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아직 미완성인 공연의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무대인 '서치 라이트(SEARCH WRIGHT) 2017'를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선보인다.

'서치 라이트'는 남산예술센터가 올해 새롭게 진행한 공모로, 작품의 아이디어를 찾는 리서치부터 리딩과 무대화 과정에 이르기까지 창작의 전 단계를 수용한다. 이는 완성 작품이 있어야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존의 공모와는 달리 신작을 준비하는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3주 동안 진행했으며, 총 90여 개 중 최종 8편을 선정하고 극장이 기획한 무대를 1편 추가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공연이 완성되기 전에 관객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낭독공연 4편, 미완의 아이디어를 리서치와 토론을 통해 발전시키는 회의테이블 3편, 극장 매커니즘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는 비(非)연극 무대 2편 등 9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작가의 상상력에 관객들이 동참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낭독공연 '환상 속의 그대'(정진새 작/연출, 14일) ▲웨일즈 국립극장의 'Big Democracy Project' 스터디를 통한 공공극장의 역할 탐구 'Big Democracy Project'(사이먼 코츠(Head of Creative Development), 15일)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폭로하는 공개토론 '마지막 황군'(강훈구 작/연출, 16일) ▲ 가을에 정식 공연을 앞두고 작품의 역사적 공감대를 확인하는 낭독공연 '두 번째 시간'(이보람 작/백석현 연출, 17일) ▲원작 '곰의 아내'(고선웅 각색/연출'와 전혀 다른 해석과 결말을 확인할 수 있는 낭독공연 '처의 감각'(고연옥 작/김정 연출, 21일) ▲안무가로 더 알려진 연출가의 극장 사용법 쇼케이스 '데우스 엑스 마키나 인 남산'(정세영 연출, 22일) ▲극장을 새로운 시선으로 측정하려는 작가의 리서치 발표 'Turn leap: 극장을 측정하는 작가들'(리서치 장현준, 차지량, 22일) ▲제18회 서울변방연극제 개막공연의 키워드를 찾기 위한 렉처 퍼포먼스 '25시-극장전'(서울변방연극제, 23일) ▲한국 공연을 준비하며 일본 작가가 그려낸 조선 시대를 검토하고 인물을 재해석하는 낭독공연 '소에츠-한반도의 하얀 태양'(오사다 이쿠에 작/김재엽 연출, 이홍이 번역, 24일)이 이어진다.

눈에 띠는 것은 '처의 감각'이다. '처의 감각'은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곰의 아내'의 원작으로, 지난 해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무대적 언어에 주목했다. 이번 공연은 이전 공연과는 다른 해석과 결말을 갖고 있는 원작 자체에 주목한다.

또한 제18회 서울변방연극제(예술감독 이경성)의 개막작 '25시-극장전'을 준비하는 렉처 퍼포먼스는 한 시간을 부여받게 될 '누군가'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 '누군가' '한 시간을' '자신만의 형식으로' 이어나갈 예정인 25시간 릴레이 퍼포먼스에 관한 사전 작업이다.

 

   
소에츠 일본 공연 포스터 ⓒ 남산예술센터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여성작가 오사다 이쿠에의 신작 '소에츠-한반도의 하얀 태양-'은 한국과 일본 배우들에 의해 공연된다. 민예연구가 야나기 무네요시의 삶을 다룬 이 작품은 총 2시간 40분의 공연 중에서 주요한 두 개의 장을 선보이고, 이어지는 토론을 통해 한국인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이고 작품을 보다 풍성하게 만든다.

극장의 발전방향을 탐색하기 위한 무대도 기획됐다. 영국 웨일즈 국립극장의 'Big Democracy Project' 스터디 및 공개토론이다. 2014년부터 진행해 온 이 프로젝트는 예술이 민주주의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우리가 원하는 웨일즈'를 주제로 공연을 만든다.

남산예술센터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로 "극장의 역할을 확장하고 공공성을 회복하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무대에서는 웨일즈 국립극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이먼 코츠(Simon Coates, Head of Creative Development)와의 토론도 준비돼 있다.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는 테이블이나 메모장과 같은 내밀한 곳에서 시작돼 정식 공연으로 선보이기 전까지 대중과 만나기 어려웠다"며 "남산예술센터는 이런 내밀한 아이디어에 서치라이트를 비추고 예술가, 극장, 관객과 기획자가 모두 공유하면서 작품을 다각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치 라이트 2017'에 참여하는 공연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www.nsartscenter.or.kr)를 통해서 무료로 예매할 수 있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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