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14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얼마 남지 않은 2016년에 덕후들을 위한 또 다른 영화가 개봉했다. 연말이 될수록, 그야말로 영화관은 풍성한 볼거리가 많아졌다.
 
이번에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물주인 조지 루카스 사단의 또다른 '스타워즈 시리즈'이자 스핀오프 시리즈로 불리는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영알못' 석재현과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는 이번에는 '스타워즈' 덕후의 입장으로 이 영화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스타워즈' 덕후라는 공통점이 있다. 좀 의외의 교집합이긴 한데, 덕후에게 있어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는 어떠한 존재인지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ㄴ 아띠에터 석재현(이하 석) : 양미르 기자에 비하면 나는 '가벼운(?) 덕후'에 속한다! 정식개봉에 앞서 열렸던 언론 시사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선보여 배급사 측에서 자리 부족현상으로 교통정리 하느라 진땀을 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었기에, 그만큼 영화에 대한 나의 기대치가 대단히 높았다.
 
   
 
 
그래서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가 개봉일이 오기만을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개봉일이 여행일정과 겹쳐버렸다. 어떡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출발 전에 겨우겨우 시간을 쪼개서 영화를 봤다(필자는 현재 일본 여행 중이다). 나에게 있어 '스타워즈'란, 일의 우선순위도 예정 없이 뒤바꿔놓는 '답정너' 같은 존재다.
 
스핀오프 작이지만,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가 에피소드 3~4 사이의 중간다리를 잇는 이야기이기에, 작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와 같은 새로움을 기대하고 있지만, 특히, '다스 베이더'와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최애캐'로 손꼽는 나에게 있어, '다스 베이더'의 등장만큼 가장 가슴 떨렸던 게 없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사실 미안했다. 2명의 취재 기자와 아띠에터를 제치고 내가 문화뉴스를 대표해 첫 국내 시사회를 가게 됐다. 더 많은 취재진이 가서 봤으면 좋았을 터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취재 노 쇼'로 자리가 빈 것을 보며 자괴감이 들었다. 아무튼, 기쁜 마음에 '스타워즈' 테마를 들으며 목욕을 한 후, '스톰트루퍼' 장난감을 들고 이른 아침부터 극장에 가서 표를 받았다.
 
'스타워즈'를 말하자면 내 인생 영화다. 집에만 하더라도 '플레이스테이션 4'로 할 수 있는 '스타워즈' 게임이 두 편이나 있을 정도이고, 어린 시절에 본 추억의 더빙판 녹화 비디오테이프는 컴퓨터 파일로 변환해서 영구 소장 중이다. 오죽하면 '레아 공주'인 캐리 피셔가 세상을 떠난 28일엔 가슴이 먹먹해서 업무에 집중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해 '깨어난 포스' 개봉 당시 나는 이런 말을 썼었다. "지금도 누군가가 가장 최고의 영화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물어본다면 기자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스타워즈'라고 이야기한다. '스타워즈'로 인해 다른 영화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으며, 결국 이렇게 영화를 소개하는 직업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설명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가 사실 개봉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망작'이라는 소문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두 분 다 '스타워즈 덕후'로서 이 영화에서 지켜볼 만한 것들이 있는지 한 번 알려달라. 관객들이 참고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ㄴ 석 : 덕후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밤새도록 끝도 없이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기대했던 데 비해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임팩트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다스 베이더'의 존재감과 '다스 베이더'와 함께 마지막에 '그분'이 출연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존 에피소드에서 한 획을 그었던 인물들 이외에, 이번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도 제법 매력 있다.
 
먼저, '신스틸러'라는 타이틀에 적합한 캐릭터가 있었으니, 주인공 '카시안 안도어 대위'를 보좌하는 K-2SO다. 비록 드로이드이지만, 웬만한 인간 못지않은 존재감과 그가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뜻밖의 웃음 포인트가 많다. 이 영화에서 개그 담당이라 봐도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엽문'을 통해 중국 액션 영화의 부활을 알렸던 견자단이 '스타워즈'에 합류하면서 보여주는 액션 연기와 간간이 터뜨리는 코미디(끊임없이 "포스는 나와 함께한다, 나는 포스와 하나다"라고 염불을 외우는 모습), 그리고 동료들을 향한 의리로 존재감을 피력했다. 그 외 수많은 '신스틸러'들이 등장해 제법 괜찮았던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양 : '로그 원' 관람 후, 자연스럽게 에피소드 4이자 첫 '스타워즈' 작품인 '새로운 희망'을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기자 역시 집에 오자마자 '새로운 희망'을 보며 '로그 원'이 남긴 떡밥을 확인할 수 있다. '레아' 공주가 메시지를 왜 '오비완 케노비'에게 주려 했는지, '데스 스타'의 약점이 왜 만들어졌는지, '다스 베이더'가 어떤 '비선 실세'로 활약하고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큰 미덕은 아무래도 '데스 스타' 설계도의 탈취가 성공했다는 '새로운 희망'의 오프닝 자막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그래서 이 제목의 '로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절대로 수학 용어인 '로그'(log)가 아니다. 형용사로는 '무리를 떠나 살기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는', 명사로는 '행동은 못됐지만,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닌 악당이나 불한당'을 의미하는 '로그'(Rogue)다.
 
이처럼 각자의 개성으로 뭉친 '캐릭터'인 '로그 원' 멤버가 펼치는 (DC의 그것보다 뛰어난) '수어사이드 스쿼드' 미션은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는 '생생한 역사'를 보는 것 같다. 그중에 제국군 드로이드에서 프로그래밍이 된 'K-2SO'는 정확하게 'C-3PO'와 'R2-D2'의 공백을 적절히 매워 준다. 물론 '스포일러'인 기존 캐릭터를 보는 매력도 관람 포인트다.

'스타워즈 덕후'인 당신들이 보았을 때,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의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ㄴ 석 :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를 보면서 놀랬던 부분은 바로 오프닝이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의 트레이드마크로 불리던 상징물들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스타워즈 에피소드'가 시작되면 등장하는 거대한 로고와 시퀀스)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관객들에게 '스타워즈'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존 영화들을 잇는 스토리에 연연하지 않고 볼 수 있도록 노력한 면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웠다.
 
   
 
 
그리고 영화의 전개과정도 조금 아쉬웠다. '스타워즈'가 아닌 일반적인 영화로 놓고 보았을 때는 무난한 전개였으나, '스타워즈'라는 타이틀이 붙었으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기대치가 생기는 건 어찌할 수가 없다. 축구로 따지만, K리그에 '해외 빅리그 출신' 선수가 국내 무대로 이적할 때의 기대치로 봐두면 좋을 것 같다. 모두를 만족하게 했던 마지막 3분이 없었더라면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양 : 우리나라에서 유독 안 되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SF 판타지'일 것이다. '명량'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국내에서 큰 활약을 거두진 못했다. '스타워즈'가 '마니아 영화'라는 꼬리표가 붙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고자, 국내에서 이번 영화를 홍보하면서 내건 포인트는 "나의 첫 '스타워즈'"였다. 그런데 '스타워즈' 키즈인 기자가 보면서 느낀 것은 '과연 그 진입장벽이 낮았을까'였다.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선 '영화 시리즈'에서도 처음 등장하는 행성들이 여러 곳 등장한다. '스타워즈'를 처음 본 관객들이 이런 행성의 정보를 하나하나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의식의 흐름'대로 보면 좋겠지만, 기억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가 생기면서, '진입장벽'이라는 거부감은 자연스레 생겨날 수밖에 없다. 또한, 초반부 여러 행성에서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로 펼쳐지는데, 처음 '스타워즈'를 접하는 관객의 '몰입도'는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당신의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점수는?
석 : ★★★☆ / 영화 전체 러닝타임보다 마지막 3분의 임팩트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양 : ★★★★☆ / '디즈니×스타워즈' 콜라보 계속 칭찬해. 추억의 캐릭터, 장소, 행동, 대사들이 새로운 존재들과 기막히게 어울린다. 오리지널 팬들을 위한 서비스 라스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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