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오오오 햇살이 비춰주는데 오오오 웃고 있는데 오오오 바람마저 멈췄는데
오오오 그대만 오면 되는데 오오오 다가올 듯 사라질 듯 멀리 있는 그대…'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노래방에만 가면 언제나 불렀던 노래다. 죠앤의 햇살 좋은 날이다. 죠앤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가수는 아니었지만 소녀의 수줍음을 표현한 노래들은 당시 죠앤의 이미지와 매우 잘 어울렸고, 당시 아이돌을 좋아하던 여고생들이 모방하기 좋은 퍼포먼스와 노래를 선보였다. 그래서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죠앤의 노래들은 항상 불렀던 것 같다. '햇살 좋은 날, 순수, 그리고 first love'까지.. 특히 순수의 경우 다양한 음역대를 사용해 준 죠앤 덕분에 노래를 잘하지 못하는 필자마저 어느 부분에서는 목소리 좋다~~ 라는 이야기를 듣게 해주었던 노래였다.

그런 그녀가 불현듯 사라졌고, 또 불현듯 슈스케에 나타났다. 슈스케에 나타난 그녀를 보자 마음이 조금 아팠다. 사실 그녀가 활동했던 시기에는 십대 여자 솔로들이 많았다. 보아의 데뷔에 힘입어 귀엽고 소녀다운 이미지를 어필하면서도 댄스와 라이브 실력을 겸비한 십대 소녀 가수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그 당시 많은 여자 솔로들과 비교했을 때 죠앤은 나름 성공적인 케이스였다. 하지만 죠앤의 모습은 거기까지였다. 그 뒤로 볼 수가 없었다. 어쩌면 그녀는 시기를 잘못 타고 데뷔를 했었던 걸지도 모른다. 슈스케에 나타난 그녀는 여전히 소녀 같은 외모를 지니고 있었고, 소녀 같은 음색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슈스케에서 그녀의 평가는 높지 못했다. 그리고 잠깐 이슈가 되기는 했지만, 가수로서의 복귀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여전히 노래하고 싶어했지만, 그녀의 바람대로 세상이 흘러가주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녀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믿을 수 없는 기사를 접했다. 사실 처음에 SNS에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 필자는 누군가가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늘나라로 가기에 그녀는 너무나 꽃다운 나이였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냥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에 그녀의 죽음은 그냥 루머 같았다. 하지만, 하나 둘 기사가 올라왔고, 그녀의 죽음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필자의 머리에는 그저…. 그녀의 노래들만 떠올랐다. 그녀의 광팬도 아니었고, 그녀에게 남다른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노래들은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내가 그녀를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그녀의 노래들뿐이었으므로…

   
 

그녀에게도 그녀의 가족들에게도 그리고 그녀의 팬들에게도 그녀의 죽음은 너무 갑작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녀를 잊고 살던 필자에게도 그녀의 죽음은 너무나 갑작스럽고 너무나 허무하게 다가왔다. 그녀는 아마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 모든 일들을 새로운 곳에서 더 행복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죠앤, 당신은 내 학창 시절의 추억의 한 조각입니다. 우리가 가까운 인연이 아니었으니 내 추억의 많은 부분은 아니겠지만, 내 학창 시절을 즐겁게 또 행복하게 만들어 주어서 감사해요. 새로운 곳에서는 하고 싶은 일들을 행복하게 해나가길 바랄게요.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에 대해 그녀의 노래로 표현하고 싶다.

'그대를 보내준 이 세상이 너무나 고마워…… 시간이 내 기억 모두를 가져가 버려도 그대 모든 건 내 안에 남아있겠죠. 모든 빛들이 어둠에 가려진 데도 그대를 향한 빛나는 찾을 수 있죠…' 
(죠앤 1집 '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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