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귀복 학예원구관이 기록매체박물관을 설명하고 있다.

[문화뉴스] 국립중앙도서관의 또 다른 공간 '기록매체박물관'이 13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디지털 도서관 지하 3층에 920㎡ 규모로 전시, 체험, 교육 공간으로 탄생할 기록매체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디지털시대까지 이어져 온 기록 매체를 보여줄 예정이다.

인류 문명과 문화는 기록과 매체를 통해 가능하게 됐다. 기록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 기록 매체는 시대와 세대를 넘어 눈부신 기술로 유례없는 기억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그 옛날 아날로그부터 오늘날 끊임없이 접하는 디지털까지 제한 없이 기록매체박물관은 기록매체의 모든 것을 낱낱이 보여준다.

이에 국립중앙도서관 관장 박주환은 "국내 최초 기록 매체 박물관이 개관하게 된 것에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며, 개관 소감을 밝혔고, "각종 기록매체를 수집해서 기록 역사의 변천사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했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당부했다.

   
▲ 책 속의 얼굴, 이이남

기록매체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구조물은 '책속의 얼굴'이다. 최초의 슬라이스 LED 작품이자, 두상과 기록 매체 콘텐츠를 결합한 기록매체박물관의 랜드마크 '책속의 얼굴'은 '포스트 백남준'이라 불리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작품이다.

인간의 두상과 책의 펼쳐짐을 접목한 조형물 표면에 LED 소자를 부착해 입체 캔버스를 구현한 '책속의 얼굴'에 대해 이이남 작가는 "기록의 시간과 생각을 주제로 한 5개의 영상이 3분씩 돌아가며 재생된다"며, "기록을 통한 사고의 생명력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기록매체박물관의 전시공간은 총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 다룬 주제는 선사시대부터 언어·문자 시스템의 발전을 담은 '기록 매체, 문명을 깨우다'가 그 주인공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보존연구센터 학예연구관 이귀복은 "기록의 대량화는 종이와 인쇄술을 발달에서 시작됐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원전 7000~3500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구대 암각화부터, 통일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까지 하나하나 훑어가다 보면, 기록매체의 역사와 함께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또한, '옛날 인쇄 기술 체험'은 활자 틀을 이용해 직접 '훈민정음', '직지'를 인쇄하고 서시와 같은 시 엽서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생겨난 음향, 영상매체를 통해 인간은 새로운 기록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문자와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을 넘어 사진과 녹음, 녹화의 방식으로 기록했던 우리 역사의 증거물들은 '기록 매체, 세상을 담다'라는 주제로 만나볼 수 있다.

   
▲ 이귀복 학예원구관이 기록매체박물관을 설명하고 있다.

1934년 제작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무성 영화 '청춘의 십자로'도 만나볼 수 있다. 1938년 한국 최초 영화제였던, '조선일보 영화제'에서 '무성영화 베스트 10'에도 들었던 금강키네마사의 '청춘의 십자로'는 기록매체역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예술의 역사까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옆 체험장에 마련된 '추억의 타자기로 쓰는 편지 체험'은 그 옛날의 낭만까지도 모두 느껴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알테어 8800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컴퓨터 애플 파워맥 G4 큐브. 오늘날 우리가 쓰는 컴퓨터의 탄생과 발전과 컴퓨터 저장 매체의 변천, 재생기의 발전까지 모두 전시된 마지막 장소는 '디지털 기억시대, 컴퓨터와 전자 매체의 등장'이다.

여러 가지 디지털 매체들을 전시하고, 취약점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매체를 변환해 드립니다'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체험장은 예전에 널리 쓰였던 VHS, SVHS, 8mm 테이프, 6mm 테이프, 오디오 카세트테이프, 마이크로 카세트테이프, LP 판 등의 매체를 현재 재생이 가능한 매체로 되돌려 추억을 되살려 준다. 유니벡스연구소의 조원익 대표는 "디지털도 자꾸만,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디지털 매체의 복원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고 디지털의 미래를 걱정했다.

한편, 갑골부터 컴퓨터까지 기록매체의 변천사를 전시하고, 기록매체의 원리를 소개함으로써 기록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기록매체박물관은 13일 월요일 오후 3시 개관한다.

   
▲ 전시 전경

[글] 문화뉴스 박다율 인턴기자 1004@mhns.co.kr
[사진]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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