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키키 브라더스

[문화뉴스] 유쾌한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다시 돌아왔다.

드로잉과 서커스를 접목시켜 ‘드로잉 서커스’라는 새로운 공연 장르를 선보이고 있는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새해를 맞아 새로운 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난 2월 13일과 14일 대학로 세종아트센터에서 기획 공연을 호평 속에 치룬 바 있는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지난 5월 안산거리예술축제 '광대의도시'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일본, 싱가폴, 호주 등 해외 공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2014년 방송한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 컴퍼니'의 준우승을 차지한 드로잉 클라운(우석훈)과 광대 공연을 기반으로 하는 퍼포머 코알(임동주)로 이뤄진 팀이다. 각각의 아티스트로서 자기 분야를 걸어오던 이들이 처음 뭉친 계기는 지난 2월 세종아트센터 공연부터다. 이후 팀워크의 중요성과 듀오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던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안산거리예술축제를 계기로 안정된 퍼포먼스를 선보여오고 있다.

유쾌한 두 남자 드로잉 클라운과 퍼포머 코알이 다음 달 4일부터 개막하는 세종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가졌던 생각이 궁금해진다.

 

   
 

'드로잉 클라운'과 ‘퍼포머 코알’이라는 각각의 예명, 그리고 팀명 '크로키키 브라더스'를 짓기까지.
ㄴ 드로잉 클라운(이하 ‘드’) : ‘그림’으로 ‘공연’한다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어서 제 포지션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그림 그리는 광대’라는 단어로 선택을 했다. 퍼포머 코알과 만나기 전에 지은 예명이다.

ㄴ 퍼포머 코알(이하 ‘퍼’) : ‘퍼포머’는 누구나 아실 거고, ‘코알’은 코알라를 뜻한다. 나도 형(드로잉 클라운)과 만나기 전부터 지은 이름이다. 어떤 의미를 두고 지은 것은 아니고 ‘코알라 꼴라쥬’라는 어감이 재밌어서 그 단어에 착안해 이름을 짓게 됐다. 막상 짓고 나니 주변에서 코알라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더라(웃음).

ㄴ 드 : ‘크로키키 브라더스’라는 팀명은 이렇다. ‘크로키’는 화법의 종류다. ‘키키’는 웃음소리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은어 중 하나인데 ‘활발한, 멋진, 재밌는’ 등으로 사용하더라. 그리고 듀오 공연이니 ‘브라더스’로 지었다. 그리고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패러디 어감도 있다. ‘크로키키 브라더스’는 드로잉 서커스라는 장르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드로잉 서커스'라는 장르에 대해 설명해 달라.
ㄴ 퍼 : ‘드로잉을 서커스 같은 기예로 보여준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형은 ‘드로잉 코미디’를 하고 있었고 나는 ‘클라운(광대)’ 공연을 해왔다. 그래서 둘이 만나니 ‘드로잉 서커스’가 되더라.

 

 

   
퍼포머 코알

한국 뿐 아니라 호주, 일본, 싱가폴 등의 해외에서도 공연을 치렀다. 각국의 공연 환경 및 관객의 특징이 있다면?
ㄴ 드 : 반응이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일단 그림 그리는 공연이라는 우리 장르 자체가 생소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다들 신기하게 쳐다보고 재밌어한다. 관객들이 새로운 느낌을 받는 것 같더라. 또 공연에 서커스적 요소가 섞여 있다 보니 친근하고 쉽게 받아들이시는 것도 있어서 편하게 느끼기도 하더라. 그렇게 큰 차이를 못 느꼈던 이유는, 기존의 거리 공연, 광대 공연을 보다가 우리처럼 새로운 콘텐츠를 접하니 다들 새롭게 봐주시는 것 아닐까.

ㄴ 퍼 : 클라운 계통 공연들은 나라마다 좋아하는 포인트가 다 다르긴 한데, 우리 공연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들이 나라마다 거의 같다. 국내에서 관객들이 좋아하셨던 부분은 해외에서도 똑같이 좋아하시더라.

 

 

   
드로잉 클라운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크로키키쇼’가 지난 5월 안산거리예술축제 '광대의도시'서 최우수 공연으로 선정됐다. 실내 공연이 ‘거리’로 나가기까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
ㄴ 퍼 : 활동 범위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극장에서 공연하지 않고 원래 거리 공연이 기반이었다. 형에게 우리 공연이 거리로 나가면 큰 반응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형도 동의를 하더라. 그래서 야외 공연 레퍼토리를 만들게 됐다. 만드는 과정이 완전히 다른 공연을 새롭게 만드는 것과 비슷했다. 기존에 우리가 가진 레퍼토리를 수정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만들다보니 아예 다른 공연을 만들게 됐다. 퍼포머인 우리 둘만 똑같고 의상이나 그림, 형식 등이 모두 달라졌다. 바꾼 이후의 공연이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래서 이 레퍼토리로 실내에서도 공연을 해봤는데 역시나 반응이 좋더라. 작년 공연과 이번 공연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ㄴ 드 : 지난 겨울 처음 공연을 했을 때는 기획 초기 단계에 있던 공연 수준이었다. 단지 서로 다른 아티스트가 콜라보레이션 했을 뿐이다. 그런데 공연을 하다 보니 잘 맞아서 계속 하자는 생각이 맞아떨어졌고, 하다가 실내 극장을 나가게 됐다.

 

일러스트레이터 혹은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해왔다고 알고 있다. 대표작이 있다면?
ㄴ 드 : 뮤지컬 ‘헤드윅’ 영상 작업을 했다. 라이브 드로잉을 주로 해왔다. 딱히 대표작이랄 것까지는 없다. 이순신과 래미안 CF, 뮤지컬 헤드윅 등이 있다. 디자인 같은 경우는 ‘온스타일’에서 하던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 컴퍼니’에서 2등을 한 적이 있다. 간혹 시집에 삽입되는 일러스트 작업도 했고, 가수 앨범 재킷에도 참여했다. 라이브 드로잉은 주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서 발표하고 있다. 얼마 전 가수 김건모 앨범 재킷에도 참여할 뻔했는데 엎어져서 아쉽다.

 

 

   
ⓒ 크로키키 브라더스

원래 미술을 전공했나?
ㄴ 드 : 전공으로 배운 적은 없다.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 그림을 그리다가 대학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땐 좀 겉멋이 들어서(웃음) 대학에 들어가면 생각이 닫힐 것만 같았다. 지금도 딱히 큰 변함은 없다. 만약 대학에 갔으면 지금 이렇게 공연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그때 당시는 그림보다는 춤을 더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비보잉을 했다. ‘익스프레션 크루’에도 잠시 있었다.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그림 그리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 혹시 공연 시간 내에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거나, 어떤 부분을 놓치고 그린다거나 하는 등의 실수가 생기기도 하나? 그림 그리는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ㄴ 드 : 그림을 늦게 그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떻게든 시간 내에 그린다. 보통 콩트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콩트를 포기한다. 시간을 지키기 위한 내 나름의 몇 가지 플랜이 있다. 1분 안에 그려야 하는 그림이면 30초 안에 그릴 수 있게 준비해둔다. 그래야 공연 중에도 여유 있게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다. 원래 그리는 속도에 비해 2/3 까지는 단축시켜 연습한다. 그런데 빼먹은 적은 있다. 예를 들면 ‘생각하는 사람’을 그렸는데 한 쪽 손을 안 그린다든지 하는 식의 에피소드가 있다. 예전에 ‘모나리자’의 머리카락을 안 그린 적도 있다(웃음).

 

 

   
 

지난 공연은 퍼포머 코알이 드로잉 클라운을 서포트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깨알 같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번에는 미술과 코미디의 만남이 '균형을 이뤘다'고 말한 바 있다.
ㄴ 퍼 : 거리로 나가면서 발생한 경향이다. 지난 겨울 세종아트센터 공연은 한 사람이 퍼포밍을 하면, 다른 사람을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거리는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딱히 없다. 계속 같이 나와 있어야 된다. 그러다보니 같이 나와 있을 수 있도록, 구성 씬이 바뀌고 그림의 디자인도 많이 바뀌게 됐다. 같이 할 수 있게끔 말이다. 이제는 코미디도, 그림도 같이 하고 있다.

ㄴ 드 : 지난 기획공연 때는 각자 할 수 있는 것으로 구성했는데, 이제는 팀을 제대로 만들어서 듀오 공연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듀오의 느낌을 부각시키고자 구성을 많이 바꾼 것이다. 이제 제대로 된 ‘크로키키 브라더스’ 공연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ㄴ 퍼 : 예전엔 형이 그림을 그릴 때 쉴 수 있었는데, 지금은 뭐라도 해야 된다(웃음). 그림을 안 그리면 노래나 춤이라도 해야 된다. 이번 공연에 들어와서도 그 맥락은 유지된다. 그때는 팀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공연할 때 둘이 무대에 함께 나와 있을 때가 거의 없었다.

ㄴ 드 : 그 기획 공연 때는 공연을 우리 돈으로 제작했다. 초대하고 하고픈 분들 모두 초대해 공연을 했었다. 당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받은 상금이 있어서 해보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고 그랬다.

 

대개 그림은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상한 것, 혹은 신기한 것을 넘어 '웃음'이라는 코드와 '그림'을 결합시킨 계기가 있다면?
ㄴ 드 : 원초적으로 보면 ‘미술’까지는 안 간다. 우리는 우리 공연을 ‘미술 공연’이라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작품을 논하는 미술이 아니라, 그림을 그려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과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둔 것이다. 과정이 재밌을 수 있으면 된다는 마인드로 말이다.

다른 아티스트들 뿐 아니라 나도 사람들이 더 재밌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으려 애썼다. 그러다 그림을 발견했다. 평소 많은 분들이 그림을 어렵게 바라보신다. 그러다보니 그림에 손도 대지 않게 된다. 그래서인지 우리 공연은 관객이 어리면 어릴수록 공연이 끝난 이후 그림을 직접 그려보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 그림 그리는 과정이 재밌고 즐겁게 보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사실 콘서트 다녀오면 노래방을 가고 싶은 것처럼 우리 공연도 그랬으면 좋겠더라. 미술전공자가 없는 공연인데도 그림 공연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그림을 손쉽게 접했으면 한다. 창의력을 키운다거나 열린 생각과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림이 정말 좋은 것 같다. 언어가 해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 크로키키 브라더스

그렇다면 그림 말고도 다른 아이템으로 공연 콘텐츠를 제작할 의향이 있는 것인가?
ㄴ 퍼 : 우리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했던 것들은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의식한다. 저글링이 좋은 콘텐츠이긴 하지만 지금의 우리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술이나 그 외의 기존에 이미 훌륭한 반응을 얻고 있는 콘텐츠들에서 벗어나려고 하다 보니 공연 준비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ㄴ 드 : 생각은 계속 한다. 기존 아티스트들이 했던 것들을 웬만하면 기피한다. 그분들을 존경하지만 우리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그림 공연이 물론 최초의 시도는 아니지만, 우리 아이템은 우리가 직접 개발한 것들이다. 어느 장르를 가져오더라도 크로키키 브라더스만의 버전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리는 특정 콘텐츠를 기피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느 콘텐츠를 하더라도 ‘어떻게 크로키키같이 보이게 할까’ 고민한다. 개그팀 ‘옹달샘’도 그네들만의 색깔이 딱 있다. 우리도 그렇게 색깔 있는 듀오가 되고 싶다. 콘텐츠에 대한 제약은 없다. 올해는 공연 말고도 영상 분야에 도전해보려 한다.

 

공연은 수입구조가 확실하지만 영상은 그렇지 못하다. 수입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ㄴ 퍼 : 돈 벌기 위해 우리가 이 일을 시작한 거였다면 오래 가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팀이 회의할 때 늘 하는 말이 ‘오래 갈 수 있는 원동력’을 찾자는 것이다.

ㄴ 드 : 영상물로 수익을 내려는 것은 아니다. 영상물을 제작함으로써 크로키키가 더 단단해질 것 같다. 브랜딩 작업의 일종이다. 공연장을 가지 않아도 크로키키를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말이다. 직접적인 수입 발생은 어렵겠지만 공연장에서는 하지 못하는 많은 아이디어를 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브로 래미안 CF를 공연하면 워낙 시간이 오래 걸려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런 걸 ‘라이브’가 가진 한계를 ‘편집’으로 극복하는 것. 라이브만의 매력도 있지만, 영상도 영상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영상 작업 도전으로 크로키키가 만들 수 있는 게 더 많아지겠다 싶다.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ㄴ 드 : 올해는 일단 해체하지 않을 것 같다(웃음).

ㄴ 퍼 : 2018, 19년도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그 동안 운이 좀 좋았다.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우리 공연을 좋게 봐주셔서, 올해도 우리가 생각지 못한 도전을 많이 하게 됐다. 안산거리공연도 원래는 러닝타임 30분짜리로 만들었는데 어떤 분께서 50분 공연을 제안해주셔서 만들어냈고, 70분 공연은 내년의 계획이었는데 또 70분 버전 원하는 분들이 생겨서 내년 초 세종아트센터 공연까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의도치 않게 올해 많은 작업을 하게 됐다. 내년에도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드로잉 클라운과 퍼포머 코알을 떠나서, 우석훈과 임동주로서의 꿈이 있다면?
ㄴ 드 : 간단하다. 늘 인터뷰할 때마다 애기하는 것인데, 이 일을 오래하고 싶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가장 잘해야 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이 일이라고 생각했고, 다행히도 이 일을 좋아하고 있다. 더욱 행운인 것은 나의 욕구도 채워줄 수 있는 일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도 확신을 줄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이 일을 정말 끝까지 오래 하고 싶은 소망이 간절하다.

ㄴ 퍼 : 나도 그렇다. 공연을 오래하고 싶다는 것이 꿈이다. 감사한 것은, 지금 내 활동들이 공연을 오래 할 수 있게 하는 방향의 활동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나이 들어서도 이 공연을 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하고자 한다. 형과도 같이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게끔 대화를 많이 나눈다. 재밌는 것들을 많이 찾고자 늘 노력한다.

ㄴ 드 : 지금은 사실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이 일을 버리지 않는 게 가장 큰 소망이다. 내가 오래도록 하고 싶은 일은 ‘공연’만으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그림 작업까지도 포함시켜서 이 일을 오래하고 싶다.

 

   
ⓒ 크로키키 브라더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드 : 일단 우리나라 관객들은 ‘넌버벌(non-verbal) 공연’에 대해 이미 많이 실망한 것 같다. 2005년부터 2010년 정도까지 넌버벌 공연이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겨났었다. 그리고 ‘가족극’이라는 장르가 ‘어린이’한테 편향된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다. 비언어극이나 가족극이 절대 유치하거나 저렴한 느낌의 코미디 공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열고 이런 공연들을 접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많이들 닫혀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깝다. 오히려 ‘연극을 봤으면 봤지, 넌버벌은 안 봐’라는 풍조가 있는 것 같다. 우리 공연 뿐 아니라 국내에 훌륭한 광대와 넌버벌 공연이 많다. 한번 쯤 마음 열고 찾아가보시면 신기하고 새로운 공연을 많이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분야 아티스트들한테 관심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다.

ㄴ 퍼 : 우리는 실제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팬들의 피드백이 별로 없는데 외국만 나가면 많은 팬들이 우리 춤을 따라 추고 SNS 등으로 연락해주시고 그런다. 해외를 많이 나간 것도 아닌데 나가면 항상 그런 팬들을 만나게 된다. 해외에서 더 좋아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ㄴ 드 : 실제로 우리도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 넌버벌 고연이 초청작으로 오면 많이들 보러 오신다. 그런데 우리나라 넌버벌은 많이들 보지 않는다. 우리 팀도 해외에서 인정을 받긴 했지만, 우리 말고도 잘하는 넌버벌 팀이 국내에 많다. 외국 나가서도 절대 안 꿀리는 아티스트들이 많다. 마술사도 다른 장르긴 하지만 세계대회 나가서 우승하는 사람들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 오면 기를 못 편다.

서운하지는 않다. 흐름에 맞춰 우리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가치관, 예술가가 가진 메시지를 작품에 잘 녹이려고 해야 한다. 그 다음에, 관객 분들이 공연에 대해 좀 더 피드백 주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공연을 같이 만들어가는 문화가 됐으면 한다.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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