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2016년 11월 21일부터 11월 27일까지 집계한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주간 박스오피스에서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가 클래식/오페라 및 종합부문에서, '페리클레스'가 연극 부문에서, '총각네 야채가게'가 뮤지컬 부문에서, '제37회 서울무용제' 공연이 무용/발레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 11월 21일부터 11월 27일까지 KOPIS 연극 부문 박스오피스 순위
   
▲ 11월 21일부터 11월 27일까지 KOPIS 뮤지컬 부문 박스오피스 순위
 
지난 한 주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공연은 25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솔오페라단 '일 트로바토레'이 차지했다.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는 중세 음유시인을 일컫는 말로 중세 기사들의 삶을 소재로 한 스페인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스페인의 비스케이와 아라곤 지방을 무대로 한 15세기 초엽, 봉건적이고 횡포한 영주의 박해를 받는 집시 여인의 처절한 복수와 아라곤 지역의 영주의 아름다운 시녀와 '트로바토레(음유시인)'의 사랑을 다룬 사랑과 복수의 드라마다. 사랑, 증오, 복수, 결투, 원한, 결국 밝혀지는 진실, 그리고 죽음까지 모두 담겨 있는 완벽한 작품이다.
 
작품을 만든 베르디는 젊고 아름다운 귀족 처녀 '레오노라'와 기득권 세력에게 분노와 복수심으로 가득 찬 보잘것없는 늙은 집시 여성 '아주체나', 전혀 공통점이 없는 듯한 두 여인의 운명을 거스르는 강렬한 열정과 힘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고발하려 했다. 이번 공연은 솔 오페라과 파르마왕립극장이 공동으로 제작했으며, 라 스칼라 극장의 클래스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피오렌자 체돌린스와 이로나 마타라드제가 더블캐스팅 됐다. '루나' 백작은 바리톤 엘리안 파비안, 바리톤 손동철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올랐고, '아주체나'는 메조소프라노 소피아 자네리드제가 열연했다.
 
   
▲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포스터 ⓒ 솔 오페라단
 
연극 분야 1위는 12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SAC CUBE' 공연인 '페리클레스'로 5회 상연되어 2,354명이 관람했다. '페리클레스'는 타이어 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겪는 삶의 이야기를 170분간의 공연 동안 음악과 춤을 곁들이며 풀어놓는다. 그가 겪는 고난과 행복 속에서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50톤의 모래가 깔리고, 무대의 깊이를 최대한 활용하며 선보이는 미장센,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시의성이 담긴 작품으로 관객에게 웃음과 고뇌를 동시에 던진다.
 
지난해 공연과 마찬가지로 배우 유인촌은 해설자 '가우어' 역과 노년의 '페리클레스' 역을 맡았다. 젊은 시절의 '페리클레스' 역은 배우 유인촌의 실제 아들인 배우 남윤호가 맡는다. 지혜롭고 현명한 여성이자 '페리클레스'의 딸 역할 '마리나' 역엔 전성민이 나섰다. 한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페리클레스'는 '리어왕', '맥베스', '코리올라누스'등 정치와 시대를 다룬 기존 작품들과 달리 수려하고 낭만적인 문체가 돋보이며 '희망'을 완전히 잊고 사는 요즘 현대인들에게까지 관통하는 정서가 담긴 사실주의와 판타지가 결합한 로맨스극이다.
 
   
▲ 연극 '페리클레스' ⓒ 문화뉴스 DB
 
2위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12월 11일까지 열리는 '고모를 찾습니다'다. 7회 상연되어 1,046명이 관람했다. '고모를 찾습니다'는 캐나다의 국민작가로, 캐나다의 올리비에상인 '거버너 리터러리 포 드라마'를 두 번(연극 '지구의 끝'(1994년), 연극 '금붕어항 안의 소녀'(2004년) 받은 모리스 패니치의 대표작이다. 30년간 연락이 닿지 않은 조카 '켐프'(하성광)가 고모 '그레이스'(정영숙)로부터 곧 세상을 떠날 것 같다는 편지를 받고, 고모를 만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켐프'의 독백과 '그레이스'의 침묵이 상호작용하며 기존 2인극에선 볼 수 없는 신선함을 준다.
 
3위는 12월 4일까지 공연하는 국립극단의 청소년극 '타조소년들'이다. 6회 상연되어 729명이 관람했다. '블레이크', '씸', '케니'가 친구 '로스'의 유골함을 들고 해안 마을 '로스'로 향하는 여정을 담았다. 작품은 이들과 함께 인생의 한 부분인 죽음과 상실을 가슴 깊이 끌어안으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본다. 4위는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으로 누구에게나 있는 순수했던 학창 시절과 그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들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7회 상연되어 634명이 관람했다. 5위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섬마을 우리들'이 차지했다. 7회 상연되어 541명이 관람했다.
 
뮤지컬 분야에선 12월 31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리는 '총각네 야채가게'가 10회 상연 1,296명이 관람해 1위를 차지했다. 2008년부터 시작한 공연으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꿈과 열정의 메시지와 위로를 전하며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다섯 청년의 좌충우돌 창업 성공기를 그린 작품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2014년 민간 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및 2014년 창작 뮤지컬 해외지원사업 '우수재공연' 선정에 이어, 올해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객 참여형 청소년 기획공연으로 선정됐다.
 
   
▲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포스터
 
23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꼬마버스 타요'(싱어롱쇼)가 2위를 기록한 가운데, 3위는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천변카바레'가 8회 상연 1,195명을 불러모으며 막을 내렸다. '천변카바레'는 1960~70년대 급격한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가는 서울의 이면을 시골에서 상경해 노동자, 웨이터, 배호 모창 가수로 변신하는 주인공 '춘식'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1970년 청계천변에 있는 '천변카바레'에서 이들이 엮어가는 사랑과 배신, 웃음과 눈물의 드라마, 세련된 클럽 음악과 현란한 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총 28회 상연해 3,615명이 관람했다.
 
4위는 12월 4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리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차지했다. 10회 상연되어 1,166명이 관람했다. 폐계가 된 양계장 닭 '잎싹'이 알을 품어 자신의 아기를 보고 싶다는 작지만 강렬한 소망을 스스로 이루어 나가는 성장 과정을 그렸다. 동물들을 통해 진한 모성애와 성장 이야기를 다루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주체적인 삶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반성을 하게 만든다. 이어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22일부터 26일까지 열린 '플라잉'이 3회 상연, 1,043명이 관람해 5위를 기록했다.
 
클래식/오페라 부문에선 24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맥베드'가 4회 상연 4,096명이 관람해 2위를 기록했다. 주목받는 스타 연출가 고선웅 연출가와 본격적인 지휘 복귀 작품인 구자범 지휘자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이어 3위와 5위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대학오케스트라축제'가 차지했다. '서울대학교'(21일/2,001명/3위), '국민대학교'(22일/1,571명/5위) 등 여러 대학교의 공연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4위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로 1,719명이 관람했다.
 
   
▲ 오페라 '맥베드' ⓒ 세종문화회관
 
무용/발레 분야에선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37회 서울무용제'가 3회 상연되어, 1,040명이 관람해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서울무용제는 13회 상연되어 5,374명이 다녀갔다. 2위는 26일과 2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창작산실 무용, 당신의 바닥'이 2회 상연되어 233명이 관람했다. 한편, 국악/복합 분야에선 30일까지 국립극장 KB청소년 '어린이 음악회, 아빠사우르스'가 6회 상연되어 1,300명이 관람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5일 열린 '마스터피스' 공연으로 1,009명이 관람했다.
 
▶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Korea Performing Arts Box Office Information System)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가 정확한 공연시장의 파악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정식 운영(kopis.or.kr)했다.
 
현재 KOPIS 집계 대상 공연은 공연전산망 연계기관인 공연시설 22곳(국립국악원, 국립극단, 국립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용, 두산아트센터, 마포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정동극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LG아트센터, 강동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대구문화예술회관, (이하 연계예정)경기도문화의전당, 구로문화재단, 김해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대구오페라하우스, 대전예술의전당, 유니버설문화재단, 창원문화재단 등)과 공공티켓 4곳(나눔티켓, 대학로티켓닷컴, 사랑티켓, 플레이티켓) 등의 티켓판매시스템에서 예매 및 취소된 분량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대형 예매처의 예매 기록이 없는 만큼, 해당 공연의 전체 관객 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편, 문체부와 예경은 10일 예술의전당에서 NHN 티켓링크, 예스24,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클립서비스주식회사, 하나투어 등 주요 예매처 6곳과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연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공연전산망과 예매처 시스템 연계 및 데이터 전송, 기획제작사 대상 예매 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 수집, 공연전산망 홍보 및 참여 확대를 위한 공동 노력 등이다. 예경은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올해 하반기에 공연티켓 예매처들과 시스템 연계 및 테스트를 마치고 수집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앞으로 공연전산망은 정확한 산업통계를 기반으로 각종 공공지원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공연기획, 제작, 투자, 배급사들의 정확한 투자수익률 예측을 가능케 함으로써 더욱 투명하고 합리적인 공연시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아울러 공연법 개정을 통해 '공연전산망 연계 및 정보 제공 의무화' 등의 법적 근거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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