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열 코치부터 앤디 마르테까지, 안타까운 별세 소식 이어져

▲ 뮤지컬로도 제작된 바 있었던 故 김건덕 감독의 일생 이야기. 김 감독을 포함하여 2016년에는 유난히 많은 야구계 인사들의 별세 소식이 이어졌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지난해 야구계는 안팎으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이 적지 않아 많은 이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관리 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대한야구협회는 전국 대회 참가교에 이렇다 할 지원을 해 주지 못한 채 어려운 시절을 보내야 했고, 프로야구 역시 승부조작과 관련된 문제로 몇 차례 홍역을 치러야 했다. 여기에 음주 운전 사고,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구성 난항 등 크고 작은 사건 속에서 어렵사리 시즌을 치러야 했다. 또한, 2016년에는 유난히 많은 야구계 인사들이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면서 많은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리고 설을 앞두고 또 다른 사망 소식이 들려오면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 야구 보여주는 남자 39번째 이야기는 이들을 추모하면서 시작하고자 한다.

야구계에 영원한 빛을 비추소서!

지난 해 8월,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SNS를 통하여 유두열 전 충훈고 수석코치의 근황을 전한 바 있었다. 유 코치가 당시 신장암으로 항암 치료에 한창이라는 소식과 함께였다. 소식을 들은 많은 야구팬들이 1984년 한국시리즈의 영웅, 유두열 코치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그래서 당연한 순서였다. 그러나 팬들의 바람을 뒤로 하고 유 코치는 지난 9월 1일, 영면에 들었다. 향년 60세.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상대 투수 김일융을 상대로 역전 쓰리런 홈런을 기록했던 유두열 코치는 이 한 방으로 팀 우승과 동시에 시리즈 MVP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러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넥센 유재신도 야구를 시작, 현재 전문 대타/대주자 요원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유 코치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정확히 일주일 후에는 또 다른 비보가 야구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하일성 前 KBO 사무총장의 충격적인 별세 소식이었다. KBO 사무총장 퇴임 이후 다시 야구 해설가로 복귀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듯 싶었지만, 사기 혐의로 피소되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야 했다. 결국 하 전 총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야 했다. 향년 68세. 생전 그는 한 방송 강연에서 "나는 가족 앞에서 실패한 인생이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내면을 봤을 때는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밝혀지면서 더욱 더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17일에는 아직 한창 야구계에서 일해야 할 '왕년의 야구 유망주'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부산 사상구 리틀야구단의 김건덕 감독이 바로 그 안타까운 소식의 주인공이었다. 사인은 심장마비. 경남상고(현 부경고) 시절, 화랑대기(1993년)와 봉황대기(1994년) 고교야구 대회에서 우수 투수상을 받았던 고인은 이승엽(삼성)과 함께 출전한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도 대회 최다승과 베스트 나인, MVP에 선정되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타자로서도 큰 재능을 꽃피우며, 그 해 최고 타율을 기록한 고교 유망주에게 수여하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한양대 진학 이후에는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야구 인생이 흘러가지 못한 채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는 지도자로 전향하여 춘천고, 마산용마고, 부경고에서 후학 육성에 힘썼고, 모교 부경고 코치직을 수행한 이후에는 부산 사상 리틀 야구단 감독을 맡으며, 유소년 야구 발전에 힘을 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건덕 감독과 이승엽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가 대학로에서 공연된 바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야구계 인사들의 별세 소식이 태평양 건너에서도 들려왔다는 점이다. 유두열 코치, 하일성 총장의 별세 소식이 들려왔던 지난해 9월에는 前 마이애미 말린스 투수 호세 페르난데스가 보트 전복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사망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24세. 신인왕 출신으로, 앞으로 더 보여 줄 것이 많은 영건이었기에 그의 사망 소식은 마이애미, 메이저리그 모두 큰 손실일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면, 명예의 전당행을 예약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해가 바뀐 이후, '더 이상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았던' 안타까운 소식이 다시 들려왔다. 이번에는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이름, 앤디 마르테였다. 설날을 1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교통 사고로 영면했다는 소식이 그러했다. 향년 34세. 몸이 성치 않은 상황에서도 kt 위즈의 4번 타자로서 꽤 임펙트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마르테는 지난 2년간 통산 타율 0.312, 42홈런, 163타점을 기록했다. 건강만 보장됐다면, 그의 재계약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 없는 가정을 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100세 무병 장수 시대에 이렇게 예상보다 일찍 하늘나라로 가는 이들이 한 명이라도 생긴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st In Peace, Jose & Andy! -문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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