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오영수 필두로 포수 김현우 '출격 준비 끝'

▲ 졸업생-재학생 야구 제전에서 단체 사진 촬영에 임하는 마산 용마고 동문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야구 시즌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프로/아마추어를 떠나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커다란 작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프시즌으로 불리는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알차게 하는 팀이 결국 내년 시즌에 승리할 확률을 높이는 법이다. 프로야구에서도 LG와 KIA, 삼성 등이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보상 선수들의 이동이 이어지면서 또 다른 눈치 싸움을 진행하게 됐다. 우승팀 두산도 기존 전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고교야구라 해서 크게 다를 것 없다. 3학년들이 졸업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좋은 1학년 재원들을 확보하는 작업도 필요하고, 2학년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위한 동계 훈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전력 보강 요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꽤 많은 숫자의 3학년들이 빠져 나간 마산 용마고는 당장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다시 할 수밖에 없다. 3년 내내 안방을 지킨 포수 나종덕(롯데)을 비롯하여 에이스 이정현(kt), 좌완 강병무(NC)와 ‘리틀 유지현’ 홍지훈(롯데)이 모두 프로행을 결정했다. 여기에 내/외야를 넘나들며 재간둥이 역할에 충실했던 3번 타자 이성규(단국대)도 없다. 김성훈 감독 입장에서는 이러한 난처한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우리 학교 야구부 탐방, 마산 용마고등학교 편

하지만, 김성훈 감독은 별로 개의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졸업생들의 공백을 메울 만한 인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0일 용마고 졸업생-재학생 야구 대전에서 만난 김성훈 감독은 “내년에 좋은 3학년 재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도 결코 만만치 않다. 내년 주말리그 지역리그 우승도 문제 없다.”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용마고는 주축 선수들이 빠져 나간 자리를 후배들이 대신하며,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하고 있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

용마고 마운드에는 이승헌(18)이 있다. 올해 이정현과 강병무가 용마고 마운드를 양분하면서 크게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빠른 볼 최고 구속 149km를 기록하면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내년에는 이정현의 뒤를 이어 용마고 마운드를 이끌 에이스다. 김성훈 감독도 “(이)승헌이는 이미 전국 레벨이다.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라며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191cm, 90kg의 좋은 체격 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속구가 일품이며, 부상 없이 내년 시즌을 보낼 경우 2차 신인지명회의 1~2라운드 이내에서 프로 구단의 호명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주 : 유급 관계로 1차 지명에서는 제외).

‘리틀 이정현’ 이승헌을 뒷받침할 만한 2학년 인재들도 있다. 부경고에서 전학 온 사이드암 이채호가 미완의 대기다. 사이드암 투수로 꽤 빠른 볼을 던질 줄 알기에 내년에 이승헌과 함께 용마고 마운드를 이끌 수 있다. 올해 강병무의 역할을 기대해 볼 만하지만, 김성훈 감독은 “아직 동계 훈련에서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하다.”라며,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1학년 우완 이찬욱과 예비 용마고교생 내동중학교 김태경도 아직은 미완의 대기. 모두 좋은 투수 재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이다.

타선 역시 올해와 비교해서 나쁘지 않다. 일단 용마고 부동의 4번 타자 자리는 ‘리틀 박병호’, 오영수가 차지했다. 방망이의 정교함도 좋지만, 일발 장타력이 일품이다. 특히, 고척돔구장에서 열린 ‘세계 장타 대회 선발 대상자’를 뽑는 국내 콘테스트에서는 최장거리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한국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충분히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지만, 오영수 본인은 “국내에서 성공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국내에 남을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연고지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 대상 후보군 중 한 명이기도 하다.

▲ 나종덕이 직접 '포스트 나종덕'으로 지목한 1학년 포수 김현우. 사진ⓒ김현희 기자

나종덕이 빠져 나간 안방 자리 역시 걱정이 없다. 나종덕 본인이 직접 ‘리틀 나종덕’의 주인을 지명했기 때문이다. 1학년 김현우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에는 불펜 포수로 나종덕을 보조했으나, 내년부터는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김성훈 감독 역시 “(김)현우가 있어서 올해 신입생 중 포수를 뽑지 않았다.”라고 자신했을 정도다. 향후 2년간 용마고 안방을 책임질 재원이다. 체격 조건은 나종덕에 미치지 못하지만(177cm, 77kg), 2루 송구 능력이나 경기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은 제법이라는 평이다. 경험만 쌓이면, 충분히 나종덕의 뒤를 이을 만한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이렇듯 한 명의 인재가 빠져 나가면, 그를 갈음할 만한 ‘동생’들이 나타나는 곳이 바로 고교야구의 세계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할 내년 시즌 용마고 야구부를 기대해 볼 만하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창원 지역의 마산고도 김시훈-공인욱 듀오가 버티고 있어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한다는 데에 있다. 같은 창원 라이벌간의 주말리그 1위 싸움도 볼만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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