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관객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뮤지컬 '넌센스2'가 16일부터 3월 5일까지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넌센스 시리즈 중에서 가장 2017년의 한국과 닮아있는 작품이다. 관객이 이해할 수 없었던 원작의 문화를 최대한 거둬내고 도깨비나 국정농단과 같은 이슈들을 섞어 한국 관객이 쉽게 웃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피아노나 건반, 바이올린, 비올라 등을 사용한 단조로운 편곡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경쾌한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하고 기존에 없던 랩 파트를 추가하며 현재의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넌센스2'를 통해 연출에 도전한 박해미도 "공연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고 싶었다"며, "이전 공연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완전히 거둬내고 새롭게 탄생시켰다"고 새로워진 넌센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무대에서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는 개그우먼 조혜련은 "정말 매력적인 종합예술이다"고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있는 '넌센스2'를 소개했다.

   
 

실제로 공연에는 발레, 롤러스케이트, 성대모사, 복화술 등의 다양한 묘기들이 등장한다. 한 편의 서커스 같은 무대를 위해서 예원은 복화술 레슨을 듣고 송주희는 방송국에서 롤러스케이트를 연습했다. 아름다운 하모니와 함께 제공되는 다양한 볼거리가 '넌센스2'의 매력이다.

호보켄 음악회 무대를 빌려 감사 콘서트를 열려던 다섯 수녀가 기억을 잃은 엠네지아 수녀를 데려가려는 프란체스코회 수녀들에게 맞서 컨츄리 콘테스트 상금을 채워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넌센스2'는 박해미를 비롯해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다.

원장 수녀 '메리 레지나' 역에 박해미, '허버트' 수녀 역에 김나윤과 이미쉘, '로버트 앤' 수녀 역에 조혜련과 박슬기, 기억을 잃은 '엠네지아' 수녀 역에 최윤정과 예원, 발레리나 수녀 '메리 레오' 역에 송주희, 윤나영, 하리, 신부/래퍼/멀티 역으로 치지, 희도, B.nish가 출연한다.

뮤지컬 전문이 아닌 배우들이 많았지만,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10곡 가량의 하이라이트는 기대 이상이었다. 박해미 연출이 자신했듯 '원하는 조합'이란 느낌이었다.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풍부한 가창력이 필요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잘 나뉘어진 느낌이었다.

다만, 드라마가 제거된 쇼에 집중된 하이라이트를 선보여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산만하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로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으며 잔실수들도 눈에 띄어 아직은 만들어가는 과정이란 인상을 남겼다.

하이라이트 시연 이후 진행된 '넌센스2'의 질의응답에는 박해미, 김나윤, 이미쉘, 조혜련, 박슬기, 예원, 송주희, 윤나영, 치지가 참석했다.

   
▲ 좌측부터 예원, 이미쉘, 김나윤, 박해미, 조혜련, 박슬기, 송주희, 윤나영, 치지.

연출이자 배우로 작품에 임했는데 힘들지 않았나.

ㄴ 박해미: 정말 외롭고, 힘겨운 싸움이었다. 연출은 무대 밖에서 모든 장치를 조율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배우로 무대에 오르다 보니 답답한 점도 많았다. 한 가지만 제대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ㄴ 김나윤: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역할이라서 옆에서 보기에 너무 안쓰럽고 가슴이 아팠다. 거기다가 완벽하게 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서 더 괴로웠을 것이다. 연출자로서는 마음을 열 수 있게 유도해주시는 편안한 분이었다. 상담도 해주고, 많이 배려해줬다.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첫 연출 작품이라서 더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질 것 같다.

ㄴ 박해미: 내가 배우였다면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겠지만, 연출이기 때문에 서포트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각각의 독특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연출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했다. 어떻게 이 멤버를 아름답고 재밌는 캐릭터로 소화시킬까에 포커스를 두고, 항상 서포트 입장에서 이들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또한, 내 음악적인 감각을 살려서 연출하려고 노력했다. 원래는 랩이 없는 작품인데, 연출 과정에서 내가 추가했다. 공연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원작에 남아있던 일본적인 느낌도 전부 없앴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을 당시에는 일본에서 협찬을 받았기 때문에 무대 조명에 일본적인 느낌이 강했고, 기모노를 입은 수녀들이 있었다. 그런 점들이 너무 싫어서 완전히 걷어내고 새롭게 탄생시켰다. 그래서 나중에 공연에 대한 모든 화살이 나에게 온다고 해도 감당할 자신이 있다. 어떠한 비판도 내 뼈와 살이 되어줄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겠다.

   
 

어제는 프리뷰를 진행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ㄴ 박해미: 어제 진행한 프리뷰에서 실수가 너무 잦아서 마음이 아팠다. 어제가 최악의 날이라 생각을 하고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지는 '넌센스2'가 되겠다.

개그맨, 가수, 래퍼 등 배우들의 조합이 특이하다. 캐스팅 기준이 무엇인가?

ㄴ 박해미: 이 작품은 원래 개그적인 요소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변화에 초점을 두고 개그 코드를 최대한 살린 것이다. 그래서 개그를 잘 소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특히 쇼맨십이 강한 성격의 '로버트 앤' 역할은 개그맨을 우선적인 타겟으로 삼았다. '허버트' 역할에는 소울풍을 풍기는 사람이 최우선이었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노래를 소화할 수 있고 캐릭터 이미지에 부합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뒀다. 나는 지금 이 조화가 정말 사랑스럽다.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보니 약간 산만한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통 뮤지컬 관객이 보기에도 모호할 것 같은데 그에 관한 보완책이 있는지.

ㄴ 박해미: 타겟층이 불분명한 것이 우리 작품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소극장에서 8개월 정도 시험을 해 본 결과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이 다 좋아하셨다. 우리 모두가 관객이다. 대중의 마음에 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많은 분이 지금까지 사랑해주셨던 작품이기도 하고, 우리 스태프와 배우들 사이에도 믿음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랑스럽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뮤지컬 데뷔한 소감이 어떤가.

ㄴ 조혜련: 정말 떨린다. 옛날 '아나까나' 첫 음악방송 때 느낌이랑 비슷했다(웃음). 젊어진 것 같기도 하다. 어제 프리뷰 때는 관객 입장에서 지켜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한 달 동안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뮤지컬을 연습했는데 그마저도 행복했다. 앞으로 캐스팅 기회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들었다. 정말 매력적인 종합예술인 것 같다. 3월 5일 마지막 공연까지 모두가 감동하고 부둥켜 울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열심히 고쳐나가겠다.

   
 

역할을 표현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ㄴ 예원: 처음 '엠네지아' 역을 제의받았을 때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내 입으로 말해서 죄송하지만 해맑고 순수하고 단순하면서도 여린 모습이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엠네지아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연습하면서 선배와 동기들의 조언을 통해서 점점 더 완벽한 엠네지아가 된 것 같다.

복화술은 역할을 위해서 따로 배웠나.

ㄴ 예원: 각 수녀마다 솔로 파트가 있는데 엠네지아는 복화술로 솔로 무대를 채운다. 공연 전까지는 복화술을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직접 레슨도 받고 연습도 하면서 점점 실력이 늘었고, 주변의 조언도 많이 도움이 됐다. 복화술의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 내 인형을 만들어서 개인기라든지 특기로 가져가고 싶을 정도다.

   
 

치열한 경쟁 프로그램에서 많이 활약했는데 뮤지컬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ㄴ 이미쉘: 경쟁 많이 하는 삶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나는 유난히도 경연에 많이 참여했다. 항상 싸우고 이겨야 했던 경쟁과 달리 뮤지컬은 화합과 하모니가 중요한 것 같다. 합을 정말 잘 맞춰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면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ㄴ 박슬기: 원장 수녀 역할이 욕심나지만, 아직 내 실력으로는 힘들 것 같다. 아니면 '넌센스1' 때 맡았던 엠네지아 역할도 해보고 싶었다. 나도 복화술이 좀 된다(웃음).

   
 

헬로 비너스로 활동하며 뮤지컬을 준비했는데 멤버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ㄴ 송주희: 멤버들이 너무 기대 많이 하고 있다. 빨리 첫 공연을 보고 싶다고 난리다(웃음). 활동이 겹쳐서 연습실보다는 방송국에 많이 있었는데 멤버들이 각자 한 역할씩 맡아서 연습을 도와줬다.

ㄴ 박해미: 방송국에 많이 있었지만, 거기서 연습을 열심히 했다.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이 있었는데 롤러스케이트를 직접 방송국이나 행사장에 가져가서 연습해왔다.

ㄴ 송주희: 프로 롤러 스케이터에게 강습도 받았는데 실력이 늘지 않았다(웃음). 상암동 공터에서 두시간이나 배웠는데 실력이 그대로였다.

조연출이라는 칭호가 붙었다. 무대 뒤에서 어떤 노력을 했길래 이런 별칭이 붙은것인지.

ㄴ 윤나영: 연출님의 도와달라는 말에 그러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도 되고, 걱정도 많이 했다. 괜히 주제넘은 거 아닐까 하는 고민도 됐다. 그래도 PD나 스태프들이 도와주셔서 조연출로서 힘들진 않았다. 단지 연출님이 무대를 객관적으로 봐야 하는 상황에서만 원장 수녀역을 대신 연기했다.

ㄴ 조혜련: 뮤지컬 배우로서 많이 가르쳐 주고, 조연출 역할을 잘 해줬다. 윤나영은 23살인데 마치 40살 베테랑 배우 같았다. 우리를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ㄴ 윤나영: 멘탈이 자꾸 늙어가는 이유에 조연출을 담당했던 것도 포함되는 것 같다.

   
 

출연한 배우 중에 유일하게 청일점인데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떤지.

ㄴ 치지: 다 기가 센 선배님들이다(웃음). 나는 서포트 입장이고 뮤지컬이 처음이라서 많이 배우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원래 크리스피크런치라는 그룹에서 클럽 음악을 주로 다루는데 신부 복장으로 활동하니 정서도 정화된 기분이 들었다. 기회를 주신 박해미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수녀복을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꾼 특별한 이유가 있나.

ㄴ 박해미: 큰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20주년 맞이 변신이었다. 하얀색 수녀복이 훨씬 깔끔하고 새롭게 탄생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제로 카페에서 앉아 있다가 하얀 수녀복을 입은 분을 봤는데 더 깨끗해 보여서 좋았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봤으면 좋겠는지.

ㄴ 박해미: 다른 작품에 비해 유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힘든 현실을 다 함께 잊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은 사실 연출하기도 어렵고, 연기하기도 어렵다. 다만, 무대에서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글] 문화뉴스 박다율 인턴기자 1004@mhns.co.kr

[편집]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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