
   
▲ 웹무비 '특근'의 한 장면.
 
웹무비로 만들어진 '특근'은 각각의 플랫폼에서 어떻게 전개하려 하나?
ㄴ '특근'은 영화를 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선공개했던 웹툰의 장점은 다른 매체들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어간다. 또한, 웹툰이 비주얼적 요소가 주류이기에 영화로 보여주는 데 있어 콘티나 디자인 등 참고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웹툰을 통해 더 많은 스토리텔링도 가능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품을 수 있었다. 영화로 진입하기 전 가장 큰 시험대가 웹무비인데, 나는 이 웹무비를 파일럿 영화로 생각한다. 그 성격을 잘 살려내려고 했고, 제작자, 투자자, 관객들의 검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요소를 주안점으로 하여 담았다.

'특근'이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지 않았다면, '프로젝트'가 가능했을까?
ㄴ '특근'의 최종 목표는 영화관 상영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은 수익을 창출보다 파일럿 영화가 극장에서도 상영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었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했다.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는데, 내가 말하는 소기의 목적이라 함은 극장용 영화를 더 관심 있게끔 만들고 영화 쪽으로 연결해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영화 투자배급사들의 관심을 받는 것도 목적이어서 이것도 달성했다. 제작비 회수는 다 하지 않았다. 이 준비과정에서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단 오히려 무료로 배포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투자사에게 웹무비 '특근'의 판권 수익을 다 넘기는 대신 향후 만들 영화, 드라마 등 모든 저작권을 내가 가지고 왔다. 해당 기업이 안됐더라면 다른 곳에 접근했을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PPL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양미르·석재현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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