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8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있는 CGV 왕십리에서 영화 '만담강호'(감독 오인용)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인 '만담강호'는 강호 무림 세계, 무술 실력보다 '말빨'이 무기인 어설픈 고수들이 한 권의 절세무공 비급을 쟁취하기 위해 벌이는 대결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신 연예인지옥', '중년탐정 김정일' 등 웹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창작집단 '오인용'의 작품이다.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생각을 묻자 오인용의 정지혁 감독은 "오인용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당시에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아주 활성화되어 있었다"며 "어느 순간 사장이 되었다. 저희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위한 작업보다 우리가 보고 싶은 작품을 만들자는 데서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적 비전이랄 것이 없어서, 사장되었을 때도 달리 방도가 없었다. '좀바라TV'에서 웹 애니메이션을 함께 부활시켜보자고 했고, 장석조 감독이 '만담강호'를 하겠다고 선언을 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지혁 감독은 "10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작업을 했다"며 "그 당시에 엔딩 먼저 정하고 시작한 콘텐츠이다. 전성기 당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 배급을 하겠다는 회사들은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았던 시기였다. 야심 차게 준비해 전화번호 두께만 한 자료를 들고 많은 분을 만났지만, 한계가 있었다. '장편을 만들어 본 적이 없으니 투자할 수 없다'라는 대답도 수차례 들었다"고 회상했다.
 
정지혁 감독은 "비록 연재본을 엮어서 극장판 개봉을 하게 되었지만, 우리의 목표를 향해 한발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시작을 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후배들이 웹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하면 지금이 '적기'라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활발하게 활동할 당시에는 '유튜브' 채널이 없어서, 홈페이지의 서버 유지비로 대부분의 수입을 쏟아부었다. 오늘날에는 환경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시작해도 좋을 거로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오인용의 장석조 감독도 "오인용을 스물여섯에 시작했다"며 "이십 대 감독이 되어보고자 고군분투했다. 올해 마흔 살이 됐다. 예상치도 못하게 극장판 개봉이라는 기회를 얻었다. 적은 상영관일지언정 만족스러운 결과다. 후배들을 위해서 길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가는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다. 성공해야만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