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포켓몬 덕후'가 직접 남기는 '포켓몬 GO' 후기

[문화뉴스] 오늘도 어김없이 '포켓몬 덕후'는 문밖을 나서자마자 '포켓몬 GO'를 실행했다. 산뜻하게 역 앞에서 해가 뜬 대낮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고오스'를 잡았다. 집에서 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포켓몬 GO'는 중요한 알람을 띄웠다. 스타팅 포켓몬이자 '최애캐'인 '파이리'의 사탕이 하나 추가되었다는 알람이었다.

이 알람이 중요했던 이유는, 이 1개의 사탕을 추가하면서 마침내 '파이리'의 진화요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떨리는 엄지손가락으로 '진화' 버튼을 눌렀고, 사랑스러운 '파이리'는 하얀 빛을 내뿜으면서 날카로운 외모를 지닌 '리자드'로 진화했다.

   
▲ 귀요미 파이리는 사탕 25개가 모여서(좌), 반항기를 겪는 듯한 얼굴을 가진 리자드로 진화했다(중앙, 우).

그 중, '파이리'의 진화는 개인적으로 크게 중요한 이유는 진화시키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집 근처에 공원이 많다 보니, '이상해씨'나 '꼬부기'가 심심찮게 출몰하여 진화하는 데 쉬웠던 반면, '파이리'는 좀처럼 잘 안 보였다. 국내에 정식 출시되기 이전인 해외에서 즐길 때도 유독 '파이리'와 만났던 횟수가 손에 꼽았다. 그렇기에 '파이리', 아니 '리자드'의 진화는 남의 일이 아니라서 매우 기뻤다고나 할까?

어떤 이들은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굳이 사서 고생하지 말고, '파이리'의 진화형인 '리자드'나 최종진화형인 '리자몽'을 잡는 게 더 빠르지 않으냐"고. 그게 가능하다면 그편이 편하겠지만, 진화형을 찾아다니기가 사실 더 힘들다(출몰빈도가 매우 낮아 로또급 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포켓몬스터'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자, '포켓몬 덕후'들과 나아가 새로 유입되는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소인 '진화' 기능을 즐기지 못하고 무조건 포획만 하면 무슨 재미인가! "나의 포켓몬은 내가 직접 키운다"라는 마인드가 있어야 게임을 하는 게 더 즐겁다.

   
▲ 포켓몬 GO 스타팅 포켓몬 꼬부기, 파이리, 이상해씨, 그리고 피카츄(왼쪽부터 순서대로)

'포켓몬 GO' 초보자나 이제 시작하는 이들, 그리고 어느 정도 해본 이들에게 오늘도 팁을 하나 주자면, '포켓몬 GO'를 시작할 때 고를 수 있는 스타팅 포켓몬은 4마리다. 앞서 언급했던 불 포켓몬인 '파이리'를 비롯해 물 포켓몬 '꼬부기', 풀 포켓몬 '이상해씨', 그리고 전기 포켓몬이자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피카츄'다. '포켓몬 GO'는 철저히 1세대 포켓몬 게임의 스타팅 포켓몬을 그대로 따왔기에 이 4마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계정을 만들고 자신의 아바타를 고르고, 팀을 선택하면 포켓몬을 고르는 화면이 나온다. 이때, 화면에는 '파이리'와 '꼬부기', '이상해씨'만 나온다. 여기서 사람들은 "어라? 당신이 피카츄 나온다고 했는데, 왜 없어!"라고 당장에라도 멱살을 잡으려 들 것이다. '피카츄'는 이 3마리를 고르지 않고, 지도가 나오고 계속 홀로 걷다 보면 튀어나온다. 그때, '피카츄'를 향해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인공인 '한지우'에 빙의해서 힘차게 "가라! 몬스터볼!"이라는 외침과 함께 볼을 던지면 된다.

   
▲ 나의 파트너 포켓몬 파이...아니 리자드 덕에 강제 운동하게 생겼다. 신난다!

그리고, '포켓몬 GO' 기능 중 하나로 '파트너 포켓몬'을 고를 수 있다. '파트너 포켓몬'을 고르게 되면, 자신이 게임을 하면서 3km씩 걸을 때마다 해당 포켓몬의 사탕을 1개씩 준다. 굳이 해당 포켓몬을 찾으러 괜히 멀리 갈 필요가 없다. 게임을 실행한 채 밖에서 조깅하다가 사탕을 몇 개씩 주울 수도 있다. 이 얼마나 좋은 기능인가!

단, 주의할 점은 요즘 같은 겨울 날씨에 그랬다간 사탕과 함께 감기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니, 추운 겨울에 포켓몬 잡겠다고 무리하진 말자. '포켓몬 GO'는 당신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다.

문화뉴스 석재현 인턴기자 syrano@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