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신인다운 마음가짐을, 고교 선수들은 '겸손함'을 잃지 않기!

▲ 올해 청소년 대표팀으로 선발된 고교야구돌 선수들. 사실 고교 무대 성공이 프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공자께서는 성인이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정명(正名)’을 말씀하신 바 있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이름을 바르게 한다.’라는 뜻이다. 바로 여기에 힌트가 있다. 이름을 바르게 한다는 말은 지금 말로 표현하자면, ‘이름값을 한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게 하기 위해 수신(修身)하는 것이 모두 성인이 되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이를 운동선수에게 대입하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림으로써 프로에서 1류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에 놓이는 것’, 이것이 바로 ‘정명’이다. 즉, 운동선수는 프로에서의 성공을 통하여 성인의 길에 이를 수 있고, 또 각종 경험을 통하여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인격체가 되는 연습은 유년 시절부터 꾸준히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가정 교육이다. 올바른 가정 교육은 추후 선수들이 ‘야구하는 기계’로 전락하는 것을 막게 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해마다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가 열리고, 저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이들이 대부분 프로 선택을 받지만, 신기하게도 신인들은 지명 후에 매년 비슷한 패턴의 각오를 선보인다. “아무개 선배와 맞대결을 펼쳐 이기고 싶어요.”에서부터 시작하여 “지난해 지명된 형들보다 더 잘 하고 싶습니다.”라는 이야기까지, 모두 큰 꿈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인이라면 마땅히 이러한 각오를 가져야 치열한 프로의 세계에서 잘 싸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프로 지명은 말 그대로 ‘프로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한 것일 뿐이다. 오히려 치열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된 셈이다. 올해까지 매년 수많은 신인이 배출됐지만, 다수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공간이 바로 프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어린 선수들은 정명(正名)하기 위한 노력을 절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프로/대학행을 준비하는 고교생들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 조언) 꿈은 크게 가져라. 그러나 작은 것부터 천천히 이뤄내자.

‘선동열/최동원 같은 레전드가 되고 싶습니다.’, ‘류현진/윤석민 선배를 닮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꿈은 크게 가지는 것이 좋다. 꿈을 가지는 자가 결국 그것을 성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인이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사실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개인 통산 100승을 거두기 위한 첫 승, 첫 스트라이크, 첫 투구 하나 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작은 것에 큰 만족을 느끼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중학 시절에 조금 성공했다고 해서 고교 무대를 우습게 보면, 결국 크게 상처받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고교/대학 시절 성공에 심취하여 ‘언젠가는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반드시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따라 잡히기 마련이다. 잊지 말자. 프로 100승/시즌 100안타를 위해서는 작은 것 하나에 만족할 줄 알고 다음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두 번째 조언) 야구를 좋아하고 즐겨라.

고교/대학시절에는 지도자가 맨투맨으로 가르치는 것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일류 아마야구 선수가 된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곳은 프로다. 프로야구 지도 시스템이 아마추어와 완전히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자신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스스로 지도자를 찾아가라.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말 그대로 ‘야구에 미친 사나이’가 되어 보라.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다. 노력해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자. 결국 언젠가는 돌아오게 되어 있다. 큰 그릇이 늦게 만들어지는 법이다.

마지막 조언) 전인(全人)이 되어라.

선수들을 만날 때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이 모자를 벗고 90도 인사를 하는 장면을 목격할 때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야구를 했기 때문에 ‘예의를 아는 선수’라는 이야기가 들려올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서 전인(全人)이 되어라. 비록 아마추어 시절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을지라도 프로 유니폼을 입는 순간 바로 ‘공인’이 된다. 신인이건 아니건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를 누군가 항상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늘 공부하고, 상위 클래스다운 품위를 갖추는 것 또한 명심하자.

어쩌면 프로 입문이 신인 입장에서는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일 수 있다. 그러나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에 들어서는 일은 전 세계 사람들 누구나 겪는 일이다. 일반 회사에 다니는 이들은 공부를 해서 입사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프로야구 신인들은 운동을 통하여 사회에 발을 들여 놓은 이들이 아닌가. 따라서 결국 다 똑같은 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힘든 과정을 이겨내는 이들 중에 프로야구 1군 선수도, 아시안게임이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국가대표 선수도 나오는 법이다. ‘내일의 1군 선수’를 넘어 ‘내일의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까지 신인들이여, 정명(正名)하기 바란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