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포켓몬 덕후'가 직접 남기는 '포켓몬 GO' 후기

[문화뉴스] 어느덧 '포켓몬 GO'가 한국에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길지 않은 기간임에도 국내 이용자들의 후기는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실시간 후기가 올라오는 것을 볼 때마다, 필자를 웃도는 포켓몬 덕후들을 보는 것 같아서 그들을 존경을 표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작년 여름 '포켓몬 GO'를 출시할 때부터, 이 게임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 바로 "부익부 빈익빈 포켓스탑 분포도"다. 유동인구가 많거나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일수록 이들의 수요를 맞춰줄 포켓스탑이 많지만, 사람이 적은 동네에는 포켓스탑이 하나 있거나 심지어 없는 사태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같은 서울만 하더라도 강남이나 홍대, 이태원, 명동 같은 곳에 포켓스탑이 널려있지만, 서울 끝자락에 있는 동네는 오히려 시골 수준의 포켓스탑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다.

   
▲ ⓒ 포켓몬 인벤 23일 자정부터 포켓몬GO X 세븐일레븐, 롯데리아의 제휴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떴다.

이 치명적인 문제점에 불만이 생긴 사용자들이 많았는지, 그들의 성원(?)에 힘입어 나이언틱이 23일 자정을 기준으로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TGI 프라이데이스, 크리스피 도넛, 나뚜루 팝, 발라드샬롯, 더 푸드와 제휴를 맺어 이 영업점들이 포켓스탑이나 체육관으로 추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포켓스탑 빈부 격차를 뼈저리게 느꼈던 일부 사용자들에겐 희소식인 셈.

이 중에서 롯데리아는 포켓몬스터와 꽤 오래된 인연을 가지고 있었던 거로 알려졌다. 때는 포켓몬스터 TV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넘쳤던 1999년, 롯데리아는 포켓몬스터 체육관 뱃지를 이벤트 선물로 주면서 제휴를 맺었던 적이 있다.

   
▲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가 제휴를 맺으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포켓스탑이 얼마나 늘었는지 한 번 확인해보기로 했다.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역 근처에 도착했을 때, 포켓스탑 근처에 있는 포켓몬 위치를 알려주는 알림판에 제휴 맺은 업체들의 이미지가 보란 듯이 등장했다. 심지어 근처 롯데리아는 체육관으로 탄생했다. 건대 입구 롯데시네마 쪽은 포켓스탑이 두 배로 늘어났다. 다소 심심하게 분포되어있던 포켓스탑이었는데 2배로 늘어나니, 사용자들에게 있어 그저 천국이나 다름없어졌다. 사용자들의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양미르 기자만 하더라도 집 앞에 있는 세븐일레븐 덕에 몬스터볼 공급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하지만 하루에 꾸준히 몇 시간씩 투자하고 있음에도 레벨은 여전히 필자보다 낮다는 게 크나큰 함정). 필자가 사는 동네에는 세븐일레븐이나 롯데리아, 엔제리너스가 거의 없어 혜택을 거의 못 보고 있다.

   
▲ 건대입구 롯데시네마 1층에 위치하고 있는 "흔한 포켓몬GO 제휴되는 세븐일레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폐점된 세븐일레븐이 포켓스탑으로 지정되어 있거나, 실제 운영 중인 세븐일레븐에 포켓스탑이 간혹 없다는 인증도 올라오는 걸 봐서 아직 100% 포켓스탑이 설치된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다른 제휴업체 중 일부도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듯하다).

이 제휴 덕에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몇몇 지역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가 자리잡고 있는 잠실역 부근이다. 잠실역 주변만 하더라도 2~30개 넘는 포켓스탑이 있었는데, 이번 제휴 덕에 포켓스탑이 몇 배로 증가하여 포켓스탑 밀집구역이 되었다는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 미국의 경우, 스타벅스와 제휴를 맺어 단순 포켓스탑 제공을 넘어 다양한 제품 또한 제공하며 덕후들을 붙잡고 있다.

물론 '포켓몬 GO'가 이런 제휴를 맺은 게 한국만 처음은 아니다. 가장 먼저 출시했던 미국의 경우, '포켓몬 GO'가 세계적인 커피 프렌차이즈인 스타벅스와 제휴를 맺었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포켓스탑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일명 '포켓몬 GO 프라푸치노'라는 메뉴를 만들어서 지난해 11월부터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Valor', 'Mystic', 'Instinct' 3개의 팀별로 컵까지 새겨서 판매하고 있다. 이왕 제휴해주는 거 미국 스타벅스처럼 국내 업체들도 이 정도만 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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