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 송지효가 '뷰티뷰' MC가 된 이유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스칼렛 Scarlett@mhns.co.kr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고 못생김을 예쁨으로 만드는 꿀뷰티 팁을 알려주는 옆집 언니 같은 그녀.

[문화뉴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분명 존재한다. 졸업식, 결혼식과 같은 우리의 특별한 날은 이들의 손을 거쳐 딴사람으로 환생한듯한 모습으로 바뀐다. 아주 특별하고 비싸고 (조금은)불편한 뷰티다.

대학 졸업사진을 찍은 뒤, 평소 붙이지 않던 속눈썹을 떼어내느라, 어떻게 꽉꽉 메웠는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아이라인을 지워내느라 무지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예뻐 보이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인가 했다. 속눈썹만 붙여도 금세 눈이 피곤해지곤 하는 내가 뷰티크리에이터라니, 이렇게 보면 참 지나가던 화장 초보가 웃을 일이다.

하지만 뷰티는 가장 흔한 것이다.

매일 세안을, 스킨케어를, 때론 화장하는 우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아니라도 피부를 단정하게 하고 눈매를 깔끔하게 보이기 위해 거울 앞에서 때때로 연구를 한다.

그러다 보면 뷰티는 어느새 전문적인 것이 되어있다. 내가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내 피부 잘 표현하는 법쯤은 살다 보면(?) 터득할 수도 있고, 안 맞는 세안제 때문에 백방으로 찾아본 덕에 화장품 성분에는 빠삭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특별한 날 나를 빛내 줄 아티스트가 필요하기도 하고, 옆집 언니의 추천 같은 뷰티크리에이터의 영상이 필요하기도 한 것 아닐까.

   
 

적어도 뷰티는 그렇다. 모두가 아마추어이자 전문가다! 

JTBC2에서 방송하는 '뷰티뷰'의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송지효와 공명. 잘 모르지만 하나씩 알아가겠다는 두MC의 각오가 느껴졌다.

겟잇뷰티와 뷰티뷰는 다르다. 전혀 다른 카테고리다. 방송을 보다보면 '엇비슷한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잘 들여다보면 아주 큰 차이가 존재한다. 바로 나를 이입할 대상의 유무이다.

겟잇뷰티의 MC와 패널들은 이미 뷰티에 어느 정도 능숙한, 관심도가 높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굉장히 트렌디하고 능숙하다. 프로그램 속 그 누구도 (일부러 컨셉을 잡은 것 빼고) 어리숙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마치 전문 패션지를 읽는 것처럼 '이미 80% 정도는 알고 있지? 자, 새로운 20이야. 이해할 수 있지?'라고 물어온다. 갓 뷰티에 입문한 초보들은 화면속 누구에게서도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없고, 이내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치부해버린다.

시쳇말로 '화알못', '똥손', '화장고자' 등등으로 불리는 이들에겐 적어도 겟잇뷰티는 그런 존재다.

물론 '화장품덕후', 실제론 못해도 이론만은 빠삭한 필자는 겟잇뷰티가 웬만한 드라마보다 훨씬 재밌었다. 나도 몰랐던 꿀팁을 얻을 수 있었고 때론 내가 못해보는 화장법을 보면서 대리만족하기도 했다. 뷰티크리에이터의 입장에서 겟잇뷰티 속 '베러걸스'는 충분히 나를 대신해 프로그램 속에서 역할을 해줬다.

"오홍, 나 저건 이미 아는데..! 저건 몰랐어! 신세계!"

하지만 메일 풀메이크업을 하고, 보디스프레이를 꼭꼭 챙겨뿌리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뷰티뷰 MC로 등장한 송지효와 공명은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사람들에게 이입할 대상이 되어준다. 사실, 많은 뷰티방송들이 이미 해왔던 것들도 많다. 뷰티방송이라는 틀 안에선 아무리 변주를 해도 트렌드는 정해져 있고, 제품은 한정적이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전혀 새로운 사람들이 봐 준다면? 콘텐츠는 다시금 신선해진다. 아이라인도 모르겠고, 립스틱 색이 뭐가 있는지 나한테 뭐가 어울리는지 전~혀 모르겠는 '화알못'들에게 뷰티뷰는 선생님 같은 프로가 되어준다.

'아~'하는 송지효의 표정이, '이제 좀 알겠네'하는 공명의 동조가 뷰티프로그램을 보는 이들의 장벽을 확 허물어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생얼만으로도 너무나 아름답기에, 화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가 인제야 관심을 가지는 것엔 우리와 아주 다른 스토리가 있지만. 갓 입문하는 입장임에는 서로의 공통점이 있다.

컬러코렉팅에 좋은 제품을 추천하는것이 아니라, 왜 컬러코렉팅을 해야 하는지, 대체 어디에 해야 하는지, 얼마만큼, 언제 해야 하는지 비슷한 입장에서의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을 던져주는 그녀가 있기에 어느새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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