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소나기 괴물'을 피해 유랑하는 '소나기 마차 극단'

[문화뉴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소나기 괴물'을 피해 유랑하는 '소나기 마차 극단'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또 사람들을 구하려는 방법으로 연극을 택한다. 아니, 방법이라기보다는 믿음이다. 자신들이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소나기 괴물은 점점 그 힘을 잃고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처음 이 방법은 잘 통하는 듯하다. 이 우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유일한 희망처럼 보인다.
 
   
 
소나기 마차는 아무런 문제 없이, 끝없이 달려갈 것만 같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들의 이야기를 좋아할 수는 없다. 이야기가 힘을 잃자 소나기 괴물은 무섭게 마을을 덮친다. 그들은 마을을 서둘러 떠나지만 소나기는 그들의 발걸음보다 빠르게 그들을 덮친다. 단원들끼리의 갈등도 하나하나씩 드러난다. 단원들을 하나가 되게 하는 소나기 괴물도 점점 그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나는 소나기 그림자다
먹구름은 내 그림자요
빗방울은 내 침과 위액이다"
 
   
 
소나기 괴물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파멸시키는 재앙으로 등장한다. 그 세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그는 두려운 존재이다. 하지만 정말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이것일까. 그들의 것을 빼앗아가는 무서운 존재이지만 정말 그들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소나기 괴물일까. 그들은 평생 두려워했던 그 괴물이 아닌 다른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도 더는 그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다. 이야기의 행위만 기억할 뿐 본질은 사라진다.
 
   
 
진실을 마주하자. 진짜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소나기 괴물이 아니라 죽음이다. 소나기 괴물이 아닌 그로 인한 죽음이 두려운 것이다. 자신에게 엄청나게 커 보이는 두려움을 객관화한다. 그제야 이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내면의 진짜 두려움에 마주하게 된다. 두려움을 잊기 위해 단순히 즐거운 이야기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답을 발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들의 진짜 두려움을 죽음이라고 단정 지었을 뿐, 당신은 아닐 수도.
지금 당신을 두렵게 하는 그것은 소나기 괴물입니까 아니면 내면의 그 어떤 것입니까?
 
[글] 문화뉴스 맹승주 인턴기자 mmmkb1@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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