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문영'은 김태리, 정현 배우의 조합이 인상적이며 극 중 캐릭터 문영의 일기장을 바라보는 것 같은 영화다.

영화 '문영'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이름을 알린 배우 김태리가 출연해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영화는 김소연 감독이 연출을 맡은 독립영화로, '문영'역 김태리 배우와 '희수'역 정현 배우의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등학생 문영은 말 대신 수화를 하고, 캠코더의 작은 화면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혼자인 문영의 곁에 천진난만한 28살 희수가 들어온다. 희수는 연인에게 상처받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둘의 만남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외로움을 채워준다.

영화 '문영' 속 김소연 감독의 캐릭터 표현하는 방법이 인상적이다. 희수는 한밤중 술을 마시고 헤어진 남자친구의 집 앞으로 찾아가 문을 부실 듯 두드린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희수는 문 앞에서 동네가 떠나가라 남자친구의 이름을 외친다. 마지못해 나온 남자친구는 이제 그만 좀 하라며 희수에게 짜증을 낸다.

한편, 영화 속 또 다른 캐릭터 문영은 술을 많이 마시는 아버지를 싫어한다. 하교하자마자 아버지가 마신 술병을 거칠게 치우고, 냉장고에 소주를 채워놓는다. 그리고 두꺼운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 자신의 방문을 걸어 잠근다. 그런 문영에게 아버지는 "먹고 죽으라는 거냐!"라며 굳게 닫힌 방문 앞에서 욕설과 함께 소리친다.

이처럼 문영과 희수의 캐릭터를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단 대사와 몸에 배어 나오는 습관으로 보여준다. 김소연 감독은 "사람이 만나는 것이 사건이며 그 캐릭터가 할 행동이나 생각들을 일기처럼 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영화 속 문영과 희수의 미묘한 첫 만남은 이상하고도 강렬했다.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온 문영은 연인과 울며 헤어지고 있는 희수를 몰래 찍다가 들킨다. 희수는 당황해 도망가는 문영을 악착같이 붙잡고, 문영에게 화를 내기보단 방금 찍은 영상을 DVD로 구워 자신의 집으로 가져오라고 한다.
 
강렬한 첫 장면을 연기한 배우 김태리와 배우 정현의 조합은 흥미롭다. 문영은 눈에 힘을 주고 후드를 눌러쓰며 치기 어린 모습으로 희수를 거부하지만, 희수는 그런 문영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언니가 알려줄까?"라며 문영에게 다가간다. 마음을 닫은 어두운 문영과 상처는 있지만 밝은 희수의 만남은 팽팽한 긴장감을 주기도, 재밌게 풀어지기도 한다. 영화 속 김태리와 정현의 섬세한 연기를 보다보면 어느샌가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 '문영' 속 문영과 희수처럼 자신의 상처를 숨기고 괴로워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문영과 희수가 상처를 보듬어 가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위로와 공감을 얻을 것이다. 또한, 어두운 캐릭터가 나오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무겁지 않아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독립영화 '문영'은 12일에 개봉한다. 김태리는 대사 대신 수화와 표정으로 고등학생의 감정을 연기한다. 영화 '문영'에서 김태리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문화뉴스 권내영 인턴기자 leo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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