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우리의 시간은 1초도 멈추지 않고 지나갑니다. 지구를 멈춰 시간을 조종할 수 없으니, 우리가 직접 뛰고 달리면서 시간을 조종해야 하죠.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시간을 조종하는 엄청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춤이 좋아서 비보이 활동을 하다가, 기술과 춤을 접목한 융복합 공연을 기획하는 공연기획자로 변신한 사람이 있습니다. 꿈은 돈을 보고 좇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 성취에서 오는 보람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진정한 공연기획자 윤재훈 님을 만나봅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편집장· 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픽업쇼DJ)
▶ 게 스 트 : 공연기획자 윤재훈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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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ㄴ 공연기획자로 활동한 지 1년 정도 됐고, 그 전에는 비보이 활동을 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자 시도하며 지냈고 자연스럽게 공연기획자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니 상도 받고 좋은 평가도 듣게 된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 윤재훈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

공연기획자로 활동 영역을 옮기고 얼마 안 돼 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ㄴ 공연기획자로서 활동한 지는 딱 1년 됐다. 그런데 상도 받고 좋은 평가를 듣게 됐다. 그동안 공모전이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말 많은 것을 준비했다. 실패한 것들도 많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준비라면, 예전부터 공연 기획 활동을 했던 건가? 학교 전공이나 동아리 활동 같은?
ㄴ 공연 기획에 관심이 많지는 않았다. 춤을 추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이 좋아서 춤에 집중했었다. 그런데 춤을 추다 보니 다른 분야의 사람들 혹은 새로운 기술을 춤에 접목해 무대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뿌듯한 것인지 알게 됐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 무대나 대회가 있었던 건가
ㄴ 2015년에 '융복합 공모전'이라는 대회가 있었다. 1회로 처음 열린 대회였는데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콘테스트였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한 번의 대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춤과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개발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춤을 굉장히 잘 추시던데,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ㄴ 어렸을 땐 유명한 댄서가 되는 게 꿈이었다. 춤을 워낙 좋아했고 영상으로 유명한 분들의 춤을 보고 따라 하며 컸다. 그런데 우리나라 비보이가 유명해지고 실력자들이 많다 보니 그 산을 넘어서기가 힘들었다. 나만의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교 전공이 영어라고. 특별히 영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공부를 전혀 안 했다. 그저 춤만 췄는데 고3 때 부모님이 처음 부탁을 하셨다. "춤을 추는 건 좋은데 대학은 갔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때 처음 영어공부를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말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 ⓒ 느낌 커뮤니케이션(I.O.F CREW) 홈페이지, 윤재훈 페이스북

'2016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매년 20대 젊은이 10명을 선정한다던데.
ㄴ 교육부에서 주는 상인데, 자기 일과 분야에 얼마나 열정적이고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지를 심사해서 주는 상이다. 일반 청년 부문에서는 10명을 선정한다. 나는 충남 지역으로 지원해서 이번에 선정됐다.

공모전 이전에도 공연기획자로 일하고 있었는지?
ㄴ 내가 주도한 것은 아니었고 프로젝트에 소속되거나 보조를 하는 식으로 일을 배웠다. 춤이란 걸 처음 시작한 계기가 되어준 임현태 형님이 계시는데, 그분을 통해서 공연기획의 길로 들어섰다.

그분에게 한마디 한다면
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 주셔서 항상 사랑하고 감사한다는 말 하고 싶다. 서로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

공연기획자로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ㄴ 춤이 좋아서 춤을 췄던 사람인데 공연기획자로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우리나라에 많은 창작자, 공연기획자들이 많은데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아직 1년밖에 안 됐으니까 좌절하기에 이르다고 생각은 했지만, 한동안 아주 힘들었다.

그때 어떻게 회복하고 상승세를 타게 됐나
ㄴ 어딘가에 막혀있고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서점에 가곤 한다. 가서 종일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스타일인데, 서점에 다니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기획에 대한 모임을 찾아서 나가기 시작했다. 거기에서 공유한 정보, 사람들의 관심사들을 정리하고 프로젝트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혹시 어떤 모임과 책들을 접했는지 소개해줄 수 있나
ㄴ 온오프믹스(On Off Mix/모임문화 플랫폼)를 주로 이용한다. 거기에 기획이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모임들은 거의 다 봤다. 하나하나 정말 소중한 마음으로 나갔다. 그리고 책은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다.

중고등학생 때 윤재훈은 어떤 학생이었는지
ㄴ 중학생 때 프로게이머를 준비했다. 그런데 중학생 때 우연히 춤이라는 걸 접하게 됐다. 프로게이머보다 더 큰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춤을 선택했다.

양자택일한 건가. 그런데 중간에 잠깐 회사 생활을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ㄴ 사실 군대 다녀온 후 춤을 잠깐 쉬고 회사를 1년간 다녔는데 처음으로 우울증을 겪었다. 일단 재미를 못 느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혜민 스님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엇을 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나'라는 질문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바로 사표를 쓰고 인천으로 와서 다시 춤을 췄다. 그 후에 융복합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됐다.

춤과 기술의 융·복합 분야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ㄴ 일본에 LED를 이용해서 춤을 추는 크루가 있다. 그 사람들 영상을 보며 신세계라는 느낌을 받았고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기술적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ㄴ 자문할 데가 없었다는 게 힘들었다. LED 슈트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어디에 제작을 맡겨야 할지 아무것도 몰랐다. 우리보다 먼저 LED 슈트를 개발해서 무대에 이용한 '생동감 크루'가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없었다면 아마 시작도 못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하는 공연기획 일, 공연기획자라는 직업 적성에 잘 맞으시는지
ㄴ 예전에 회사 다녔던 것에 비하면 아주 잘 맞는다. 이 일을 하는 거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재미있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잠도 잘 못 자고 '열정페이'라는 말도 듣지만 우선 내가 행복한 게 최고인 것 같다.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ㄴ 지금은 프리랜서처럼 일하고 있어서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가 없다. 그래서 나중에는 내 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름을 건 하나의 사업을 운영하고 싶다.

일을 열심히 하려면 체력이 정말 중요한데,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ㄴ이 업계 자체가 체력이 중요하다. 시간은 불규칙적이더라도 한 시간씩 꼭 운동하려고 한다. 체력 운동도 하고 시간이 날 때 서점에 간다. 서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책을 정말 많이 보는 것 같다. 나중에 책을 써보는 건 어떤가
ㄴ 개인적인 희망 사항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읽고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 '광탈' 공연 사진 ⓒ 느낌 커뮤니케이션(I.O.F CREW) 홈페이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ㄴ 돈을 좇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연기획이 아니라 그 어떤 분야이든, 그 꿈을 꾸는 이유가 돈이 아니라 자신의 즐거움 또는 자신의 성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을 정말 많이 벌고 싶다면 다른 일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돈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 같다.

임재훈만의 특별한 경쟁력은 무엇일까
ㄴ 공연기획을 하면서 아직 '플레이어'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 아직은 젊고 꾸준히 연습도 하고 있다.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다는 게 경쟁력이지 않을까.

취미와 여가 생활은 즐기고 있는지
ㄴ 몸으로 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답답할 때는 취미 생활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푼다. 그리고 곧 보드 시즌이라서 보드를 타러 갈 예정이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공연은 어떤 것이 있나
ㄴ 회사 이름이 '느낌' 커뮤니케이션인데 그 이름에 어울리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 그리고 춤과 한국적인 것, 여기에 기술적인 부분까지 융합된 콘텐츠를 계속 개발할 생각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어떻게 작품에 반영하는 편인가
ㄴ 팀원들과 회의를 많이 해서 아이디어를 계획으로 만든다. 나 이외에도 팀 내에 춤을 잘 추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와도 얘기를 많이 한다.

2016년이 된 지금,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나
ㄴ 우리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 내가 지금까지 봐 온 사람 중에 세상을 가장 밝게 바라보는 분이다. 그런 태도를 닮고 싶다. 어머님이 연세가 있으셔서 빨리 어머님 가게를 차려드리고 싶다.

좌우명이 무엇인지
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포기하지 말자', '문경지교(刎頸之交)' 생사를 같이할 수 있을 정도의 막역한 친구를 만들자.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더라.

마지막으로 청취자분들과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
ㄴ 이 자리까지 오게 해주신 은사님께 감사드리고 어머니 아버지 감사하고, 느낌 커뮤니케이션 직원들, 현태 형님에게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

질문 하나하나 조심스레 답변하는 윤재훈 님을 보니, 얼마나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오랫동안 생각해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지 짐작이 갑니다. 한두 번의 실패는 실패도 아니라고 말하는 그가 진정한 공연기획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함께해준 윤재훈 님께 감사 인사 전하며 오늘 인터뷰 마칩니다.

문화뉴스 최예슬 dptmf6286@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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