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 코르뷔지에 포스터

[문화뉴스] 도시는 제 2의 자연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다. 그 공간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면 여러 그루의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하나하나의 건축물들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다. 르 코르뷔지에가 말한 행복한 도시와 건축에 대한 철학은 바로 많은 건축가들이 건축과 인간의 삶의 질을 연관 짓는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에게 가장 절실한 것 중 하나, 건축 이것은 행복한 사람들이 만들어 냈고, 행복한 사람들을 만들어 낸다. 행복한 도시에는 행복한 건축이 있다." – 르 코르뷔지에

   
 

스위스 태생인 르 코르뷔지에는 시계 장인이었던 스승의 권유를 받아 처음으로 건축 공부를 시작한다. 건축 설계소에서 돈을 벌며 20살에 첫 세계여행을 하는데 이 여행은 르 코르뷔지에가 후에 세계적인 건축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 첫 발판이 된다. 더 넓은 세계에서 공부를 하고 싶었던 그는 당시 온갖 재주꾼들이 모여든 파리로 거취를 옮겼고 그 곳에서 우연히 큐비즘 작가들을 만난다. 큐비즘(전통적인 표현 양식에서 벗어나 사물을 분해해 여러 측면을 동시에 묘사하는 방식)은 르 코르뷔지에게도 큰 영향을 줬지만 장식을 조금 더 배제한 이성적인 형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퓨리즘(순수주의)이라는 미술 운동을 창시한다. 퓨리즘은 불필요한 장식이나 과장된 표현을 거부하고 조형의 본질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자는 주장인데 이는 기능주의적 관점으로 상통하며 후에 그가 ‘건축 5원칙’을 세우는 기틀이 된다.

   
 

"치장을 없애고 본질에 충실해야 해. 그게 최고의 아름다움이고 최고의 품격이라네. 단순함은 본질이라네. 그걸 깨달아야 세상의 진실이 보인다네." – 르 코르뷔지에

그는 『에스프리 누보』에서 "주택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표현을 써서 예술가들로부터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가 비판받은 이유는 가족의 보금자리로 상징이 되는 집을 기계와 연관시켰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그는 빈틈없고 효율적이며 명상할 수 있는 건축이 인간을 위한 건축이라고 믿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모듈러(인간에게 최적의 편안함을 주는 최소의 공간)’라는 개념으로 정립되고 이는 1945년 전쟁 이후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규모의 공동주택이자 지금의 아파트의 시초가 된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지을 때 적용이 됨으로써 그가 말하는 ‘인간을 위한 건축’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이 보여주는 실용성에는 금욕주의가 물씬 묻어난다. 청교도적 문화 환경에서 자라난 그의 어린시절의 영향은 그의 전 생애에 걸친 건축물들에 잘 나타난다. 걸작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롱샹성당은 큐비즘과 금욕주의의 정수를 보여준다. 후에 그는 4평짜리 통나무 집에서 여생을 보내다 생을 마감하며 자신이 건축에 표현한 신념을 삶의 마지막까지 녹여낸다.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은 실용과 미학, 절제와 자유 사이에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것은 더 넓은 세계로 가고싶어했던 그의 젊은 시절의 열망과 화가로서 마음껏 표현하고 싶었던 자유와 건축가로서 사람들에게 실용성과 안락함을 주고 싶었던 현실적인 욕심 사이의 고민과 균형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다. ‘인간을 위한 건축’에 대한 생각은 시대마다, 건축가마다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르 코르뷔지에가 존재했던 시대에 그가 생각한 ‘인간적인 건축’을 들여다보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을 위한 건축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글] 문화뉴스 권혜림 아띠에터 linguestic@hotmail.com

[사진] 코바나컨텐츠, 문화뉴스 권혜림 아띠에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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