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성폭력의 개념을 바로 세워야 할 때

▲ 신인지명회의를 앞두고 프로 스카우트 팀은 고심을 거듭한다. 그라운드 밖에서의 삶도 중요 체크사항 중 하나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선수들은 그라운드 안에서 최선을 다 한다. 그리고 프로 스카우트 팀은 그 모습을 보고 '자기 구단 자산이 될' 다이아몬드 원석들을 뽑는다. 그래서 우선 그라운드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이 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가장 교과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야구를 잘 하는' 선수들을 뽑는 기본적인 스카우트 방식이다. 그리고 이는 사실 아마추어나 야구 팬들도 할 수 있다. 기록지만 보고, 아마야구 선수 110명의 명단만 파악하고 있다면 누구나 선수들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프로 스카우트 팀이 파악해야 할 사항은 그라운드 안의 일만이 아니다. 그라운드 밖에서 자신의 선수가 될 이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각 팀은 자신들이 가진 온/오프라인의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정보를 모으려고 한다. 실제로 현재 NC 다이노스 단장으로 승진한 유영준 전 스카우트 팀장은 고교야구 선수들과 적지 않은 소통을 하는 필자에게 '스카우트 팀이 파악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어갈 때도 있었고, KIA 타이거즈의 김지훈 팀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라운드 밖에서의 생활이 올바른 선수를 높게 평가하는 구단도 있기 마련이다.

학생 선수의 사생활, 그리고 연애
과연 올바르게 가고 있습니까?

그래서 아무리 야구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도 그라운드 밖에서 학생 선수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야구돌(야구+아이돌)과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그 선수를 뽑은 구단은 어떠한 형태로든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야구만 잘 하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라는 인식은 이제 위험한 발상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리그 차원에서, 구단 차원에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교육'을 시행하면서 나쁜 길로 빠져들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 주게 된 것이다. 다만,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학생 야구 선수들로부터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 오는 것은 내심 안타까운 부분이다.

지난 1월, 필자의 전자 메일로 한 통의 제보가 전달됐다. 야구부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음을 밝힌 이 제보 메일은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큰 충격이었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추행을 당하고, 심지어는 자신을 꾀어 하룻밤 잠자리까지 같이 해야 했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면 성폭력과 다름없었다. 문제는 가해자 선수 쪽에서는 이러한 죄의식 없이 당당하게 야구부에서 활동했고, 가해자 처벌을 원했던 피해자가 오히려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상당히 기이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점에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 완전히 정반대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SNS와 문자 등을 통하여 주고 받은 내용까지 모두 필자에게 전달했다. 그러는 한편, "이것으로 내가 뭘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동안 내가 당했던 피해 상황에 대해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었다."라는 짧은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지금도 SNS상에서는 프로에 갓 입단한 선수들을 향한 갖은 유혹의 손길이 다가오고 있고, 심지어는 이전에 연인사이였던 이들에 대해 현재 '모 선수의 여자친구'라는 사람이 협박에 가까운 메시지를 보내오는, 다소 비상식적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그 선수를 위하는 일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과연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선수를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들려오고 있는 對 선수 성폭력 제보에 대해 학교측에서 명확한 조사를 시행하고, 이와는 별도로 '전국 성폭력 상담소'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 역시 시행해야 함을 조언하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정말로 교과서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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