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참여예술가 대상 성희롱 예방교육 진행

   
7일 오후 서울시 중구에 있는 남산예술센터에서 '2017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소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 문화뉴스 DB

[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남산예술센터가 2017 시즌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협력극단 및 극장의 모든 스태프를 대상으로 삼는 성희롱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남산예술센터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를 "제작현장에서의 관련 사례들을 수집하며 성희롱에 해당하는 언행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며 "연극계 현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예절 매뉴얼을 만드는 게 목표다.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킬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작년 한 해, SNS를 통해 '예술계 성폭력'이라는 단어가 문화계 전반의 큰 화두가 됐지만, 정작 '연극계 성폭력'에 관한 이야기는 대두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연극계 성폭력 문제는 피해 사례 발언뿐 아니라, 관련 발언 자체가 침묵 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연극계 한 관계자는 '피해자의 발언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현장 분위기가 원인'이라 전했다. 연극은 작업 특성상 집단 작업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예술 영역이다. 개인 작업도 아닐뿐더러, 프로젝트가 끝난 직후 프로덕션을 해체하는 시스템이 아닌, 오랜 기간 함께 하는 지속적 집단 작업으로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상업적 이득보다는 창작진들 간의 긴밀한 관계를 중시하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 문화뉴스 DB

공공극장 최초로 시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올 시즌 동안 약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첫 프로그램은 9일 오전 10시부터 약 100분간 남산예술센터서 진행되며,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의 강연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남산예술센터는 지난 해 '남산아고라'를 통해 여성혐오를 주제로 한 '페미그라운드-여기도 저기도 히익 거기도?' 라는 관객참여형 공연을 올린 바 있다. 또한 '변칙판타지'를 통해 성 소수자들의 발언을 무대 위로 과감히 내놓은 바 있다. 올해는 오는 4월 구자혜 연출가의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로 지난해 수면 위로 떠오른 예술계 성폭력 문제를 무대 위로 소환한다. 공연은 가해자의 사과와 변명, 자기방어뿐만 아니라 이를 정당화하고 사건화시키지 않는 제도의 묵인을 조명한다. 성폭력 사례 공론화 과정에서 제외됐던 연극계에 자성적 계기를 마련할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이 문제들은 국내 정치적 큰 이슈에 의해 많이 묻혔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문제는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며 "'거사를 앞두고 그런 일들을 얘기하는 게 맞냐'고 물을 수 있지만, 세상의 문제는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데, 그 동안 우리 주변에는 문제의 경중을 따지다가 해결하지 못하고 묻힌 문제들이 너무 많을 거라 생각했다"고 전한 바 있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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