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비 3학년 유망주 중 1학년 때부터 두각, '감투상만 두 번'

[문화뉴스]봉황대기와 전국체전을 끝으로 올시즌 고교야구가 끝난 가운데, 각 학교들은 본격적으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가 빠른 학교들은 내년 시즌 전지 훈련 장소를 정하는 등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은 추계리그 진행을 통하여 내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2학년들을 미리 선보이는 장(場)을 만들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시즌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의 특징이었다. 대부분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이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는 대학 졸업반 선수들보다 고교 유망주들을 선택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한 살이라도 더 어린 다이아몬드 원석을 선택하여 100케럿짜리 보석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셈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내년 시즌 고교야구 판도다. 올해보다 더 역동적이고, 재미있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초고교급 인재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각 구단이 누구를 선택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고교급 투수들이 대거 쏟아졌던 2010년을 능가할 정도다. 여기에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도 내년에 고교 1학년생이 된다. 황재영(휘문고 진학 예정), 최해찬(성남고 진학 예정), 신동완(인천고 진학 예정)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이들 역시 ‘큰 물’에서 놀았던 경험이 헛되지 않았음을 중학 무대에서 증명해 보인 바 있다. 내년에 2학년이 될 인재들 중에서도 ‘큰 일’을 낼 만한 이들이 적지 않기에 조금 더 재미있게 고교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꾸준함의 아이콘, 성남고 하준영의 ‘우승 타령’

그렇다면, 내년 시즌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의 관심을 끌 만한 ‘예비 3학년’ 인재들은 누구일까? 우리들만 등장하면 안심해도 된다고 자신하는, 휘문고의 ‘안심히 트리오(안우진-김민규-이정원)’를 거론할 수 있고, 덕수고의 ‘양백김 트리오(양창섭-백미카엘-김동찬)’를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장충고를 이끄는 두 버팀목인 ‘성동건 듀오(성동현-최건)’를 포함하여 리틀 이동현이라는 별명을 지닌 경기고 에이스 박신지, 청원고의 ‘리틀 김민수(kt)’ 조성훈과 경남고 에이스 최민준, 부산 지역 1차 지명 다크호스인 부산고 이원빈,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광주일고 박주홍(투수)-김우종(내야수) 듀오 등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외에도 각 지역별로 1차 지명에 뽑힐 수 있는 후보군들만 추려봐도 상당히 많은 숫자의 유망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유망주들은 대부분 빠른 볼을 바탕으로 상대 타선을 윽박지르는, 이른바 ‘파워 피쳐’들이다.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팀의 주축으로 거듭나면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사실 이들 중 1학년 때부터 학교를 대표했던 선수는 극히 드물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성남고 에이스 하준영의 존재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1학년의 몸으로 소속교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2학년 멤버로는 드물게 이번 아시아 청소년 대회 대표팀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데뷔전이라 할 수 있는 2015 대통령배 대회에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던 하준영은 같은 해 고척돔에서 열린 제70회 청룡기 대회를 기점으로 팀 마운드의 절반을 차지하며, 두 번 모두 성남고의 결승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비록 우승의 꿈은 뒤로 미뤄야 했지만, 성남고에 1학년 좌완 하준영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청룡기 대회에서는 고척돔구장 개장 첫 완봉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결승전 이후 감투상 수상자로 하준영이 호명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후 더욱 물오른 투구 실력을 선보인 하준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2년 연속 성남고를 대통령배 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도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은 하준영 본인이나 성남고 박성균 감독 모두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작년 청룡기, 올해 대통령배에서 두 번 연속 감투상만 받았습니다. 이러다가 내년에도 감투상 받아 감투상 3연패를 차지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웃음). 하지만, 내년에는 당당히 MVP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싶습니다. 우리 팀 멤버도 좋고, 올해 주전으로 뛰었던 동기들도 그대로 남아있는 만큼, 자신있습니다.”

서울 추계리그에서 만난 하준영은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솔직한 심정을 들려주기도 했다. 같은 서울지역에도 라이벌이 많아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자신감 있어 하는 이유도 결국 ‘동료’를 믿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시즌 고교야구에서 좌완 선발 요원이 드물다는 사실을 되짚어 보았을 때 하준영과 같은 유형의 투수가 프로 스카우트팀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호평을 받을 수 있다.

고교야구에서도 보기 드문 ‘2년 연속 감투상’을 받은 주인공 하준영. 파워 피쳐들이 가득한 2017 고교야구에서 그가 또 다시 기적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만하다.

- 월간고교야구 커버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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