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운더 강백호, 홈런타자 이재원 '대들보 역할'

▲ 고척 스카이돔 개장 첫 홈런을 기록했던 경험이 있는 '올라운더' 강백호의 별명은 '야구 천재'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3월은 학생들에게 늘 '시작'을 알리는 달이다. 초, 중, 고교를 비롯하여 대학교까지 3월 2일이면 학기가 시작된다. 학생들은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등교하기 마련이다. 이는 고교 야구돌(야구+아이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전반기 주말리그도, 그 전에 열리는 각종 친선전도 3월에 열린다. 개학과 동시에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연습하는 패턴이 시작된 셈이다.

그러한 주말리그의 '예행 연습'으로 진행되는 친선 대회가 바로 '전국 명문고 야구 열전(파이낸셜 뉴스 주관)'이다. 부산 구덕야구장 철거 전 열리는 마지막 대회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 대회에는 총 8개 학교가 참가한 바 있다. 박신지로 대표되는 경기고, 최민준-한동희의 경남고, 박주홍-김우종의 광주제일고, 배지환과 신효승 등이 버티고 있는 경북고, 김시훈-공인욱의 마산고, 이원빈의 부산고, 성시헌-최상민의 북일고를 비롯하여 야구천재 강백호와 거포 이재원이 버티는 서울고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이 대회에서 서울고가 난타전 끝에 지난해 우승팀 경남고를 제압하며, 제4회 대회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투-타에서 적지 않은 인재들이 빠져나가면서 우승 후보로는 다소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았지만, 서울고는 이러한 평가를 화끈한 방망이로 회답하면서 주말리그를 앞두고 산뜻한 출발을 선보였다.

우리 학교 야구부 탐방, 서울고등학교 편

결승전 최종 스코어 10-7에서 보듯, 결승전에서 만난 서울고나 경남고 모두 화끈한 방망이 실력을 선보였다. 아직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의 컨디션이 100% 올라 오지 않은 문제도 있었지만, 그만큼 믿을 만한 전국구 수준의 타자들이 많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었다. 그러한 선수들을 제대로 조합한 서울고 유정민 감독의 용병술이 잘 먹혀 든 결과가 우승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사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울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요 선수들의 졸업으로 전력 공백을 피할 수 없었다. 선발 투수 이찬혁도 없고, 안방 마님 '리틀 양의지' 장석원도 없다. 타선에서 요긴한 활약을 펼친 외야수 최동현과 내야수 고만영도 모두 졸업하고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정민 감독의 가장 큰 숙제는 투수와 포수, 그리고 졸업생들의 공백을 메울 만한 인재들의 발굴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추계리그를 시작으로 유정민 감독의 실험은 시작됐고, 시즌을 앞두고 비로소 서울고 색체에 맞는 전력이 갖춰졌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고교 농구부의 대들보로 흔히 거론되는 이는 센터 채치수다. 이와 마찬가지로 서울고 야구부의 대들보는 단연 3학년 '야구천재' 강백호(18)다. 투수로는 150km를 상회하는 속구를 던지며, 타자로서도 홈런 타자다운 위용을 선보이며 1학년 때부터 중용됐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야구 천재의 주 포지션이 포수라는 점이다. 타자로 나서다가 경기 후반부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는 그의 모습을 올해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서울고 거포 이재원의 스카우팅 리포트. 지난해부터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유망주였다. 사진ⓒ김현희 기자

강백호와 더불어 중심 타선을 책임질 선수로 내야수 이재원(18)도 있다. 지난해에는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되면서 홈런포를 가동한 경험이 있다. 힘이 좋다는 점에서 '리틀 이재원(SK)'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유망주다. 지난해 추계리그에서는 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부상 회복 이후 다시 나선 이번 우수고교 초청전에서는 홈런포를 마음껏 가동하면서 MVP에 선정,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 보였다. 주 포지션은 내야수며, 용마고 오영수, 경남고 한동희 등과 함께 올 시즌 거포 내야수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

'포스트 이찬혁'으로는 2학년 투수 두 명이 대기중이다. 140km 중반대의 빠른 볼을 자랑하는 최현일과 세계 청소년 대회 대표팀으로도 뽑힌 바 있는 이교훈이 그 주인공이다. 둘 모두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두 명의 투수가 선발로 제 몫을 다 하면, 마무리 투수로 강백호가 경기를 마무리짓는 구조가 잡혀질 수 있다.

이렇듯 기존 인재가 빠져 나가면, 그를 갈음할 만한 '동생'들이 나타나는 곳이 바로 고교야구의 세계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전력을 정비한 얼굴들이 등장할 이번 시즌 서울고 야구부를 기대해 볼 만하다. 특히, 이번 시즌 서울권 전력이 상당히 좋은 만큼, 그러한 강호들 사이에서 서울고가 주말리그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을 듯하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 사령탑 소개 : 유정민 감독

전임 김병효 감독의 후임으로 2015년부터 모교 서울고 야구부를 이끌었다. 서울고-영남대를 졸업하였으며,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은퇴 이후 약 10년간 성동초등학교 감독으로 부임했으며, 초등학교 감독 역임 이후 모교 서울고에서 1년간 코치로 근무했다. 모교 코치를 그만 둔 이후에는 인도에서 잠시 선교 활동을 했고, 다시 국내에 돌아 온 이후에는 울산공고 코치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이후 다시 모교의 부름을 받고 감독으로 서울고에 복귀했다.

오랜 기간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를 역임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뒀다. 특히, 아마야구계의 대표적인 '덕장'으로 불리기에, 졸업 이후에도 많은 제자들이 유 감독을 찾는다. 신일고 졸업 후 텍사스에서 활약하다 올해 신인으로 SK 마운드에 합류하는 남윤성(개명 전 남윤희)이 성동초 시절 유정민 감독의 제자였다. 모교 부임 이후에는 주효상(넥센), 최원준(KIA), 김태오(kt), 임석진(SK), 이찬혁(LG)의 프로행을 돕기도 했다. 부임 3년째인 올해에는 올라운더 강백호와 올라운더 이재원, 그리고 2학년 투수 듀오를 바탕으로 2017 고교야구 정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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