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태릉숲'과 맛집 여행기

[문화뉴스] 늦가을 숲을 여행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계절이 왔다. 사계절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차분해지는 시기. 지금을 놓치기 전에 지하철을 타고 떠날 수 있는 도심 속 숲 이야기 서울 노원구의 태릉으로 떠나보자.

   
▲ 웅장한 태릉의 모습 ⓒ 두피디아(doopedia.co.kr)

태릉은 가을 정취와 함께 왕릉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엿볼 수 있는 여행지이다. 노원구 화랑로에 있는 태릉은 조선 11대 중종의 세 번째 왕비 문정왕후 윤씨의 능이다.

태릉은 왕비의 단릉(單陵)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웅장한 느낌을 준다. 능침은 '국조오례의'의 능제를 따르고 있어 봉분에는 병풍석과 난간석을 둘렀다. 병풍석에는 구름무늬와 십이지신을 새겼고, 만석에는 십이간지를 문자로 새겨놓았다.

원래 십이간지가 문자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병풍석을 없애고 신상을 대체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등장한 것인데, 태릉을 시작으로 신상과 문자가 함께 새겨져 있다. 그 밖에 석양, 석호, 장명등, 혼유석, 망주석, 문무석인, 석마 등을 봉분 주위와 앞에 배치하였다.

문석인은 두 손으로는 홀(笏)을 공손히 맞잡고 있는데, 왼편의 문석인의 경우 오른손으로 왼손을 감싸고 있지만 오른편의 문석인은 그 반대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능침 아래에는 홍살문, 판위, 향·어로, 수복방, 정자각, 비각이 배치되었으며, 정자각은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94년에 복원하였다.

문정왕후 윤 씨(재세 : 1501년 음력 10월 22일~1565년 음력 4월 7일)는 본관이 파평인 파산부원군 윤지임과 전성부부인 이 씨의 딸로 1501년(연산 7)에 태어났다. 1515년에 중종의 두 번째 왕비가 세상을 떠나자 1517년(중종 12)에 왕비로 책봉되었다.

당시 장경왕후의 아들인 인종이 왕세자로 책봉된 가운데 문정왕후가 경원대군(명종)을 낳자, 인종을 지지하는 대윤(大尹)과 경원대군을 지지하는 소윤(小尹) 간의 권력싸움이 있었다. 이후 1544년에 중종이 세상을 떠나고 인종이 즉위하자 대윤이 정권을 잡았으나, 인종이 재위 9개월 만에 승하하고 경원대군(명종)이 12살의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소윤이 정권을 잡았다. 

소윤은 의도적으로 대윤을 제거하기 위해 을사사화를 일으켰으며, 다시 양재역 벽서 사건으로 대윤 및 사림을 완전히 제거했다. 수렴청정 기간에 정국은 불안정하여 매관매직이 빈번하였고, 임꺽정의 난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또한, 문정왕후는 불교에 관심을 두어 불교 부흥에 앞장서 선교양종 및 승과제도를 부활시켰고, 보우를 가까이하여 봉은사의 주지로 임명하였다. 8년여의 수렴청정을 끝내고 명종이 친정하였으나, 실질적인 권세는 문정왕후에게 있었다. 그 후 1565년(명종 20)에 창덕궁 소덕당에서 65세로 세상을 떠났다.

태릉과 함께 강릉(조선 13대 명종과 인순왕후 심 씨의 능)도 같이 둘러보고 능의 주인인 왕들의 삶과 역사 속 왕후들에 대한 이야기도 되짚어 보고 또 왕릉이 조선 시대 어떤 의미였는지도 되새겨보는 여행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문화재청 조선왕릉(http://royaltombs.cha.go.kr) 사이트를 통해 관람 안내를 확인해서 정기해설 시간을 이용하면 해설사를 통해 색다르게 왕릉을 관람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자.

   
 

태릉과 강릉을 둘러보며 역사와 늦가을 숲에 흠뻑 취해 심신을 정화하고 모처럼의 산행으로 피곤하다면 타우린이 많아 피로해소에 좋은 가을 보양 음식 주꾸미로 여행의 마무리를 하는 것은 어떨까. 통발로 잡는 봄철 주꾸미와는 또 다르게 육질이 연하고 몸체가 튼실해 가을 별미로 유명한 가을 주꾸미.

노원역 근처 노원 맛집으로 통하는 쭈꾸미달인2는 산행으로 지친 여행객에게 별미와 함께 여행의 마무리를 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서늘해진 날씨와 함께 색을 변해 하는 숲의 나무들을 볼 때면 잠시 자신만의 생각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예년보다 부쩍 가을의 시간이 짧아짐을 느끼는 올가을 더 늦기 전에 겨울을 앞둔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아이들과 역사 속 화랑의 옛 자취를 찾아 떠나고 싶다면 지하철을 타고 태릉 숲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문화뉴스 최예슬 dptmf6286@munhwa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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