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창작 확장 프로젝트 쇼케이스

   
'서울 국악프로젝트 LIFE'

[문화뉴스] 기술의 발전은 예술의 영역을 새롭게 확장시켜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가 공연예술 창작의 한계성을 기술로 확장시키고자 '공연예술 창작 확장 프로젝트 쇼케이스'를 지난 28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개최했다.

문예위는 예술과 기술 간의 실질적인 교류의 장을 만들고자 '2016 공연예술 창작 확장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예술단체에게는 프로젝트의 구현을 위한 창작지원금과 제반의 제작 환경을 제공해 창작활동을 적극 지원된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에는 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된 4개의 예술단체가 2개월간의 창작 지원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타임루퍼'의 CEO 예지트 예지터가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첫 순서로 '타임루퍼(Timelooper)' CEO 예지트 예지터(Yigit Yigiter)의 강연 'VR을 통한 문화유산 시간 여행'이 진행됐다.

타임루퍼서 이미 제작된 VR을 통해 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건축되던 시기의 뉴욕 시내, 미국 대공황이 시작됐던 1929년 Black Tuesday의 일정 순간 등을 보여줬다. 카메라는 고정시키고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방식, 혹은 특정 시간에 멈춘 상태서 카메라만 움직이는 기법, 한 도시의 수백 년 역사를 상징적인 콘텐츠로 구성하는 방식 등을 소개하며 VR과 공연예술이 어떻게 결합돼야 보다 창의적인 작품들을 생산할 수 있을지 팁을 소개했다.

이날 강연에서 예지터 대표는 "가상현실에서는 무대와 객석 간의 경계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무대가 존재하지 않는 동시에, 어느 곳이든 무대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였던 물리적 규칙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보통 '돼지는 날지 못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상현실에서는 가능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고 말했다.

이들이 제시한 가상현실 공연예술은 무대의 경계 뿐 아니라, 기존 관객의 역할 경계도 허물어뜨렸다. 기술을 통해 관객 자체가 중요한 역할, 곧 스토리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지터 대표는 "많은 이들이 가상현실을 아직 IT 분야의 것으로 느끼곤 한다. 우리(타임루퍼)는 우리 스스로를 '스토리텔러'로 규정한다. 가상현실 덕분에 스토리텔링 기술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모색하게 됐다"고 전했다.

 

   
'원형에 대한 생각-몸틀'

이후 지난 해 12월 사업 공모에서 선정된 4개의 예술단체가 창작 과정의 결실을 보여주는 공연을 진행했다.

첫 번째 팀은 '서울 국악프로젝트 LIFE'다. 국악 무대에 미디어 아트를 결합시켜 현장의 생생한 음악이 스크린을 통해 시각적으로 반응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이들은 서울 시내의 영상을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서른 아리랑' 무대에 이어, 현악기와 타악기의 조합으로 새로운 악기를 선보였다. 또한 실제 오토바이를 무대에 등장시켜 엔진소리와 타악기를 통해 리드미컬한 음악과 함께 실황 공연이 스크린으로 비춰지는 종합 공연물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무대는 '원형에 대한 생각-몸틀'이다. 안무가 김보라를 주축으로 실험적인 작업을 주도해온 그룹 '아트프로젝트보라'의 작품이다. 예술(현대무용)에 과학(로봇)을 결합하는 시도를 선보였는데, 단순한 로봇이 아닌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현대무용과의 결합을 이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우리는 같은 영상에 두 번 발을 담굴 수 없다'

이어 '우리는 같은 영상에 두 번 발을 담굴 수 없다'가 공연됐다. 공연 스펙트럼 확장을 위해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온 '(주)애드칸'은 무용의 원초적인 움직임에 스크린과 타임랩스 영상이라는 첨단기술을 접목시켰다. 거대한 스크린 속 빠르게 흘러가는 영상과 시간을 역행하는 듯 느리게 변주된 움직임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공간과 시간의 확장을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데카당스시스템 Decadence-system'의 무대가 이어졌다. 안무가 조형준과 건축가 손민선의 협업으로 결성된 '뭎[mu:p]'은 현대무용과 건축에 미디어 아트를 결합시켜 퍼포먼스를 구성했다. 공연 관계자는 "'데카당스시스템 Decadence-system'은 장소와 존재에 대한 작업으로, 공간의 형태 변화에 따라 적용되는 미디어 맵핑을 통해 한정된 공간을 가상의 공간까지 확장시킨다"고 소개했다.

 

   
'데카당스시스템'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드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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