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전날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벌어진 사건은 오스카 역사상 최대 오점으로 기록될만한 것이었다.

오스카 작품상이 '문라이트'가 아닌 '라라 랜드'로 처음에 잘못 발표됐던 것은 '봉투 배달 사고' 때문으로 드러났다.

26일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관계자들은 작품상 발표자로 나선 원로배우 페이 더너웨이와 워런 비티에게 앞서 진행된 여우주연상 시상 봉투를 제공하는 실수를 범했다. 이 실수를 알 수가 없었던 페이 더너웨이와 워런 비티는 수상자 호명 전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작품상 수상작으로 '라라 랜드'를 호명했다. (※ 번복 후 비티는 봉투에 엠마 스톤의 이름과 '라라 랜드'가 적혀있었다고 해명했다.)

세 번째 수상소감 발표가 끝났을 때, 사회자 지미 키멜이 황급히 나서 수상작이 적힌 봉투를 보여주며 '문라이트'가 수상작이라고 정정 발표했다.

이 황당한 번복 해프닝과 어수선한 장내 분위기 속에서 뒤늦은 박수와 함께 '문라이트'의 제작진들은 무대에 올라왔다. 감독인 베리 젠킨스가 마이크 앞에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고, 사회자 지미 키멜은 전 세계 시청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미 키멜이 재빨리 시상식을 마무리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진 실수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문라이트'로 가야 할 스포트라이트는 빛이 바랬다.

시상식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지미 키멜이 그 자리에서 봉투를 꺼내 곧바로 번복을 할 것이 아니라, '라라랜드' 제작진에게 실수가 있었다고 정중하게 사과부터 한 후 모두 무대를 내려가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사 관계자나 광고주들에게는 빠른 수습이 더 좋은 해결책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작품상을 수상할 '문라이트' 제작진과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결국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 투표를 82년 동안 담당했던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6일 발표자에게 봉투를 잘못 전달해 수상작이 뒤바뀌었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미국 현지 언론의 27일 자 보도에 따르면 PwC는 "발표자들이 다른 부문의 엉뚱한 봉투를 잘못 전달받았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고,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뉴스 홍신익 인턴기자 tlslr2@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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