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가상' 세계의 영화가 끝나고 나면 관객들은 '현실' 세계로 돌아오지만 우리는 '너브' 세계에 갇혀있다.
 
'너브'는 자극적인 미션을 수행할수록 팔로우가 늘어나는 10대들의 비밀 사이트이다. 미션을 수행하는 플레이어와 그들의 미션을 배팅하고 구경하는 왓쳐는 인터넷을 통해 소통한다. 왓쳐가 늘어나고 미션을 성공할수록 상금도 늘어나며 1등이 상금을 모두 갖게 되는 일종의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어마어마한 상금을 얻고 우승을 하기 위해 점점 자극적이고 위험한 미션들을 수행하며 왓쳐들 역시 익명이라는 가면을 쓴 채 그들을 부추긴다.
 
   

 

'너브'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사이트지만 동시에 현실에 존재하는 사이트이다. 1020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셜미디어 세계가 '너브'안에 집약되어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프리카 TV, 유튜브 등 젊은 세대들의 문화에 대해 '너브'는 독특한 발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게 그려낸다.
 
기억에 남는 건 미션 게임의 특성을 부각하는 다양한 촬영 장면들이다. 영화 속에는 다양한 시점이 사용된다. 플레이어를 지켜보는 왓쳐 시점, 플레이어의 1인칭 시점, 그들을 지켜보는 시선 등이 어우러져 마치 관객들이 실제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듯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또, 뉴욕 공간을 CG로 구현하지 않고 실제 뉴욕에서 촬영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위해 뉴욕 시내의 교통 체증과 신호 등의 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하여 단 하나의 CG 없이 실제 촬영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은 화려한 볼거리와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여 엔터테이닝 무비의 매력을 담아냈다.
 
요즘은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콘텐츠가 트렌드를 선도하고,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이다.
일반인들도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소통을 나눈다. 시청자들이 쏘는 별풍선으로 돈을 버는 아프리카 BJ들은 더 많은 별풍선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컨셉의 방송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실제로 여자 BJ 같은 경우 노출 등의 음란방송으로 별풍선을 얻고, 지나친 먹방이나 위험천만한 행동 같은 자극적 소재들로 경쟁을 벌였다.
 
   

 

영화 '너브'는 이런 소셜미디어 문화의 뒷면을 잘 보여준다. 플레이어들은 사다리 타고 고층 건물 건너가기, 속옷 차림으로 도시 활보하기, 눈감고 오토바이 질주하기 등 자극적인 걸 넘어 목숨이 위태로운 미션들을 수행한다.

'너브' 속 왓쳐와 플레이어는 경계선이 없다. 플레이어는 곧 다른 플레이어의 왓쳐이며 왓쳐 역시 언제나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또, 플레이어들의 미션은 독립적이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 미션들로 '너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너브'의 세계가 11일 개봉된다.

문화뉴스 태유나 인턴기자 yo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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