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지난해 1월 개봉한 이성민 주연의 영화 '로봇, 소리'를 기억하시나요?

 
10년 전 실종된 딸 '유주'(채수빈)를 찾아 헤매던 아버지 '해관'(이성민)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 '소리'(심은경 목소리)를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간다는 내용입니다. '해관'은 "미친 소리 같겠지만, 이 녀석이 제 딸을 찾아 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죠. 인간과 로봇의 우정과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는 순간은 기존 한국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소재로 다가왔죠. 
 
그러나 이 작품이 우리에게 기억될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2003년 2월 18일, 대구 중앙로에서 일어난 지하철 참사를 다룬 사실상 최초의 상업영화였기 때문입니다. 딸 '유주' 역시 참사의 피해자로 등장합니다. '로봇, 소리'는 개봉 당시 대구 지하철 참사에 대한 직접 묘사는 홍보에서 제외되기도 했습니다. 작품에서도 화재 당시를 재현한 장면을 최소화하며, 자극적인 연출을 자제하기도 했죠.
 
   
 
 
이호재 감독은 기자간담회 당시 "영화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인 대구 지하철 참사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슬프고 가슴 아픈 사건이지만, 우리들의 기억에서 살짝 잊혀 간다고 생각했다"며 "무언가를 잊지 못하는 존재와 잊는 것을 알지 못하는 존재가 만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오느냐는 고민이 스토리로 발전한 것 같다. 저와 이성민 씨 모두 딸을 가진 아빠의 입장이라 좀 더 몰입해서 작품에 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18일)로 참사가 일어난 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은 모두에게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무연고 희생자 6명이 '유주'처럼 가족을 찾고 있는 상황인데요.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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