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걸 온 더 트레인'은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열차,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같은 풍경을 쳐다보는 '레이첼(에밀리 블런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레이첼' 이외에 '애나(레베카 퍼거슨)'나 '메건(헤일리 베넷)', 어쩌면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같은 이야기라고 봐야 할 것이다.

'메건'의 실종사건을 통해, '걸 온 더 트레인'은 스릴러를 가장하면서 미국판 '미씽'처럼 '레이첼'과 '메건'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여성들이 남성으로부터 겪고 있는 폭력과 고통을 드러내어 여성들의 공감대를 끌어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한 뉴욕 센트럴 파크에 있는 3명의 여성 동상이 이 영화의 상징성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초중반에 이것저것 스릴러처럼 시도했다가 너무나도 단편적으로 정리하려고 했던 게 아쉽다. 축구로 비유했을 때, 티키타카로 화려한 패싱과 점유율 축구를 선보이다가 너무 지지부진하니 결정적인 철퇴 한 방으로 결승골을 집어넣었다고 해야 할까?

다소 아쉬운 연출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해외에서 주목받았던 건, 에밀리 블런트의 알콜중독자 연기가 영화의 버팀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가스라이팅 연기는 이 영화의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다.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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