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고에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같은 메시지가 없는 이유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이동화 skyscout@mhns.co.kr 
前 이월삼십일일 카피라이터
現 퍼틸레인 카피라이터
'순진한 프로패셔널'을 꿈꾸는 광고인
[문화뉴스] 약 15년 전. 대한민국을 강타한 광고 캠페인 하나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카피로 기억되는 현대카드의 그 광고. 이 광고가 나온지 벌써 15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 뒤의 당신은, 어딘가로 떠나고 있나요?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바다 넘어 저~ 멀리, 미국과 핀란드에서도 이런 광고가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 미국 Flights.com의 'Don't skip the trip'
 
 
 

 ▲ 핀란드 Tjäreborg의 'Down the Rabbit Hole'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요즘 들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와 같은 광고를 본 적 있나요? 제 기억엔 없는 것 같습니다. 해외에선 이런 광고가 잘만 나오고 있는데, 여전히 쉬지 못하는 대한민국에서, 왜 이런 메시지의 광고가 나오지 않고 있을까.
 
'광고는 시대를 반영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광고에는 그 시대의 사회적 이슈나 사람들의 생각 등이 잘 반영되어 있고, 광고를 보면 해당 시대의 이슈와 생각을 알 수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최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와 같은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이유. 결국 광고의 한계와, 현실에 지친 현실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15년 전 우리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마 대부분은 시간 때문에 돈 때문에 쉽게 떠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이미 15년, 아니 그 이상 흘러왔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떠나라는 말에 시니컬해진 것이 아닐까요? 때문에 작금의 광고에서는 이런 말을 차마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오랜 시간, 소비자에게 '떠나라'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디 떠나고싶지 않아 안 떠나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지금의 메시지는 조금 달라야 할 것 같습니다.
 
'사장님! 나 좀 떠나게 해주세요!'처럼.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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